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요를 찾아서 25]
앞으로
작사·윤석중 작곡·이수인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온 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 소리 들리겠네 달나라까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https://youtu.be/n5-OylLUOMY
들어가는 글
이 동요는 1970년에 발표된 곡으로서 오늘날까지 널리 애창되고 있다.
4분의 4박자, 라장조의 행진곡조로서 합창곡이나 대규모 집회의 제창곡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쉽게 부를 수 있고 정감이 있으면서도 박력 있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노래의 가사는 유인우주선 ‘아폴로’가 달나라에 착륙하였던 것을 기념해서 온 세상 어린이와의 유대감을 생각해서 지었다고 한다.
가사 내용 중에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라는 구절은 어떤 나라든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다른 나라와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온 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 소리 들리겠네 달나라까지’라는 가사는 온 셰게 어린이들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글로벌 시대를 표현하고 있다.
가사의 내용처럼, 오늘날 우리 경제는 교통과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상품·서비스·노동력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세계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 환경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됐으며, 국가들이 서로 의존하는 정도(상호의존성)는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https://youtu.be/aDUl8pE7a4A
작사가·윤석중 (1911~2003)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나 1924년 동요 <봄>이 <신소년>에, 동요<오뚜기>가 <어린이>지에 입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1930년 양정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3년 <어린이> 주간, 1934년 <소년중앙> 주간, 1936년 <소년> 주간을 역임했다.
1944년 일본 조치대학(上智大學) 신문학과를 마치고 <조선일보> 편집고문, <소년조선일보> 고문, 서울시 문화위원, 한국문인협회 아동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앙대학교,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1953년 '새싹회'를 창립해 회장에 취임하는 한편, 1960년 3·1문화상 예술부문 본상과 문화훈장을 포상한 바 있다.
윤석중은 전통적 정형률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 및 반복과 대구를 사용해 율동적 표현을 구사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동시와 동요를 써서 한국아동문학 발전에 이바지했다.
한국 최초의 창작 동요집인 <윤석중 동요집>(1932)에서부터 <아기꿈>(1987), <윤석중 전집>(1988)에 이르기까지 천 편도 넘는 동요와 동시, 동화를 발표했다.
대표작으로는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기찻길 옆 오막살이>, <어린이날 노래> 등이 있다.
작곡가: 이수인(李秀仁, 1939~2021)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가야금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1961년 서라벌예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마산성지여중과 마산제일여중고 교사를 지냈다.
1965년 마산 어린이방송국 어린이합창단을 창단했다.
또 한국 최초로 어미니합창단을 만들어 1967년에는 청와대에 초청돼 육영수 여사 앞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1968년 KBS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시작해 단장을 거쳤고, 동요작곡가단체인 파랑새창작동요회를 설립했다. 한국동요작사작곡가회 회장도 지냈다.
1967년부터 KBS어린이 합창단장으로 있으면서 주로 동요와 가곡을 작곡했다.
동요 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대한민국동요대상을 받았다.
또한 150곡이 넘는 서정 가곡을 발표한 공로응 인정해 1996년 한국문인협회는 고인에게 ‘가장 문학적인 작곡가상’을 수여했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 동요작곡 대상, 한국아동음악상, 대한민국 5·5 문화상, 제10회 반달동요대상, 제4회 세일 한국가곡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별’, ‘춤추는 갈매기’, ‘구름’, ‘방울꽃’ 등의 동요와 ‘고향의 노래’, ‘내 맘의 강물’, ‘먼 후일’, ‘윤사월’, ‘그리움’ 등의 가곡이 있다.
‘심청전’, ‘하얀 나라’와 같은 방송 뮤지컬을 작곡하기도 했다.
대표 저서는 <학생합창곡집>, 동요 선곡집 <어린이 나라>, 합창곡집 <내 맘의 강물>, <고음을 위한 이수인 서정가곡선>, <작곡가 이수인의 음악과 삶>, 이수인 작곡집 <고향의 노래> 등이 있다.
[동요 작곡에 대한 일화]
앞으로 동요의 탄생
- 박정희와 닉슨, 그리고 아폴로 달착륙.
온 국민이 다 아는 윤석중 작사, 이수인 작곡의 동요 '앞으로'의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전혀 정치적일 것 같지 않은 이 노래가 담고 있는 탄생 비화를 알아보았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걸어 나가면
온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온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 소리 들리겠네 달나라까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4분의 4박자 행진곡풍의 이 노래는 박정희의 다급한 독촉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 노래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년도는 1970년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우리나라 보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장에서 1969년 8월에 먼저 불려졌다.
1960년 미국 부통령이었던 닉슨은 그해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젋은 케네디에 패배하고 2년뒤 열린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마저도 떨어져 정치낭인 시기를 맞이한다.
