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미니강의 - 유산 후 산후조리
문1. 자, 오늘은 ‘유산 후 산후조리’에 대하여 서울시한의사회 홍보이사이신 동대문구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시겠습니다. 원장님, 우리가 흔히 ‘산후 조리’라는 말은 많이 알고 있는데, ‘유산 후 산후조리’라는 말은 잘 안 쓴단 말이에요. 우선 그것부터 간단하게 말씀해주시죠.
답1. 네, 위원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산후조리의 중요성은 이제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기에, 아주 자연스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 산후조리를 배워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정상적인 분만이 아닌 유산이나 중절수술 후에 있는 몸의 손상에 대해서는 아직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결혼하지 않은 미혼의 경우에는 숨기기에 바빠 제대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하고, 이미 결혼한 기혼이라도 아이를 낳지 않은 경우에는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제대로 조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입니다.
허준 선생님의 <동의보감>을 보면 993쪽에서는 일반적인 산후치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에, 그보다 앞선 967쪽에서는 ‘반산’ 즉 ‘반쪽 출산’이라고 하여, 유산을 한 경우를 설명하면서 정상적인 분만보다도 열배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우리 선조들은 지금의 우리와는 달리 유산 후 산후조리를 매우 중요시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2. 원장님,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손상이 오기에, 오히려 자연분만보다도 더 조리가 필요한 건가요?
답2. 네, 일단 일반 출산 후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모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이 확 올랐다 내렸다 하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으며, 팔다리 관절이 시리고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뼈가 약해지거나 생리불순 생리통 등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후 정상적인 임신에 치명적인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몇 해 전 한류 바람을 일으켰던 모 드라마에서 왕비가 쌍둥이를 유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어의가 ‘반산한 뒤에는 열배의 조치를 취해야 원자 아기씨가 생산될 수 있다.’면서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참으로 고증에 철저한 드라마이구나!’ 하면서 감탄을 했었습니다.
실제 유산을 한 엄마가 왜 유산이 되었는지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유산 후 조리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임신 시도만 하다가 습관성 유산이 되어버린 경우는 주위에 흔히 있습니다. 보통 최소 3개월, 즉 백일이 지난 이후에 다시 임신 시도하기를 권고 드리지만, 이는 유산 후 산후조리가 완벽히 끝났을 때의 일입니다. 만약 유산 후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가족계획만 서두른다면 다시금 몸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문3. 아, 그렇군요. 지금 현재 몸이 손상되는 것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습관성 유산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군요. 정말 각별히 유의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원장님, 요새는 자연유산 뿐 아니라 중절수술로 낙태를 시키는 경우도 참 많이 있어요. 이러한 경우는 그 손상정도가 어떻습니까?
답3. 같은 유산 중에서도 자연적인 유산이 아닌, 강제적인 유산은 더욱 더 몸에 나쁩니다. 밤송이가 충분히 익어야 저절로 벌어져 밤알이 나오게 되는 것인데, 벌어지지도 않은 밤송이를 억지로 벌려 망가뜨리게 되니 그 손상의 정도가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의보감>에도 이러한 낙태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이 독한 약을 먹고 낙태가 되어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많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혼전임신으로 인한 낙태와 중절수술이 매우 늘어났습니다. 우리가 정말 장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걱정한다면, 실수는 한번으로 족해야 할 것입니다. 중절수술이후에 반드시 한의원을 찾아가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그에 알맞은 유산 후 산후조리를 꼭 하셔야만 합니다. 이후의 행복은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4. 원장님 혹시 그렇다면, 우리가 양방 산부인과에서 시험관을 이용한 인공수정을 시도했다가 임신이 안 되는 경우도 역시 유산에 속하는 겁니까?
답4. 당연합니다. 인공적인 임신 유도의 경우, 인위적으로 여성의 몸 상태를 임신 상태로 조정해 놓기에, 인공수정을 시도한 여성의 몸 상태가 매우 나빠져 몹시 힘들어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 덧붙여 착상마저 실패하게 되면, 이는 유산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계속적인 인공수정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유산 후 산후조리를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임신만 시도하니 몸 상황이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요 근래 들어 인공수정을 시도하면서 한약복용을 같이 하는 한양방 협진이 늘어가는 추세는 이런 의미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하겠습니다.
문5. 잘 알겠습니다. 원장님, 마지막으로 혹시 유산 위험성이 있을 때 한약을 먹어서 안정시키는 방법도 있습니까?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요.
답5. 옛날에 왕비가 임신을 했는데, 태동이 불안하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어의들이 총 집합해서 태를 안정시키고 유산을 방지하는 처방 내느라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당연히 태를 안정시키는 여러 가지 처방들이 있습니다. 물론 상태가 너무 나쁘면 미처 한약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어쩔 수 없이 유산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태동불안’ 중에서 태가 불편하게 움직이면서 복통이 있고 하혈이 있는 경우는 특히 ‘태루’라고 부르는데, 상당히 위험한 증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태가 불안정한 12주까지의 임신 초기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12주 까지는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가능하다면 초음파 검진도 복부초음파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좋습니다.
만약 태가 불안정하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으로 찾아가 상담 받으시길 바랍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친절히 여러 방도를 알려주실 겁니다. 물론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임신 전에 미리 진료를 받아 몸을 최상으로 만들어 놓아서 이런 위험이 생길 것을 아예 미리 막아 놓는 것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