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0_1주차 은티→(배너미재→희양산)→지름티재→은티
2007년 4월 29일 (일요일) 맑음
▶ 개요
◎ 4월 29일(일)
-. 04:10 기상
-. 05:05 점촌 출발
-. 05:59 이화령
-. 06:46 은티마을 주차장 출발
-. 08:00 배너미재(마루금 회복)
-. 08:29 888봉
-. 08:49 성터
-. 09:18 희양산
-. 10:38 지름티재
-. 11:32 은티마을 주막(출발 : 12:14)
-. 13:12 연풍면 원풍리 개울에서 중식
-. 13:50 수안보(출발 : 15:10)
-. 15:28 이화령
-. 18:50 울산
▶산행기
-. 04:10 기상
-. 05:05 점촌 출발
24시 김밥천국에서 된장국으로 요기를 하고 김밥을 두 줄 사서 출발이다.
점촌이 생각보다는 번화한 도시이다. 점촌이 독립된 행정기관으로 조그마한 시골 읍내쯤으로 상상했는데 이제는 문경과 통합되면서 문경 시로 되었단다. 어제저녁을 유 했던 상주보다 더 도시 풍이다. 찜질방 규모나 시설만으로는.....
-. 05:59 이화령

(이화령에서 바라 본 문경쪽 일출)
점촌을 빠져 나오며 신설 3번 국도를 피하고 일부로 구 도로를 고집하여 이화령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조령산 자락에서 막 아침 해가 솟는다. 뱀처럼 휘어지며 나란히 달리는 도로 너머로 잣밭산 축제가 벌어지는 문경의 조령관문이 환하게 내려다보인다. 지난번 조령산 구간의 날머리 소공원 등나무아래에는 대간 비박 팀들이 막 일어났는지 침구를 개고 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괴산 쪽으로 넘어가니 큰 휴게소와 운동장 같은 주차장이 전망대 노릇을 한다. 뭐 굳이 바쁠 것은 없고 유유자적하며 유랑객 행세를 하여본다. 충청도를 내려다보니 역시 이화령 터널을 빠져나온 고속도로와 3번국도가 시원하게 나란히 달린다.
꼬불꼬불 이화령을 내려서자 연풍면 소재지 초입이고 그 옛날을 돌아보게 하는 시외버스 직행 정류소 목조 건물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
면소재지를 지나고 중부고속도로 교각을 빠져나가 비좁은 시골길 포장도로를 잠시 지나자 은티마을 입구 이고 휴게소 앞 마당의 텅 빈 주차장에 도착한다.
-. 06:46 은티마을 주차장 출발
(은티마을에서 올려다 본 지름티재)
주인아저씨가 가게 문을 열기 시작하여 주차비 3,000원을 지불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희양산으로 향한다. 이 마을과는 무슨 인연이 깊은지 두 번을 다녀 갔고 오늘이 세 번쩨이다.
-. 08:00 배너미 평전재(마루금 회복)
(마루금을 회복하여 만난 삼거리 이정표)
지난번 내려섰던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주변은 눈에 익었고 새싹이 솟아나는 삼포를 지나 나무 지붕에 잔디를 심는 요상한 집도 지나서 줄 딸기 꽃이 이제는 시들어가는 소로를 벋으나 본격 계류 따라 올라간다.
자연 그대로의 계곡수를 물통에 담으며 목을 축이고......
제법 가파르다. 지난번 이렇게 오래도록 내려왔나? 아! 이래서 다음구간을 버리기미재에서 출발하여 북진으로 하였지.
땀이 송송 맺히기 시작한다. 오늘 역시 혼자라는 자유를 만끽하며 외로움을 잊고자 소나무 숲길을 지나 씩씩하게 마루금을 회복한다.
그러자 내가 진행할 희양산 방향에서 인기척이 나서 놀란다.
단독 대간 꾼이다. 인천에서 와서 연풍에서 자고 지름티재에서 올라왔단다. 그도 내가 반가운지 증명사진부터 한 컷하여 달란다. 서로 상대를 촬영하여주고 건투를 빌고 헤어진다. 단독꾼들만 만나면 그들의 용기와 인내가 부럽다.
-. 08:29 888봉
(바위를 품고 자라는 소나무)
오른쪽으로 아침에 지나왔던 3번 국도를 내려다보며 널널하게 오르내린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분다. 888봉쯤을 지나간다. 별 특징이 없는 봉우리들이라 손목고도계로 짐작만 하며 올라선다. 큰 바위를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뿌리를 어떻게 내렸을까?
또 앞에서 인기척이 난다. 이분도 홀로 하고 있다. 경주에서 왔단다. 그러면?
아침에 이화령을 넘으면서 휴게소에 애마를 주차하는 중에 대간 꾼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나의 울산넘버를 보고는 경주사람이라며 고향사람을 만난 듯 하더니 그분의 일행이다. 그분이 친구를 버리기미재에 대려다 주고 자기는 이화령에서 출발을 한다고 하더니 바로 그분이다. 이분들은 특이하게 두 분 이서 마주보고 달려와 서로 스위치 하고는 차량을 회수하여 귀가를 한단다. 재미있겠다.
-. 08:49 성터
(희양성터 : 앞선 차주에서 탈출 지점)
드디어 희양산의 정상과 암벽 군이 눈에 잡힌다. 폴짝 건너 뒤면 닫을 듯 하다.
