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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로 발견된 이수일 전 국정원2차장 20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 김대중 정부 후반기에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을 지냈던 이 전 차장은 최근 '국정원 불법도청'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고 았다.//사회/ 2005.11.20 (서울=연합뉴스) | |
불법도청 수사받던 중.대학총장 관사서 목매
경찰 "이씨 유서 발견못해"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남현호 손상원 기자 = `국정원 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이수일(李秀一.63) 전 국정원 2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오후 8시50분께 이 전 차장이 광주 서구 쌍촌동 H아파트 102동 1001호에서 숨져 있는 것을 파출부 이모(56.여)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전 차장은 2003년부터 호남대 총장을 맡아왔으며 시신이 발견된 곳은 총장 관사로 사용되고 있는 아파트다.
파출부 이씨는 경찰에서 "이 총장 부인으로부터 `남편이 어제부터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니 아파트에 직접 가보라'는 말을 듣고 오늘(20일) 저녁 아파트에 와보니 이 총장이 베란다에서 목을 매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베란다 빨랫봉에 빨랫줄을 걸어 목을 맨 채 발견됐으며 회색 티셔츠상의에 바지는 잠옷을 입고 있었다.
이씨는 19일 오후 6시께 서울에 거주하는 부인과 마지막 통화를 했으며 숨지기 전까지 관사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는 전직 국정원 차장이 자살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당직검사를 현장에 보냈으며, 관할 서부경찰서 관계자와 감식반 등 경찰관 10여명은 3시간여 동안 현장감식을 벌였다.
현장 감식에는 이씨 매제 등 유가족 4명이 입회했으며 방과 거실 등은 물론 컴퓨터, 메모장 등에서 유서 등 단서가 될 만한 유품을 찾는데 집중했다.
광주 서부경찰서 김영근 형사과장은 "현장감식 결과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이 아닌 자살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끝낸 뒤 시신을 인근 한국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이 전 차장은 국정원 도청사건과 관련, 최근 구속된 신 건 씨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때 국내 담당 차장(2001.11-2003.4)을 지냈으며, 최근 검찰에 3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차장은 특히 자신이 보좌했던 신 건 전 원장이 구속되고, 자신과 도청 결재 라인에 있었던 일부 국장 등 간부들이 기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200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의 한나라당 도청과 관련해 이 전차장이 최근 검찰에서 한 진술이 다른 사람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아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출신인 이씨는 30년간 경찰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맨'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해 1976년부터 1996년까지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요직을 두루거쳤다.
국민의 정부 시절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위원과 사무총장, 한국감정원 원장 등을 거쳐 국정원 국내 담당 2차장으로 전격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