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비야 | 좋은 사람과 함께 커피 한잔을 사이에 두고 책장을 넘기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감미로운 커피향과 함께 읽는 책 한 권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준다. 바쁜 일상 속 시름을 잠시 놓아둔 채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서 책이 들려주는 따뜻한 세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바람의 딸’ 한비야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나눌 만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에세이집. 이 책엔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현장에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한비야의 맨얼굴이 드러난다. 올해 7월, 8년 6개월간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해온 국제 NGO 월드비전을 그만두고, 이제 그녀는 다시 새로운 문 앞에 섰다. 그것은 바로 인도적 지원 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터프츠대학교에서 전문적 지식을 쌓는 것. 한 시기를 통과하고 잠시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선생님이나 팀장으로서가 아니라 언니와 누나로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공부를 못해도, 취직을 빨리 못해도, 남들보다 돈이 좀 없어도, 존재 자체만으로 빛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너희는 하나하나 모두 사랑받아 마땅한 이들이야.” 그녀가 진정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사랑’이다.
한비야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발끝까지 전해지는 것은 물론, 인생 계획, 첫사랑 이야기 등 일기에서나 볼 법한 내밀하고 수줍은 한비야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녀는 긴급구호 현장에서 만난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비틀거리는 모습, 그런 그녀를 지지해준 하느님 이야기 등 진솔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흔들리는 젊은이들에게 자기 중심을 잡는 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리 현실이 고단해도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지구 공통의 문제에 대한 한비야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는 우리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푸른숲 刊. 값 1만2천원
● 오풍연, ‘남자의 속마음’
20년 외길 인생을 살았던 저자가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었던 일들을 담아낸 소설. 저자는 주먹세계에 몸담은 사람부터 전·현직 대통령까지, 밑바닥부터 최고 권력의 자리를 모두 겪었다. 이런 다양한 만남을 통해 저자는 행복은 지위고하나 재물의 양과는 상관없다는 점을 절감하고, 매일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웠다고 고백한다. 어찌 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자가 직접 부대끼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이야기가 감동을 더한다. 형님과 아우, 친구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가족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아들로, 남편으로, 아빠로 살다 보니 속으로만 삼켰던 이야기들이 많다.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연륜을 쌓은 기자의 속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노라면,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고, 이는 삶에 지친 중년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준다. 21세기북스 刊. 값 1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