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흐드러진 동네 앞 뒷산… 길 없는 길 8시간은 원시 산행
석봉산악회 제1633차 진양지맥 8구간 매봉(481m)
대상산 매봉(481m) 경남 합천군
날짜 2009년 3월 29일(일요일) 당일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8.1km(도상) 8시간5분
출발 일시 장소 29일 아침8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0시10분 구름재(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동남기슭)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8시15분 33번국도 (합천군 대양 쌍백면 경계)
부산 도착 시각 장소 22시 롯데백화점 앞
산행 코스
10:10 구름재480m(도로)-1.4km/35분-10:45 도로삼거리 매표소390m(황매산 만남의 광장)-2.6km/70분-11:55 도로-3.9km/134분(12:20점심-12:50식사 후 출발)-14:09 용천골재290m-3.1km/66분-15:15 마당재250m-3.2
km/109분-17:04 금곡산381.5m-3.9km/71분-18:15 33번국도 고개150m
4차선 확장공사 중
참가자 10명 강창모 조종임 성병식 정철교 서진경 노병복 최계순 전광우
김해박선생 김철우
회비 30,000원 지도 1:50000 삼가 날씨 맑고 포근 산행하기 적당
교통편 15인승 승합차
산행대장 정철교 기획이사
기타 저녁 목욕 삼가면 사무소 소재지서
자세한 산행코스
10:10구름재-10:35도로(샛길)-10:40묘지-10:45도로 삼거리 매표소(황매산 만남의 광장)-11:10산길-11:15허굴산정면보임 왼편 리본-11:30 498봉(허굴산 전망봉)-11:55포장도로 고개-12:00넓은 무덤-12:05 과수원-12:20도로 건너가 점심-12:50점심 후 출발-13:05매봉481m-13:25봉우리 왼쪽 능선길-14:09 용천골재-14:12 임도-14:15임도서 산길-14:30봉우리-14:35철마산392m-15:15마당재250m-15:39백역재250m 시멘트도로-17:04금곡산381.5m-18.15 33번국도 고개 4차선 확장공사 중
산행 이모저모
이름도 그럴싸한 구름재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기맥은 도로 건너편 임도다. 임도 왼편에 있는 산줄기가 진양기맥이다. 애초부터 길이 시원찮던 산줄기는 얼마가지 않아 두갈래가 되고 경작지로인해 시원찮던 길마저 흐지부지 된다. 산줄기는 잡목이 우거져 사람이 오갈수가 없다. 정신 바짝 차리고 요령껏 길을 찾아야 한다. 경작지와 산 가장자리를 지나고 숲 속 희미한 길에서 헤매기도 한다. 도로를 건넜다.
넓은 묘지를 거치자 밤 밭인데 길은 없다. 밤나무 사이를 어림 해 앞 봉우리를 오른다. 검은 비닐이 군데 군데 묻어있는 밭에서 할머니 한분이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이 인사를 했더니 아주 불쾌한 얼굴로 “바빠 죽겠는데 일은 도와줄 줄 모르고 산은 무슨 산. 틀림없이 밭이나 산에 가 약초나 기이한 나무를 손 댈 게 뻔해”하고 말한다.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하자 “좋아 하시네”라며 적의를 시퍼런 칼날같이 날을 세워 내 뱉는다. 할머니의 표정과 말에서 섬뜩함을 느낀다.
봉우리에는 녹색 철망을 한 중계탑이 있다. 밭도 아니고 과수원도 아닌 물론 길도 없는 경작지를 내려오니 ‘황매산 만남의 광장’이란 큰 간판이 서있다. 포장도로 삼거리다. 오른편에 비를 가리는 지붕이 있는 버스정류소이고 정류소 이름은 둔내다. 정류소 건너편에 집이 있는데 이 집 오른편에 뒷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뒷산은 밤나무 밭이다.
