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크앤드 인 파리>를 보며 많이 웃었다.
점점 웃음에 대해..애정이 간다.
웃음을 웃게 하는 사람도 상황도 글도 영화도 사랑스럽다.
웃음은 자신을 놓아버리는 행위이다.
순간일망정 자유로운 상태...
뒤돌아보니 너무 경직되게 살아온 게 아닌가...
웃음을 품격 없는 존재로 여기며 살아온 무지한 행태가...내겐 분명 있다.
다행이 웃을 준비는 된 듯 싶다.
무슨 준비냐고?
재빠르게 이해할 준비 받아들일 준비
그리고 소리 나게 웃음에 몸을 맡길 준비...
이 영화
나이든 부부의 자연스러운 ..
그러나 시들어가는 성에 대한 농담이 은근히 재미있다.
우스워서 아들래미한테 이야기 해줬더니 재미 하나도 없다고 해서
그래 유머라고 세대차 없겠니.....하면서도
유머도 안 된다면 너와 내 사이 갭이 너무 깊다.
맥이 좀 풀리긴 했다. ㅎ
빛나는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에 대한 자괴...상처...
사랑에 대한 숨바꼭질....이 이어지는데
영화 속 술래는 결국 사랑을 찾아낸다.
그 사랑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매력 매혹 끌림 이유 없음 필...이 아니다.
더할 나위 없는 초라함을 솔직하게 들어낸 빈자리에
들이차는
연민을 담은 애틋함 이라는 것,
저 사람이 타인이 아니라 나라는 동류감.
그러니까 사랑의 모습도 변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모습은 없다.
사랑은 사람처럼 혹은 생물처럼
어느날 문득 눈부시게 생겨나
성숙하고
그리고
늙어가며 변화한다.
와해라 해도 되겠지
지키는것은 자유나 사랑의 모습이 변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아내가 어디론가 남편을 데리고 간다.
‘야한 데야? 그러면 힘이 날텐데...’
보들레르 수틴, 싸르트르 베케트.....가 묻혀 있는 공동묘지.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사랑을 의미하는가...’
야한 데야?를 묻던 남편이
베케트의 무덤 앞에서 읊조린다.
지금도 여행을 가면
차창 밖으로 공동묘지나 무덤이 스쳐 지나갈 때
나는 버스를 내리고 싶다.
그리고 그곳을 걷고 싶다.
어쩌면 공동묘지는 낯선 문화의 정점일지도 모른다.
그곳을 걸으면
旅愁로 인해
삶과 죽음의 자리가 유별나게 선명한 그곳들이
내게 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줄 것이고 감각을 느끼게 할 것이다.
사실 나무도 그렇다,.
꽃피는 시절은 어느 순간이다. 화무십일홍.,
나무는 묵지근하게 긴 시간을 묵묵히 살아간다.
가지도 이파리도 같이 함께 견뎌낸다.,
꽃만을 화양연화로 여긴다면..
생은 너무 쓸쓸할 것이다.
하여 의지와 이성으로라도
꽃 없는 나무를 이파리를 가지를 뿌리를
그리고 거칠고 단단한 목피를 아름답게 볼 수 있어야 한다.
훈련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것들은 아름답다.
꽃이 있어서 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단지 꽃이 활짝 피어날 때 사람 눈에 잘 띄일 뿐이다.
기능적인 일을 하기 위한 반짝임....
기능 속에 숨어있기 쉬운 천박함을 의식해야 한다.
<스틸 라이프>의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정말 매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보이는
고독사 한 사람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공무원이 주인공이다. .
혼자 죽은 아버지의 장례식에 헌신하는 그를 보고
한 여인이 살짝 마음을 연다.
묵은 나무같던 그에게 꽃 한송이 살짝 먹음었다.
그런데 이사람 꽃 피기도 전에 갑자기 죽는다.
여인은 아버지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 틈에서 장례식을 치루며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며 자꾸 뒤를 바라보는데
겨우 신부 한사람이 앞장서는 쓸쓸한 운구차량이 지나간다.
사람이 다 떠나버린 묘지.....
한사람이...나타나 그의 묘지로 다가온다.
그리고 여기 저기서 나타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가 장례를 치러준 사람들이다.
귀신이냐고? 환타지냐고?
그 영화의 말미를 보며 그렇게 분석을 하거나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그 영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사람이다.
마지막 엔딩장면은
그 사람이 사람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아니 오히려 멸시하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햇을 때
보이지 않는 그 사실을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예수 믿는 내게는
보이지 않는 천국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처럼 읽혀졌다.
사람들 눈에는 쓸쓸하나
실제로는 고귀한....
( 실제 평범한 이 장면은 감독의 의도는 아니었을것이다.
그런데 내게는 아주.....놀라웟다.
노숙자들에게 사람에 대해 묻자 그들은 술을 원한다.
그는 술을 사오고 이야기를 하며 병째 주거니받거니를 하게 되는데
이상하지
나는 그 장면에서
그들 셋이 다 똑같은 ....
그러니까 노숙자나 그나....
음 착각이엇나.... 같이 여겨졋는데
올라운 ....생경한 느낌이 다가왔는데
그 느낌이 잘 표현이 되질 않는군.)
<베스트 오퍼>도 보는 내내 매우 흥미로웠다.
치밀한 사기극,
사랑조차도 사기였는데
비록 사기일망정...
자신의 벽을 깨기에 충분했던
좋았던 그녀와의 관계 때문에...아마 그는 그녀를 용서한 듯 싶었다.
<에너미>
음, 브르주아의 거미가....
그 영화를 완전 살려준다.
반전도 제법 멋지고 ...
영화속 장면은 아니다
어째 나는 점점 一葉知秋族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일엽지추는 얼핏 폭이 큰 듯 하지만
게으른 사람의 사고양상 일수도 있다.
뭐든지 간략하게 해석하고 추론한다는 게
거기 함정도 많고 오류도 많을 텐데
내가 해석할 여지를 많이 두고 나만의 판단을 한다는 거....
글이 주는 해독일수도 있겠다.
뭐든, 어떻든 결론 비스므레한 것을 내리고 끝을 내야 하니까.
근데 어디 모든 일에 결론이 있겠는가.
사실 삶은 모든 것이 과정 아닌가.
시작과 끝이야 아주 짧은 순간이고
거의 가 다 과정으로 만들어진...
어쩌면 과정이 전부인...
아주 유명한 철학자께서 기록한
그의 삶의 아주 소소한 것들, 달걀 얼마..비 잠간 옴....
그 화장기 없는 문장이 주는 감동이라니...
그런 글을 읽다보면
그런 글이 거울이 되어 비쳐지는 나
뭔가 빠른 결론과 결과를 보고 싶어 하는 조급한 현대인임에 틀림없다. .
그러니 과정을 차분하게 응시하는 것을 배워야겠다 ...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더욱
선명한 것 또렷한 것 바라지 않고
은근한 것들을 찾는 눈.
마음이 섬세해지는 것,
공부를 더 해야 하고
기도 공부. 생각 공부 독서....
타인이 지닌 겉만 보려 할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커진 자두랄지
조금 더 깊어진 초록이랄지 그런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작은 것에 만족하고
어디론가 떠나지 않더라도
화분 속 두벌 콩 자라는 것에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을 보며
눈이 커질 때처럼....
눈을 크게 뜨라고..
하긴 울엄마 자주 그러신다.
한일을 보면 열일을 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