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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먹지 않아도 되는 한 가지 방법 - 한살림 회원햇빛발전소 운동에 동참합시다!
우리가 지금 석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아마 한살림 회원들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아침에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정겹게 먹는 밥 한 끼는 실제로는 90% 이상 석유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석유를 퍼먹이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농업과 축산업, 어업은 석유농업, 석유 축산업, 석유어업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순전히 사람 손발과 낫, 삽과 괭이로만 농사 짓던 때와 견주어 오늘날 농사를 어떻게 짓는지를. 트랙터 같은 농기계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씨앗에서부터 논밭갈기, 농약, 비료, 가을걷이, 탈곡, 포장, 저장, 운반 등 농사일 구석구석 석유가 투입되지 않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료와 항생제 뒤범벅인 축산업도 마찬가지고 양식장에서 나는 물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데 말입니다.
축산업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한살림 회원들이야 익히 들었던 말이겠지만, 노파심에서 한 말씀 드리면 미국산 쇠고기는 절대로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이런 말을 하자마자 즉각 미국 축산업계의 제소를 받아 돈도 없는데 보상금을 물어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정식으로 발효가 되지 않았으니 괜찮겠지요.
노 아무개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하면서 광우병 걸린 미국소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아느냐고 큰소리 쳤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한심한 말입니다.
물론 실제로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는 겨우 3마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광우병 잠복기는 5년에서 8년인데, 미국은 소에게 성장호르몬을 아낌없이 듬뿍 먹여 조기 숙성시킨 다음 2살이 되면 도축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광우병은 소가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선택된 인간에게 나타나겠지요. 참으로 미국 인민들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광우병처럼 잠복기가 없긴 하지만, 석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의 석유중독증을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 또한 참으로 암담합니다. 유기농으로 밥을 먹는다고 석유중독증이 고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유기농, 유기축산, 유기어업을 하면 땅이 살아나고 농업이 생명농업으로 되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고 농사짓는 것만으로는, 유기농 직거래만으로는 한국 농업은 절대로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공기, 벼와 채소와 소와 닭이 마시는 공기를 오염시키면서 농약과 비료만 주지 않는다고 농업이 생명농업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산화탄소를 마구 내뿜으면서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그럼으로써 도대체 어떤 기상이변이 나타날지 농작물에는 어떤 피해를 줄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을 일으키면서 생명농업은 어불성설입니다.
한살림 생산지를 방문해보면 지금의 유기농업은 절반쯤은 석유농업입니다. 농기계를 비롯해서 포장, 보관, 운송 등에 어쩔 수 없이 석유가 들어갑니다. 유기농업에 사용되는 전기는 또 원자력과 화석연료로 만든 것입니다. 한마디로 에너지전환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석유와 원자력이 투입된 유기농업이라는 얘기입니다.
에너지전환이 되지 않은 유기농업은 건강한 농업이 아닙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에 앞서 에너지 최소화의 농업으로 전환하지 않은 농업은 생명농업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를 석유중독증으로부터 치료하려면 우선 에너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석유고갈에 대비한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재생가능 에너지까지 포함해서 에너지를 마구마구 써도 어디선가 한없이 솟아나는 샘처럼 생각한다면 이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우리의 삶과 사회를 붕괴시키고야 말 생각입니다. 문제는 여전히 우리들 모두가 이런 인식을 무의식처럼 갖고 있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전환에 앞서 에너지 절약 정도가 아니라 에너지를 최소한도로만 쓰는 삶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한살림 직거래 유기농업이 희망이 되려면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전환이 함께 이루어지는 유기농업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석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하는 피크오일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끔찍하기만 합니다. 석유화학 산업과 운수산업부터 시작해서 모든 산업이 일대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자가용차는 애물단지 고철로 전락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당장 식량파동이 일어난다면 그 쓰나미를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참으로 두렵습니다.
1990년대 초 구소련의 붕괴로 석유 공급이 끊기자 북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 모두가 잘 압니다. 물론 우리는 북한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피크오일은 석유가 당장 고갈되어 수입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아니니까요.
우리의 아들딸들을 굶겨 죽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를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서 아토피를 비롯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해병 덩어리의 삶을 살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손자손녀들에게 기후변화로 생명이 사라진 사막화된 땅을 물려주어 이 땅을 떠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에너지 절약과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실천해야 합니다.
한살림서울에서 아산생산지에 한살림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 햇빛발전소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야 한살림의 생명살림 유기농업이 제대로 아귀가 맞는 문짝을 달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 나라 유기농업 현장의 대문을 열어 보면 삐그덕 하는 소리 정도가 아니라 대문 경첩 하나가 아예 없어 문짝이 옆으로 찌그러지기 일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은 매캐한 매연이 마당에 엷게 퍼져 있었습니다.
이제 한살림 회원들이 20년의 경험을 살려 새롭게 경첩을 달고 그 엷은 매연을 없애고자 팔뚝을 걷어부쳤습니다. 한살림서울 조합원활동실과 환경위원회에서 곧 자세한 사업 계획을 회원들에게 발표한다고 합니다.
햇빛발전소는 햇빛발전 모듈과 변환기만 있으면 발전이 되는 너무나 간단한 에너지 민주주의의 발전소입니다. 발전소 짓는 데도 몇 년 몇 달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이면 됩니다.
회원들이 햇빛발전소에 투자하면 적어도 연 7% 이상의 수익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수익도 얻고 환경도 살리고 한살림 유기농업 문짝도 제대로 달고 일석 몇조인지 모를 사업이자 운동입니다.
5kW 용량이건, 10kW 용량이건 우선 1호 발전소부터 조그맣게 시작해서 2호, 3호 점점 더 많이 회원햇빛발전소가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진다고 생각만 해도 기분좋은 웃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한살림 회원여러분, 우리 아이들을 위해, 미래를 위해 당장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