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부화에 도전하다가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19마리는 알을 낳고 그냥 방치하기에 자여부화를 포기했습니다.
부화기 가격이 부담스러워 부화기를 만들 것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식기살균소독기를 버린 것을 보고 부화기로 이용하고 싶다고 사장에게 말하니 고물값만 주고 가져가라기에 사왔습니다. 이 식기살균건조기는 자외선 형광등 2개가 달렸고, 온도조절(30~90도씨) 기능이 붙어 있습니다.
집으로 가져와 자외선 형광등을 제거하고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내부의 안정기를 제거한 후 내부 상하에 온도계를 달고 바닥에 물그릇을 넣어두었습니다. 온도조절기는 약 2도씨의 오차가 있을 뿐 일정하게 37도 안팍을 정확하게 유지해 주고 있습니다. 열풍은 내부 아래에서 바닥쪽으로 불어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종이 계란판의 아래를 칼로 잘라 구멍을 내어 계란을 담아 식기살균소독기에 넣고 지켜보는 중입니다. 계란판에 구멍을 내었고 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알 전체가 고루 따뜻합니다.
알을 뒤집고 굴리는 기능을 없는 점을 빼고는 부화기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닭이 포란을 할 때 전란(알을 뒤집거나 굴리는 일)을 하는 이유는 체온이 알의 윗면에만 전달되기 때문에 알을 뒤집어 알 전체에 열을 고루 전달하기 위함으로 알고 있었는데, 또 어떤 이는 알을 운동시켜 건강한 병아리로 태어나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이야기를 하여 병아리 카페에 질문을 올려둔 상태입니다. 짐작컨데, 알을 운동시킨다는 얘기는 인간이 상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