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저자는 앞에서 말더듬은 단순히 말이 막히는 현상이 아니라, 말소리 산출 관련 시스템 전반에서 일어나는 오작동 현상이라는 사실을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말더듬은 말소리 산출 관련 감독 기관인 기저핵과 수행 기관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연쇄적 반응입니다.
이 과정은 0.6초 이내의 아주 짧은 순간에 실시간으로 일어나지만, 그 내부를 구조적으로 분석해 보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됩니다.
우리 <머릿속의 기저핵은 초능력자>인 동시에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 처할 경우에는 말소리가 정상적으로 산출되지 않을 것을 실시간 미리 알고, 하위 수행 기관들에게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됩니다.
말더듬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자주 언급하게 되는 심리 상태, 즉 <예기 불안>이라는 것은 현장 감독자인 기저핵이 현재 발화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때, 이번에도 말소리 산출에 또 실패할 것을 미리 알아차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따라서 기저핵은 발동 기관을 향하여 비상사태를 선포함과 동시에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도록 긴급 명령을 발동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패하지 말고 잘하라고 선포한 그 비상사태로 인해서 발동 기관 전체에 과도한 근긴장 상태가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더 고약스런 사태를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발화자들의 경우는 각 기관들이 자동적으로 동시적 협응과 순차적 협응 작용을 수행하게 되지만, 말더듬 발화자의 경우는 이미 자연스러운 협응 상태가 깨지기 시작합니다.
근긴장 상태와 더불어 나타나는 핵심적인 변화는 <발살바 오작동 현상>입니다.
발살바 오작동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발동 기관과 발성 기관이 자연스럽게 자동적으로 협응하지 못하고, 성문 하압이 급속히 폭증하게 되고, 후두 주변을 포함한 상체 기관에 마치 쥐가 난 것처럼 통제 불능의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성문(Glottis=Vocal Cord)은 성문 하압이 통과하지 못 하게 하려고, 강력하게 폐쇄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성문이 강력하게 폐쇄되면 공기의 발성을 위한 기류가 차단되고, 발성 기관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성 기관의 상부와 하부에는 그 비상사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초순간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과도한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 결과 말소리는 정상적으로 생성되지 못하고, 발화 시도를 거듭할 때마다 과도한 힘이 들어 가면서 버퍼링 상태가 계속되고 마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발화자는 말소리를 밀어내려고 하거나 억지로 발성하려는 시도를 거듭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근긴장을 더욱더 강화시키고, 증상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현상, 즉 <노작성 폐쇄 현상>이 파생되게 마련입니다.
결국 말더듬은 다음과 같은 악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예기 불안 → 근긴장 → 발살바 오작동 → 발성 장애 → 말막힘 → 실패 인식 → 불안 강화 등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서, 기저핵의 발화 시스템 속에는 <말더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병리적 프로그램이 점점 더 강화됩니다.
따라서 말더듬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 악순환 구조 자체를 해체하고, 기저핵 속에 정상적인 발화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 핵심 정리
👉 말더듬은 “증상”이 아니라 “시스템 오류입니다.
👉 말더듬은 “순간 현상”이 아니라 “반복 구조”입니다.
👉 치료는 “교정”이 아니라 발화 시스템의 “재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