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어디로 탐석을 갈 것인지 장소도 마땅치 않다. 서해 쪽에는 물때도 좋지 않고 남한강 쪽에는 이제 큰물이 없으면 정말 두더지 작전을 펼치지 않는 한 어렵다. 궁금하여 이곳저곳 연락해 보았는데 마땅치가 않다.
먼저 가장 취향이 비슷한 임 과장에게 물으니 이번 주말에는 볼일이 있어 탐석을 갈 수 없다고 한다. 근로자의 날 무료한 휴일 해룡에 겸사겸사 놀러 가서 의중을 떠보았는데 준석님께서도 손님과의 약속과 여러 가지 바빠서 탐석 가기 곤란하다고 한다.
아하! 이번 주말에는 다시 옛날처럼 나홀로 탐석을 가게 되나 보다 생각을 하고 있다가 마침 회장님께서 오시었다. 지난번 회장님께서 울산에 가시려고 계획하셨던 기억이 떠올라 지난번 생각하셨던 교통편 등을 물어보면서 혹시 가실 의향이 없으시냐고 의향을 여쭈어 보았다.
정자의 동쪽 화암돌밭에서
회장님께서 참수석이 간다면 함께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동행 의사를 보이시어 부리나케 임 과장에게 탐석 동행할 것을 권유하여 탐석 계획이 잡혔다. 그리고 울산 인터넷 수석 동호회 구암 박재달 회장님에게 급히 연락을 드리니 고맙게도 산지 안내를 해주시겠다고 하신다. --------------------- 사진 설명 (탐석 멤버) --------------------- 왼쪽부터 임석재 과장, 참수석 필자, 無想 구용돌님, 강병력 회장님. (그리고 구암 박재달 회장, 七谷 엄용범님)
이왕 그곳까지 내려가는데 인터넷상에서 알고 계시는 분들에게 모두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연락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부는 서로 입장이 곤란하고 이쪽에서 기동력이 없는 원거리 여행이라 경주에 사시는 분에게만 연락했다.
사이버상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는 "수석을 사랑하는 사람들"홈 운영자이신 현석 김형완님과 무찰 수석 홈 운영자이신 무찰님 홈 게시판에 울산에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혹시 시간이 되시면 돌밭에서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현석님은 선배뻘 되어서 또 직접 전화도 드렸는데 결론은 두 분 다 일정이 바빠서 합류하지는 못했다.
막상 가는 것으로 확정되자 마음속으로는 여러 가지 고민이 되었다. 울산하면 부산 다음으로 수석 인구가 많은 도시이고 울산 유명 산지인 주전과 화암은 울산 동호인들이 안방 드나들듯이 자주 가는 곳이라 산지가 고갈되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먼 곳으로 고생하며 갈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동해안 유명 수석 산지 중의 하나인 울산에 언젠가는 한번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성사가 되었을 때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울산까지는 5시간 걸리고 교통비만 왕복 5만4천2백 원이 소요된다.
강남 고속 터미널에서 12시에 강 회장님, 임과장, 필자 3명이 울산 행 심야 버스를 타고 울산에 5시에 도착을 하였다. 5시 정시에 구암 박재달 회장님께서 오시어 우리를 맞았다.
아! 이런 고마움이…. 우리는 구암님의 도움으로 아산로(현대에서 도로를 닦아 기증하며 정주영 회장 아호로 도로명을 명명함)를 거쳐 구암님께서 근무하시는 학교법인 현대학원에 잠시 들렀다가 주전 돌밭에 도착했다.
주로 구암님께서 자주 가신다는 주전 돌밭은 거제도 함묵 돌밭처럼 석질은 좋은데 모암 좋은 것이 별로 없어 우리를 당황하게 하였다.
한참 탐석을 하다 보니 비가 왔다. 일기예보가 오전, 오후 틀려 왔다 갔다 하여 필자는 만약을 위하여 우산을 가져 왔는데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다.
