-<송곡종중회>-
-<초등부 이야기 경시대회 예상문제>-
멸치대왕의 꿈 풀이
먼 옛날 동해바다에는 천년이나 묵은 멸치가
바다 속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비록 체격은
작았지만 나이가 많아서 모든 물고기들의 대
왕으로 모신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멸치대왕이 꿈을 꾸었습니
다. 멸치대왕은 그 꿈이 하도 신기하고 이상
해서 꿈 풀이를 잘한다는 물고기를 불러 모아
물었습니다.
“지난밤에 꾼 꿈을 풀어 준다면 후한 상을 내
리겠소. 꿈의 내용인 즉 내가 하늘로 올라갔다
땅으로 내려오니 날씨가 변하기를 뭉게구름이
일어나기도 하고 갑자기 흰 눈이 내리기도 하
는데 기온이 추웠다 더웠다 하였소. 이 꿈이
무슨 꿈인지 풀어 볼 자가 있소?”
멸치대왕은 좌우를 둘러보았지만 선뜻 나서는
물고기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동해 바다 안에는 이 꿈을 풀어줄 자가
없단 말이요?”
멸치대왕이 호통을 쳤습니다. 그러자 한 물고
기가 나서며 대답했습니다.
“천년을 사신 대왕님의 꿈을 저희 같은 물고기
가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서해 바다에 팔백
년 된 망둥이라면 혹시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럼, 누가 가서 그 망둥이를 정성껏 모
셔 오시오!”
그러나 동해에서 서해까지는 워낙 먼 길이었으
므로 얼른 나서는 물고기가 없었습니다.
멸치대왕은 물고기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가자
미를 불렀습니다.
“가자미야! 네가 폼이 제일 날쌔 보이는구나.
네가 다녀오너라. 그러면 너에게 후한 상을
내리겠다.”
“정말이십니까?”
가자미는 갈 길이 아득했으나 후한 상을 준다
는 말에 귀가 솔깃해 졌습니다.
“꼭 모시고 와야 한다.”
멸치 대왕의 말을 등 뒤로 하고 가자미는 신이
나서 재빠르게 헤엄쳐 갔습니다. 남해 바다를
돌아 서해 바다로 가니 과연 팔백년 묵은 망둥
이가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가자미는 찾아온 까닭을 설명하고 망둥이를
설득하여 동해 바다로 돌아왔습니다. 동해
바다에는 귀한 손님을 맞는다고 잔치가 벌어
졌습니다.
망둥이 앞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진
상이 놓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온갖 고생
을 다하고 돌아온 가자미에게 수고했다는
말은커녕 거들 떠 보지도 않는 것이었습니
다. 배도 고프고 지친 가자미는 화가 잔뜩
나서 멸치대왕과 망둥이가 하는 행동을 노
려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꿈 풀이를 좀 해 주시지요.”
“예, 아주 좋은 꿈입니다.”
잔뜩 얻어먹은 망둥이는
칭찬이 늘어졌습니다.
“하늘로 올라갔다 땅으로 내려왔다 했으니
용이나 할 수 있는 일을 멸치대왕께서 하시
니 분명 귀하게 될 징조이며, 뭉게구름을
일으켰다가 눈을 내리게 하는 것도 용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추위와 더 위를 마음대로 하시니 이것도 용
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니 아마 곧 용이
될 꿈인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내가 용이 된다고?”
멸치대왕은 몹시 기분이 좋았습니다. 천년이
나 살았으니 용이 못 되리라는 법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허허, 내가 용이 되면 망둥이의 은혜를 잊지
않겠소.”
“뭘요, 그 정도 가지고”
그때까지 지켜보던 멸치대왕과 망둥이가 하는
꼴을 지켜보던 가자미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툭 튀어 나왔습니다.
“이젠 늙어서 망령이 나셨군!”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습니다.
“정작 수고한 나는 모른 척하고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지껄이는 망둥이에게 상을 준다고?”
멸치대왕과 망둥이는 눈이 휘둥그래지며 입만
벌리고 있었습니다.
“대왕 앞이라고 듣기 좋은 거짓말만 하니”
“이 가자미가 바른 꿈 풀이를 해 주겠다.”
“잘들 들어라!”
가자미는 몹시 화가 나서 마구 떠들어댔습니다.
멸치대왕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가자미가 하는 대로 바라만 보고 있었습
니다.
“욕심 많고 잘난 척하는 멸치가 어느 날 사냥을
나갔는데 아주 맛있어 보이는 먹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모양이 둥글고 처음 보는 것이라 다
른 물고기들은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았는데
잘난 척 잘하는 물고기가 혼자 욕심을 내고 덥석
입에 물어버렸다. ”
“알고 보니 그것은 낚시꾼이 물 속에 던져 놓은
미끼였다. 낚시 바늘에 멸치가 걸려드니 낚시꾼
이 낚시를 휙 나꿔챘겠다.”
“그 통에 멸치는 하늘로 올라갔다가 땅으로 떨어
져 낚시꾼의 바구니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낚시꾼이 멸치를 구어 먹으려고 석쇠에 올려놓고
숯불을 피우는데 숯불이 덜 피어서 하얀 연기가 뭉
게 뭉게 일어난 것이다. ”
“간을 맞추려고 소금을 뿌리니 흰 눈이 오는 것 같
고 연방 부채질을 해대니 뜨거운 불길이 치솟아
뜨거웠다 추웠다 한 것이다.”
“그러니 그 꿈은 멸치가 너무 오래 살아 몸집이
팔뚝만 해 졌으니 이제 죽을 때가 되었다는 꿈인
줄이나 알아라.”
가자미의 말은 일일이 이치에 닿는 말 뿐이었으
므로 아무도 반박하고 나서는 물고기가 없었습
니다. 그러자, 멸치대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뭐라고? 내가 즉을 때가 되었다고?”
멸치는 있는 힘을 다해 가자미의 뺨을 후려 쳤습
니다. 그 힘이 어찌나 세었던지 그만 가자미의 눈
이 한쪽으로 몰려 붙고 말았습니다.
얼떨결에 얻어맞은 가자미가 뒤로 한 발짝 물러
섰다가 고개를 숙이고 웃고 있는 메기의 입에
주저 앉았습니다. 그러자 메기의 입이 납작해져
버렸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문어는 가자미 눈처럽 될까봐
겁이나 재빨리 눈을 떼어 엉덩이에 갖다 붙였습
니다.
이것을 본 병어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크게 웃다가는 메기의 입처럼 될 것 같아 꾹
참으려고 했습니다.
그 바람에 병어의 입은 조그맣게 오그라들어 버렸
습니다.
멸치는 욕심을 부리려다 낚시꾼의 저녁 반찬이 되
었다는 가자미의 이야기 때문에 그 후부터는 아주
조금씩만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멸치는 크게 자라지 못하고 언제나 작은
물고기로 남아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시험 문제>-
(1) 이 글에서 지은이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2)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400자 내지 500자
내외로 원고지에 쓰고
(3) 이 내용을 이야기 경시대회에서는 처음부
터 끝까지 재미있고 설득력 있는 말로 말
해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