산죽 사이로 성벽의 흔적이 나타나고 바위군을 내려서자 지난번 탈출을 했던 산성터 이다.
그동안 이 구간을 남겨두고는 마음 한 구석이 많은 미련으로 못내 아쉬웠는데 이제야 그 여운을 말끔히 씻는다.
-. 09:18 희양산
(희양산 갈림길 : 왼쪽이면 지름티재 오른쪽 산성터)
(희양산을 오르며 바라 본 구왕봉)
(지난 차주에 지나온 마루금:왼쪽 장상봉, 중간:악휘봉, 앞쪽 주치봉)
다시 산죽사이 오름길이다. 이제는 더욱 바쁠 것도 없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자 시린 손을 참아가며 악전 고투 끝에 힘들게 올라섰던 희양산과 지름티재의 갈림길 이다. 지름티재로 내려가는 밧줄을 보자 그때가 생각나며 머리카락이 솟는다.
바위지대를 지난다. 오른쪽의 아침 햇살을 온 전신으로 받고 있는 구왕봉의 암릉도 또한 좋은 눈요기이다.
오른쪽으로 장성봉으로부터 휘돌아 지나왔던 악휘봉, 구왕봉까지의 마루금이 신록으로 눈이 부시고
걸음을 더 이상 뛰어 놓지 못하게 부여잡는다.
바위위에 퍼질러 앉아 세상이 내 것 인양 마음껏 뽐내본다.
오른쪽으로 봉암사의 도량을 내려다보며 바위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간다. 운동장 같은 너럭바위에서는 나의 그림자를 사진기에 담아 보기도 하며.....
바위지대를 지나 잠시 오름길이고 이내 희양산 정상이다.
선답자들이 만들어 놓은 돌무덤과 정상비가 도리어 분위기에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던다.

(희양산에서 내려다 본 봉암사 도량)
(정상아래의 암벽)
(암벽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이 희양산은 봉암사의 개인 사찰이라 정상비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세우지 못하나보다.
나뭇가지에 요리조리 나무토막으로 받침대를 만들어 사진기를 겨우 고정 시키고, 어제 그리고 오늘 홀로 한 이 감격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셀프로 한 컷한다.
한 발짝 조금아래 깎아 지른 듯한 절벽위에서 봉암사를 내려다보며 희열을 안주삼아 캔 맥주로 정상 정복 기념주를 마시며 자축을 한다.
‘브라보!’
-. 11:32 은티마을 주막(출발 : 12:14)
(족도리풀)
(은티마을 복숭아 과수원의 복사꽃)
(막걸리와 두부김치로 하산주 만찬)
(은티마을의 남근석)
한 무리의 산꾼들이 올라오는 인기척으로 조용하던 산중이 소란하다. 이제 정상 정복의 즐거움을 저들에게도 양보를 하여야하는 시간이 되었나 보다.
먼 훗날 북진으로 다시 도전을 하여 이곳에 서는 날 이 감격이 살아날까?
이제는 밧줄타고 내려가는 것도 즐겁다.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중에도 바위틈에 핀 엄지 손톱만한 야생화가 나를 붙잡는다.
(다녀와서 산행기를 정리하며 족두리풀 임을 알았다 : 대간.정맥 사진실 134번 글 참조)
지름티재를 지나자 이제는 자주 산님들도 만나며 내려간다.
복숭아 과수원의 붉은 꽃도 아름답고 도랑 가에 수줍은 듯 피어있는 산철쭉도 새 색시 같다.
희양산장의 모습을 담고는 마을의 개울 다리를 건너 주막집에 소반을 차지하고서는 소리 높여 외친다.
“주모 여기 두부김치에 탁배기 한 추바리!”
‘그리여 이 맛에 산을 타는 겨’
-. 13:12 연풍면 원풍리 개울에서 중식
(개교 백주년 기념행사를 하는 연풍초교)
(걸궁패의 신명놀이)
이 좁은 시골 골짜기에 100주년 이라면 상당한데? 연풍면소재지가 온통 잔치마당이다. 연풍 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총동문 체육대회가 교정에서 열리고 있다. 줄넘기, 배구 그리고 느티나무아래에서는 삽겹살 굽기 춤이 꼴깍 넘어가네.
풍물놀이 농악대는 길도 비켜 줄줄 모르고..........
나 역시 어린시절을 뒤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행복에 젖어보고 수안보로 향하다.
처음가보는 수안보에서 목욕을 하기로 작정을 하고 수안보로 향하며 구 3번 국도를 지나다 신설 3번 국도가 지나가는 교각아래 개울에서 김밥과 라면으로 요기를 하니 어디에선들 이 만한 성찬을 먹을까?
-. 13:50 수안보(출발 : 15:10)
(수안보 온천)
-. 15:28 이화령
(다시 이화령을 넘으며 바라 본 연풍쪽)
언제 다시 이 고개를 넘을 줄 모르는데.........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다시 구 도로를 고집하여 아침에 넘었던 이화령을 넘는다. 휴게소와 주차장에는 아침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무전기를 들고서 산불감시요원들만 바쁘고 나그네들은 봄볕에 전망대 의자에 앉아 자유를 만끽하며 즐겁기만 하다.
충청도를 내려다보고 경상도를 내려다보고..........
즐거움과 부푼 성취감을 가슴에 가득 담고 돌아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기위해.
-. 18:50 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