밤나무 사이를 적당히 올라가 산꼭대기 밑에서 밤나무 밭 오른쪽을 돌아간다. 밤나무와 숲의 경계지점에서 간신히 산길을 찾아 숲으로 들어가지만 어이없게도 이내 길은 없어지고 다시 밤나무 밭으로 나온다.
길 다운 길이 없고 길 없는 길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도와 주변 지형을 살펴야 하고 동물적 본능을 최대한 살려 진양기맥을 찾아 가는 수밖에 없다. 밤나무 밭이 끝나는 곳에서 위쪽 오른쪽에 산길이 있다. 이 산 길은 다시 밤나무 밭으로 내려와야 하고 왼편으로 돌아간다. 아래쪽에 마을이 꽤 크다. 이같은 산길에서는 작은 흔적도 놓쳐서는 안된다.
어느새 산길에 다시 들어왔고 허굴산이 맞은편에 솟았다. 기슭 아래 집도 보인다. 왼편에 리본이 있어 올라갔더니 498봉으로 허굴산을 전망하는 바위봉이다. 우리가 가야 할 산줄기가 앞에 굽이친다. 오른편 리본이 많이 달린 산길이 종주길이고 포장도로 고개에 닿는다.(11:55)
도로를 건너니 리본이 길을 알려주지만 산길은 어설프다. 도로 건너기 전 왼편은 밭이고 밭에 붙어서 집이 보인다. 무덤이나 과수원을 자주 나타난다. 경운기 길이 됐다가 좁은 산길이 되고 어떨 때는 없어지기도 하나는 등 가름 할 수 없다. 차분히 조심하면서 산길을 걷고 리본 확인도 꼭 해야 한다.
다시 도로다. 산길은 맞은편 오른쪽에 있고 숲과 밤나무 밭의 경계인 밤나무 밭에서 점심을 먹는다.(12:20) 점심 후 왼편 능선을 올라서니 오른편으로 길이 잘 나 있다.
매봉(480m)이다.(13:05) 제발 이제부터라도 산길다운 길을 걷고 싶다. 매봉 앞쪽마을은 월계이고 매봉에서 잘 보이는 허굴산 앞자락 동네는 산두다. 다음 봉우리에서 왼쪽 능선을 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기 쉬우니 각별히 조심하도록.
도로로 고개다. 여기가 용천골재다.(14:09) 이곳을 장승령이라고 하는데 1:50000지형도를 확인하니 용천골재가 틀림없다. 도로를 건너가 조금 가면 다시 임도에 올라선다.(14:12) 임도에서는 왼편으로 가는데 오른편에 리본이 달린 산길이 종주길.(14:15) 봉우리에 오르니 왼편에 내리막길이 있다. (14:
:30) 솔 숲 아래에 키 작은 진달래가 꽃을 활짝 피었다.
가까이는 꽃 첩첩이요 멀리는 산 첩첩인데 묘지, 밭, 성토지, 개간지가 번갈아 나타나 길 찾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부산근교에 있는 철마산과 한자 이름까지 꼭 같은 鐵馬山이다. 고스락에는 부산 산꾼 최남준씨가 붙인 팻말 안내판에는 철마산 392m라고 써 있다. 참 대단한 정성이다. 최남준씨는 이곳만이 아니고 표석이 없는 고스락마다 안내판을 만들어와 걸어 놓는다.
산길은 여전히 희미하지만 산길이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기라도 하듯 본연의 자태를 보여준다. 산길 같은 산길을 걸으니 신바람이 난다. 신바람 탓인지 마당재를 어떻게 지났는지 알 수 없어 우리 앞에 간 동료에게 물었더니 오후3시15분에 통과했단다.
또다시 시멘트 포장도로 고개다.(15:39) 안내판이 없지만 백역재 임에 틀림없다. 이제 약 4분의 3쯤 왔다. 동료들은 이제 1시간30분정도만 가면 오늘 산행이 끝날 것이라며 좋아한다.
