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전에 읽었던 책보다는 그림에 비중을 뒀다.
분량이 적은 편인지라 그림 수로 따지면 비슷할지 몰라도 아무튼 새로운 고흐의 작품들이 또 많이 있어 좋았다.
내용적으로도 부족하진 않아 보인다.
다른 시리즈를 읽었을 때의 실망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괜찮았다.
바로 직전에 읽었던 <반 고흐>와 다른 내용들이 있다.
아, 반 고흐 생전에 단 한 작품만 팔렸다고 알려져 있으나 생각해 보니 공통적으로 20개의 판화 작품이 주민들에게 팔렸던 얘기도 있고, 죽기 직전 그래도 호응을 얻은 적도 있으니 단 한 작품만 팔린 건 아닌 셈이다.
반 고흐에 호기심이 간 건 일단 전시회 때문이긴 하지만 읽을수록 화가(들)의 고뇌에 대해 그래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뜻 모를 색이니 형태니 하는 추상적인 평가들만 난무하는 게 아니라 반 고흐 자신이 남긴 수백 통의 편지들을 통해 그림을 향한 절절한 고민과 절실함이 느껴진다.
어디에서 본 건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고흐가 죽고 그의 동생 테오도 곧 죽음을 맞이하며 고흐와 테오가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나 작품들이 테오의 부인이자 고흐의 제수씨에 의해 정리되고 알려지면서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생긴 명성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듯 하다.
다작 화가지만 작품이 많다고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닌,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여전히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그린 장소와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들.
정신병까지 몰고 갔던 고민들과 절실함들.
과정이면서 결과였던 하나하나의 그림들이 그래도 조금은 새롭게 다가왔다.
여전히 해석과 같이 봐도 이해가 안되는 작품들도 있지만 그래도 뭔가 뭉클함이 느껴지는 작품들도 있었다.
책을 빌려 보는 것과 사 보는 것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문득 이런 책들은 소장이 맞는 것 같다.
유명한 그림 몇 점 정도는 아는 척 하고 싶었던 허세 때문에 하나, 둘 사서 본 책들이 덕분에 조금은 의미가 생겼다.
전시회가 조금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