누가 보아도 재기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철지난 정치인이 된 닉슨은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당시 주한 미대사였던 브라운은 그래도 부통령을 역임한 닉슨의 방문이었기에 우리 정부측에 환대를 요청하지만 아무도 공항에 마중나가지 않았다.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닉슨과의 회동을 요청했지만 박정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가 거듭되는 브라운 대사의 요청에 못이겨 커피한잔 할 정도의 시간만 할애를 한다.
돌아가기 전날 미 대사가 주최한 만찬마저도 한국측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닉슨은 쓸쓸하게 미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그리고 1968년 닉슨은 미국의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닉슨은 취임하자 마자 닉슨독트린을 발표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공표한다.
이제 다급해진건 대한민국이었다.
박정희는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닉슨과의 회동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
거듭되는 요청에 닉슨은 박정희를 백악관이 아닌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로 부른다.
박정희는 닉슨의 마음을 사기위해 직접 노래를 부를 것까지 검토하고 준비하다 직접 부르기 보다 미 주재 대사관 자녀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는 쪽으로 변경하고 노래를 준비시킨다.
마침 이 회담이 열리기 한달전인 69년 7월 20일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 였는데 박정희는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국의 천재 작사, 작곡가인 윤석중 이수인 콤비는 긴급하게 아이들이 부를 노래를 준비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앞으로'이다.
‘앞으로’는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더라도 미국인들에게는 ‘아폴로’로 들리게 되어 미국인들의 달착륙을 축하하는 노래로 들리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가사중에도 '달나라까지' 라는 내용도 들어가게 된 것이다.
https://youtu.be/0LjkT2bjiew
[리뷰]
‘윤석중 선생님의 조용한 미소’
나라의 기틀을 다져온 50년 동안 여러 분야에서 적잖은 사람들이, 나눠 맡은 소임을 다하여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남겼다.
윤석중 선생 또한 '빛나는 이름'으로 우리들 가슴에 새겨져야 할 한 분이다.
필리핀의 라몬 막사이사이재단이 주는 막사이사이상을 윤석중 선생이 1978년에 받은 것도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하는 징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들 후학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사상 첫 동시집인 <잃어버린 댕기>가 1933년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동요에서 동시로 '나라의 고유한 정서를 담아내는 틀'이 바뀌게 된 새로운 기점이다.
이후 30년간 윤석중 식 동시형식이 지속된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이르러 다른 이도 아닌, 필자가 조용히 탈바꿈을 시도, '동시도 우선 시여야 한다'는 기치를 들고 동시의 격상운동을 벌인다.
이에 대해 윤석중 선생님은 일체 말씀이 없다.
아마 자신의 1930년대를 회상하실지도 모를 일이다.
그랬으면 싶다.
비록 표현수단은 동요 동시이며 표현기법은 쉬운 낱말 선택과 구사일지라도, 사람의 마음 가운데 기장 아름다운 사랑을 값진 보석으로 노래하는 인본주의 시인이 윤석중 선생이시다.
한결같이 어린이의 마음과 같은 순수한 인성에서, 세상 모든 이치와 사람의 일을 평가하고 재발견하신다.
이러한 아흔 살 한평생에 대해, 우리는 '김소월 윤동주 못지 않게 윤석중에게도 한국의 서정은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해야 옳겠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인 국면 또 사회적인 현상에는 빈틈없는 눈길을 보내면서도, 우리 사회 의식의 밑바닥을 구축하는 정서의 밑돌 놓기에는 편식적인 조명을 비출 뿐이다.
이런 시각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동문학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설익은 과일처럼 떫은 편이다.
언제나 그 향기를 모두가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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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환, <월간문학>, 2001년 5월호
https://youtu.be/tzlB3ifBRw4
첫댓글 서은경: 저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 국민학교땐
동요가 좋은곡,좋은가사 등
많았는데 요즘
아이들 교과목에 동요가 있나요?
저는
나뭇잎 배. 봉숭아.
외국동요 등
나뭇잎배는 지금도
가끔 흥얼거리면
기분이 up ^^
.
또 은혜입니다.
찬송가 해석과
그리움의 상징 동요를 이렇게 듣게되니
무한 감사합니다
.
저는 나이만큼
아픕니다.
나이들수록 건강해 지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그게 젤 부럽^~^
.
두 분 강건하시되
영이 강건해지시고
몸도 강건하시길
소원합니다.
최정미: 그냥 불렀는 것 같은데 ...
지구는 둥그니까 온 세상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온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심오함이 있군요 새삼 또 놀랍니다
오늘 멋진 노래를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건강하시기를요!
홍석진: 고맙습니다
이수인 선생님은 제가 아는 어떤 분 친구신데 그 어떤 분이 생각나질 않네요
큰일입니다 벌써 기억력이 감퇴하네요^^
장덕상: 제가 참 좋아하던 동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