나무가 굵지 않은데도 키는 훌쩍 큰 솔숲이 계속되고 그 아래로 진달래가 연분홍 색깔로 기슭을 온통 덮었다. 길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능선을 줄기차게 함께 간다.
능선길이 좌우로 갈린다. 오른편은 산줄기를, 왼편은 산허리를 돌아간다. 후미에 쳐진 일행 4사람은 산줄기보다 허리쪽 길이 쉬울 것 같아 그 길로 간다. 길은 얼마가지 않아 왼편에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고 비슬이부부를 비롯 리본이 몇 개 달렸다. 우리는 그대로 산허리를 돌아갔다. 길은 산줄기를 내려가 왼편으로 돌아 제법 큰 묘지에 닿았다. 리본도 없고 느낌에 진양기맥 길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다시 되돌아 와 비슬이부부 리본이 달린 길을 올라서자 산줄기로 길이 뻥 뚫렸다. 이 길은 곧장 봉우리에 닿았다. 리본이 굉장히 많이 달렸는데 금곡산(381.5m 金谷山) 작은 안내판이 나무 가지에 걸려있다. 300급 산이긴 하지만 금곡산 생김새도 대단하다.
오늘 길은 갈래가 나면 리본이나 안내도 혹은 지형도를 참고해야 한다. 더구나 오늘 거쳐 간 산은 대부분 500m보다 낮은 봉우리고 400m이하의 봉우리도 많고 여기저기에 묘가 있어 벌초 길로 인해 지맥길이 자주 헷갈린다.
금곡산에서 오늘 산행이 끝나는 33번국도까지 도상거리 3.9km이므로 최소한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금곡산에서 기슭길을 가다 왼편으로 꺾는다. 비슬이부부 리본이 달렸다. 삼각점이 나온다.
비록 길이 자주 없어지지만 진달래 보는 재미, 솔 숲길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어느새 오늘 산행은 마감 초읽기에 들어갔다. 산은 전체적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올라가야 할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는다. 봉우리에 올랐다가 내려가면 다시 다음 봉우리가 버틴다.
간간이 자동차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산길을 급하게 걸어 도로변에 나오니 도로는 약100m 아래편에 있어 보이지 않았다. 산줄기를 얼마나 허물었는지 이쪽과 저쪽 산줄기 사이에 좁은 하늘이 간신히 둥지를 틀었고 대단한 절벽이라 마주 보는 산줄기 끝이 아주 딴 산줄기 같다. 좁은 하늘 사이에 33번국도가 지나는데 지금 4차선 확장공사 중이라 산줄기를 절벽같이 깎아 요절냈다. 내려다 보려니 아찔할 뿐 작업소리만이 좁은 하늘을 맴돈다.
도로변 산줄기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오니 도로가에 공사 자재창고 같은 게 있고 길 옆 주차장에는 우리들이 타고 갈 버스가 기다린다. 저녁 6시15분 우리는 마침내 황태골 위편 33번국도 고개에 내렸다. 이 지역 일부 사람들은 이곳을 마등래자라고 한다지만 확인 할 길이 없다.
오늘은 8시간5분 동안 걸었다. 용천골재까지는 거의 길 없는 길인데다 과수원과 경작지가 진양기맥조차 삼켜 생각했던 것보다 신경을 많이 쓰게 만들었다. 다음 주에는 진양기맥 종주코스 중 가장 멀지만 아름다운 자굴산 한우산 산성산을 걸을 것이다.
첫댓글 한구간 한구간 찾아가는 산길 기대와 흥분속에 맞이하는 석봉인의 모습 눈에 선 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아름다운 추억산행 되시길 기원합니다,
멋진 산행기 재밋게 읽으며, 첨으로 님들과 함께했었던 '진양8구간'의 추억을 상기해봤습니다.수고많았습니다.9구간을 함께하지 못해 좀은 아쉽네요.자~알 다녀오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