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초등학교의 정기 마석산(磨石山)
모교 영지초등학교(影池初等學校) 교가에는 토함산(吐含山), 치술령(隧述嶺)과 함께 마석산(磨石山)이 등장한다. 마석산은 경주 남산의 동남쪽에 위치하는 해발 531m의 산으로 경주시 외동읍(外東邑) 방어리(方魚里), 제내리(堤內里), 북토리(北吐里), 과거 경주군 내동면(內東面)이었던 시동(矢洞), 그리고 내남면(內南面) 명계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북으로는 남산(南山)을 벗하고, 남으로는 치술령(隧述嶺)을 이웃하는 수더분한 고향의 뒷산 같은 산이기도 하다.
영지초등학교 교가
작사 : 정기찬 / 작곡 : 권태호
1. 토함산 높은 뜻 잇자 받들고
영지 못 맑은 물 거울을 삼아
우리의 푸른 꿈은 이어져가네
빛나도다 그 이름 영지초등학교
2. 마석산 치술령 정기를 받아
배어들 넓은 땅 우리의 보람
영아들 기른힘은 뻗어 나가세
빛나게 아름답게 굳세게 자라세 |
※ 영지초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한 소천(笑泉) 권태호(權泰浩)선생님은 1903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출생하셨고, 1972년 작고하셨다. 권태호선생은 우리들이 애창했던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라는 유명한 동요 `봄나들이'를 작곡한 음악인이다.
권태호선생님은 1925년 일본 나카노(中野)음악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전공한 우리나라 근대음악을 개척한 개화기 1세대 음악가로 특히 1927년 7월 대구소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독창회를 연 성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일제 암흑기에 유머감각이 탁월한 예술인으로 통한 그는 평양 숭실전문학교와 광성고보 등에서 후진을 양성하셨고, ‘눈꽃새’, ‘대한 아기행진곡’, ‘사향가’ 등의 작품과 영지초등학교 교가를 포함한 112개교의 교가를 작곡하셨으며, ‘보병의 노래’와 ‘승리의 노래’등 군가와 국민가요를 작곡하기도 했다. 또 다른 모교인 외동중학교의 교가도 권태호 선생께서 작곡하셨다.
마석산(磨石山)은 타원형의 산으로 질 좋은 화강암(花崗巖)의 암석군(巖石群)이 곳곳에 발달하여 일명 ‘뺏돌산’ 또는 ‘맷돌산’이라고도 한다. 암석군은 산 동쪽인 외동읍(外東邑) 쪽에 집중적으로 산재해 있다.
‘뺏돌산’이란 산 정상부(頂上部)에 뾰족한 바위들이 병풍같이 늘어서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외동읍(外東邑) 방어리(方魚里)와 7번국도 이동(以東)에 있는 괘릉리(掛陵里), 신계리(薪溪里), 활성리(活城里) 등지에서 주로 지칭하는 이름이다. ‘맷돌산’이란 산 정상부에 거대한 맷돌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주로 제내리(堤內里), 북토리(北吐里) 지역 주민들이 이르는 이름이다. '마석(磨石)'이라는 이름은 '맷돌'을 한자화(漢字化)한 것이다.
영지저수지 영지석불쪽에서 본 마석산
마석산(磨石山)은 지난 1970년대까지 이 산 동서(東西)에 형성된 외동읍(外東邑) 방어리(方魚里), 제내리(堤內里), 북토리(北吐里)등지와 내남면(內南面) 명계리 주민들의 땔나무를 제공하는 산이었고, 여름마다 초등학생들이 소를 몰고 ‘소맥이러’ 다니던 추억과 생활의 한 무대였다.
농촌의 경우 봄에 모를 낸 후 가을 추수 때까지 여든 여덟번이나 논두렁을 밟아야 할 정도로 논밭에서 살아야 하지만, 동산(洞山)에는 사람만 바뀔뿐 1년 내내 땔나무를 해 오거나, '소맥이러' 오르내려야 했기 때문에 논밭에 있는 시간보다 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였다.
여기에서 '맷돌바위'란 '맷돌'에 두 개의 돌이 포개져 있듯이, 바위 위에 또 다른 바위가 얹혀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맷돌바위'란 이름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맷돌방구', '맷돌바우', '맷독바우'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기도 한다.