비가 와서 옛날 뒷산에서 구갑석이 많이 나왔다는 구암님 호와 같은 구암 돌밭으로 옮겨 탐석했는데 이곳 석질은 주전 돌밭보다 약간 떨어지나 사유석 등 형태석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 한다.
탐석하는 중에 이곳에서 울인동 七谷 엄용범님을 처음 만나 뵈어 구암님 소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구암님은 일을 보러 가셔야 한다며 나중 방어진 산지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의 일정은 七谷님께서 안내해 주셨다.
주전 돌밭
구암 돌밭
우리는 다시 12시경 화암 돌밭으로 이동했는데 화암 돌밭은 석질도 좋고 좋은 문양석이 나와서 七谷님께서 주로 가시는 산지라고 한다. 다 취향에 따라서 자주 가는 산지가 다른가 보다. 식사 시간이 되어 먼저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식사는 화암 돌밭 앞의 가고파 음식점에서 하였다.
가고파 민속음식점(대표 이윤모, 연락처: HP 018-526-4696)에 수석이 상당히 많이 진열되어 있어서 사진을 몇 점 찍어 왔다. 나중에 소개하기로 하겠다. 식사하고 화암 돌밭에 들어가니 비는 그쳤고 울산 동호인들이 여럿 나와서 탐석에 열중이었다.
화암 돌밭도 주전 돌밭처럼 상당히 넓었으나 돌 씨알은 주전보다 더욱 작았다. 해변을 걸으며 탐석했는데 우리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칠곡 엄용범님께서 작은 돌을 보여주며 월석이나 산수경 문양을 보라고 일러주시며 다른 사람들은 잘 찾지를 못한다고 하신다. 임 과장에게 이야기하여 주니 역시 돌이 너무 작아서 아예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화암 돌밭
필자의 경우도 안경까지 썼는데 잘 보이지 않았으나 설명을 듣고 이곳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나 보다 하고 해석으로써도 소품인 문양석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이곳 분들이 새벽처럼 나와서 해변을 여러 차례 흩었기 때문에 거의 마음에 드는 것을 하기 어려웠다.
또 七谷님의 말씀을 들으면 겨울에는 파도가 돌을 뱉어내는데 그 외에는 파도가 돌을 삼킨다고 한다. 지금 보이는 모래 부분 까지도 겨울에는 돌들로 꽉 차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접하는 돌밭의 사정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돌밭은 매일 바뀌어 이미 어제의 돌밭이 아니라고 하며 그래서 매일 나와서 보는데 어떤 때는 운이 좋으면 좋은 것도 하신다고 한다.
탐석에 열중인 울산 동호인
탐석을 하는 중에 무찰님께서 전화가 와서 우리 일행의 일정이 빠듯하고 본인도 일이 있어서 합류가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찰님의 육성을 처음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그러던 중 인터넷상에서만 대화를 나누었던 울인동 無想 구용돌님께서 오시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 산지로 옮기기로 하였다.
이렇게 되고 보니 울인동의 주요 멤버들이 모두 나오시었으니 이렇게 직접 만나니 반갑기도 하였으나 깊은 환대에 조금 부담도 되었다. 방어진 산지로 가기 전에 예전에 질 좋은 형태석이 많이 나왔다는 큰솔 횟집 앞 돌밭에서 번개 탐석을 하였으나 이곳은 돌밭도 작고 좋은 돌이 없었다. 방어진 산지 탐석 전에 우리는 七谷님 댁에 가서 소장석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七谷님은 20년의 수석경력 소유자로 해석은 최근 3년 전부터 하시었다고 한다. (방문기 참조) 소장석을 감상하는 중에 구암님께서 오셨다. 막내가 수석을 거의 하지 못하여 수석가게에서 기념석을 구매한다고 하여 소개하여 준 대영 수석(대표 강전근, HP 011-889-8646)에 들러서 차 한잔 마시고 임 과장은 소청도 산 수석 한 점을 다른 곳보다 무척 싸다고 하며 구매하였다.
七谷님께서 대영 수석에서 마당 탐석(쌓아놓은 돌무더기로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도 됨)을 하여 한 점을 필자에게 주는데 아 이 마당 탐석한 돌이 가장 모암이 좋았다.
