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산천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4월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일어서는 달
-신동엽의 4월은 갈아엎는달의 일부
*
새벽부터 화곡대회 팜플랫 최종 피디에프 검토한다고
눈이 침침해 지도록 작은 글자를 보았더니 어느새 날이 훤하게 밝아오고 있다.
어제 이수령부회장과 서명애 경기이사를 만나 목동에서 셋이 앉아 팜플랫 칼라와 흑백 교정을 본다고
두시간이나 앉아 있었건만 임원명단에서 총무사진과 이름이 통채로 빠진것도 모르고
오늘 새벽에서야 발견해 부랴부랴 다시 집어 넣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글자틀린것을 어제도 수정 요청 했건만 오늘새벽 최종 피디에프에서도
역시 미처 다 수정되지 않은 채 다시 온것을 또 점검하고 나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
팜플랫 한 권 만드는데도 이렇게 여러번 수정을 해야 하는데 매 월 월간지를 만드는 일은
얼마나 세심한 고려를 해야 할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는 원고 드릴때 문법과
철자를 제대로 해서 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안해본 사람들은 절대 추측조차 하지 못한다. 팜플랫 한권이 우리손에 쥐어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야하는지...
팜플랫을 만들려면 먼저 원고를 작성해서 편집자에게 가져다 주어야 한다.
총무나 부회장이나 경기였을때도 그 가져다 주는 일을 자주 했었다.
종로 한복판 인쇄골목의 서진출판사를 문지방이 닳도록 들락거렸으니
그관계자분들 얼굴을 웬만큼 다 외울 정도다.
올해 회장이 되어서도 이 일을 또다시 하게 되었는데
올해는 특별히 35주년이라해서 그간의 팜플랫을 갈아엎었다. 신동엽 시인의 표현처럼
4월은 갈아엎는달이라해서 그랬는지 모든것들을 통채로 다 바꿨다
일이 평소 다른해보다 다섯배는 많아졌다.
하지만 변화를 통해 진화되어가고 있는것이라고 이해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행히
어제 만난 임원들은 갈아엎은 팜플랫이 썩 마음에 든다해서 천만다행이지만
다른 회원들도 마음에 들었으면 한다.
주로 화곡회원들과 주 스폰서인 비트로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오늘 최종점검을 위한 피디에프 점검은 일찌감치 김옥선 부회장님께도 부탁해 놓았으니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을 잘 처리해 줄것으로 본다.
만들어진 초본은 퀵으로 받지만 우리가 교정한것들은 퀵으로 여직 한번도 보내보지 못했다.
돈이 들어가는 문제고 또한 편집디자이너를 직접 만나서 설명을 해야 제대로 전달이 되니
그 일차 수정본을 들고 다시 편집디자이너를 만나러 가는 일이 수월치 않다.
매년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한알의 밀알이 흙속에서 썩어야만 싹을 티우듯
누군가는 뒤에서 숨고르기하며 노력을 해야만 초록 새싹같은 새것이 나온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일기예보가 바뀌어서 다행이다.
대회 당일은 비가 오지 않고 대회전날과 국화부 하는날이 우산그림으로 변했다.
월요일 비가 얼마나 올것인가가 관건이다.
알게 모르게 긴장한 탓인지 얼굴에는 왕여드름(?)이 솟고
꼭두새벽이면 누가 깨우는 사람이 없어도 저절로 눈이 떠져 괜시리 둔전거린다.
오늘은 종일 앞뒤 장롱을 뒤져서 몇박스의 헌옷들을 챙겨야 할것같다.
여러 회원분들도 아마 오늘은 헌옷을 챙기지 않을까..싶다.
사방이 꽃망울을 터트리니 마음이 봄처녀 닮아간다
이렇게 화창한 봄에는 사랑을 하라했다 고백은 금기라 했다.
일을 사랑하든 남자를 사랑하든 음악을 사랑하든 책을 사랑하든..
그 사랑이야말로 우리삶을 지탱해 줄 에너지라 했다.
우리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비가 안오도록 기도합시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