마석산(磨石山) 지봉(枝峰)에는 높이 7.28m, 폭 1.6m, 가량의 각형암벽(角形岩壁) 위에 4.6m에 달하는 거대한 마애불입상(磨崖佛立像)이 미완성인 채로 조각되어 있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에는 크고 둥근 육계(六界 : 불교에서 중생이 선악의 원인에 의하여 윤회하는 여섯 가지의 세계. ‘지옥도·아귀도·축생도’의 삼악도〈三惡道〉와 ‘아수라도·인간도·천상도’의 삼계를 통틀어 일컬음)가 있으며 도식적인 형태의 두 귀는 길게 늘어져 있다. 무표정한 둥근 얼굴에는 반개(半開)한 눈, 눈썹에서 이어져 내려온 큰 코, 굳게 다문 입술 등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목에는 굵은 삼도(三道 : 삼악도〈三惡道〉의 준말로 불교에서 중생이 죄를 지어 죽은 뒤에 간다는 지옥도·축생도·아귀도의 세 가지 괴로운 길을 말함)가 있으며 통견(通絹)으로 걸쳐진 듯한 법의(法衣)는 단지 왼쪽 팔목에 3가닥의 층단주름만을 나타내고 있을 뿐 미완성이다.
수인(手印 : 불보살이 자기의 서원을 양쪽 손가락으로 나타내고 있는 모양)은 시무외(施無畏)·여원인(與願印)이며 살찐 어깨, 가는 허리 등에서 전체적으로 풍만한 신체를 표현하려고 의도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시무외(施無畏)·여원인(與願印)이란 불상(佛像)이 수인(手印)의 한 방식으로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고, 소원을 만족시킨다는 의미로 왼손 끝 두 손가락을 꼬부리고 있는 자태를 말한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중도에 포기한 듯한 이 불상(佛像)은 그나마 완성되어 있는 얼굴, 신체의 모습 등으로 미루어 통일신라기(統一新羅期)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석산(磨石山)은 경주 남산(南山)의 뿌리로 낙동정맥(洛東正脈)의 백운산(白雲山)에서 동해를 향해 가지를 뻗은 호미지맥(虎尾枝脈)이 치술령(隧述嶺)에서 다시 북상하는 기운을 금오산(金鰲山)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행한다. 그리고 치술령의 정기를 이어 받아 필자의 모교 영지초등학교에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 교가의 가르침이다.
마석산의 정기와 연결된 영지초등학교의 전경

※ 호미지맥(虎尾枝脈)이란 낙동정맥(洛東正脈)의 백운산(白雲山 : 4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 중 북쪽에서 2번째 봉우리인 845봉)에서 분기하여, 포항의 호미곶(虎尾串)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말한다.
백운산(白雲山)에서 동으로 달려 치술령(隧述嶺)을 넘은 산줄기는 토함산(吐含山) 직전에서 남쪽으로 '삼태지맥'을 나누어 보내고, 곧장 북으로 토함산을 솟구치고 호랑이꼬리를 향해 달리는 도상거리 98km의 산줄기다. 형산강(兄山江)의 남쪽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 '형남기맥'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맥중에는 백운산(白雲山 892m), 천마산(天馬山 620.5m), 치술령(隧述嶺 766.9m), 토함산(吐含山 745.1m), 삼봉산(三峰山 290.3m), 조항산(鳥項山 245m), 금오산(金鰲山 230.4m), 공개산(孔開山 213.8m), 우물재산(176m), 고금산(120m)등이 있다.
마석산 요도

"위에서 기술하고 있는 백운산(白雲山)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에 있는 산으로 신라시대에는 ‘열박산(咽薄山)’이라 불리던 산이다. 여기에서 ‘열박(咽薄)’이라 함은 신라의 고유한 말로써 열(咽)은 이두로 된 신라의 향가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에도 [咽조우處米]라 하여 나오는데 [열]의 음차이다. 박(薄)은 [ㅂ,ㄺ]의 음차로서 신라의 박(朴)과도 같은 밝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열박산(咽薄山)은 환하게 열리고 밝은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산이다.
열박산이 언제 백운산으로 바꾸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옛날에는 지금의 백운산은 물론 그 동편 산 일대를 다 열박산이라 한 듯하다. 지금도 살그내(活川)에서 울산의 마리골(湄湖)로 넘어가는 재를 ‘열박재’라 하고 있다. 재 이름을 ‘열박’이라고 하는 것은 옛적에 도적 떼가 많아 열 사람씩 백이 되어야 재를 안전하게 넘을 수 있으며, 낮에는 열사람, 밤에는 백 사람이어야 넘는다는 말에서 연유한다고도 한다. 1973년 7월 1일 법정동인 시동(矢洞), 조양동, 시래동(時來洞), 구정동(九政洞)을 묶어 행정동인 정래동에 속해 있었으며, 1998년 11월 14일 동통합으로 다시 불국동(佛國洞)으로 편입되었다.
큰대일, 샛대일, 뒷대일, 귀격(貴格)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 토지가 사질(砂質)토양으로 형성되어 있어 양질의 부추생산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