허! 결국, 옛날에는 모암 좋은 것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고 지금은 모두 고갈되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곳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울산 교육원이 있는 방어진 돌밭으로 향하였다. 이곳의 돌밭은 거제의 여차 돌밭과 석질이 비슷하다.
그나마 울산의 다른 산지보다 씨알은 조금 크나 석질이 떨어지고 無想님께서 옛날에는 구형석과 자기석이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고갈되었다고 한다.
시간도 되고 돌도 없어서 우리는 2시 20분경 귀가하기로 하였다. 구암님과 無想님은 대영수석에서 헤어지고 七谷님은 우리를 고속 터미널까지 안내해 주셨다.
시내에서 주전까지는 대략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울산도 작은 도시는 아니다.
방어진 돌밭
방어진 돌밭에서
단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왕래가 있고 멀리서 온 손님이라고 울산 인터넷 수석 동호회의 구암 박재달 회장님과 無想 구용돌님, 七谷 엄용범님께서 우리 3인의 신촌 수석 회원들을 환대해 주시니 정말 따뜻하고 깊은 석우의 정을 느꼈고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결국, 우리 일행은 울산 수석인들의 텃밭 주전과 화암에 와서 산지와 돌밭 사정을 파악하였으나 거의 좋은 것은 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지만무엇보다 가장 귀한 울산 동호인들의 따듯한 석우의 정을 듬뿍 가슴에 선물로 얻게 되었다.
본 탐석과 울인동에서 우리의 동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하여 이제 인터넷의 도움으로 전국이 하나의 정보 생활권으로 움직이고, 실지로 만나서 함께 일도 할 수 있었으니 인터넷의 위력을 피부적으로 실감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은 차가 막혀 7시간 결렸는데 지루하다는 생각과 새로운 산지를 개척하였다는 즐거움이 마음속에서 서로 교묘하게 교차하였다.
석명: 과일석, 크기: 12x10x8, 산지: 울산 방어진
방어진 돌로써는 석질이 좋은 돌이다. 과일형 해석이다.
석명: 노을 쌍봉산, 크기:10x6x7, 산지: 울산 방어진
쌍봉의 산 위에 황혼이 물들어 오고 있다.
석명: 구형석, 크기: 9x11x7, 산지: 울산 방어진
무상 구용돌님께서 이러한 돌을 한 점 정도는 기념석으로 좋다고 하시어 이곳에서 이러한 돌로 구형석 가까운 돌을 한 점 취하여 가져왔다.
석명: 달과 사람, 크기:8x6x6, 산지: 울산 주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인가. 어디인가 무작정 구름을 벗삼아 떠나는 나그네이다. 주전산 돌이라 당연히 석질 좋다.
석명: 월석, 크기:4x7x3, 산지: 울산 화암
이 돌도 좀 작고 배경은 없지만 좋은 모암에 둥근 달이 두둥실 떠 있다. 七谷님께서 위의 돌과 같이 선물로 주신 것이다.
석명: 별세계, 크기:4x7x3, 산지: 울산
이 돌은 칠곡님께서 대영수석에서 마당 탐석하여 주신 것으로 모암과 색상 문양이 모두 좋다. 그래서 화암산이 아닐까 추측하여 본다.
석명: 눈 오는 산수경, 크기: 7x5x4, 산지: 울산 화암
쌍봉산 위의 하늘엔 폭설이 펑펑 내린다.
석명: 음양의 조화, 크기: 좌 3x6x3, 우 4x5.5x3.5, 산지: 울산 화암
사이즈는 작지만 형태석으로는 가장 나은 것 같다. 좌측은 혹돌처럼 양각 원 문양이 지어져 있고 우측은 꼭지를 겸한 음각 원 홈이 있어 마치 음양의 조화를 보는 듯 하다.
첫댓글 추억이 그립군요, 기회를 봐서 울릉도에서 살고 있는 구암 박재달 석인을 한 번 만낫으면 합니다. 샬롬
그렇네요. 내년에 기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정의와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