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하 10도가 넘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매서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40명 가까운 많은 회원들이 산행에 참가해 주었다.
춘천에 오봉산이 있는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곳 홍천에도 오봉산이
있는건 오늘 처음 알았다.
아무리 차거운 북풍 찬바람이라 할지라도 씩씩한 우리 청우회원들의 발걸음을 막지
는 못했다.
아기자기한 오봉산을 오르고 내리기를 하다보면 마른나무 가지에서 떨어진 낙엽들
이 등산길에 수북히 쌓여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발 밑에서 바시락 소리를 내며 내 귀
에 가만히 속삭이는 소리가 너무도 정겨웁기만 하다.
바람도 조금씩 불어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뭇잎들이 애처럽다.
응달진 계곡엔 어제 내린 눈들이 그대로 남아 가끔씩은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약 2시
간 정도의 산행을 하니 산해진미와 진수성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회장에 들어서니 " 2010년 청우산악회 송년파티 " 라고 쓰인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어 나를 조금은 겁나게 한다.
도대체 송년파티를 얼마나 거창하게 하려는 것인지?
과연 송년파티는 예상대로 거창하게 시작되었다.
식순에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가 시작되는데 반주소
리 까지 함께하니 경건한 마음으로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하도 신기해서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사람이 우연히 지나가다 보면 중앙청에 근무했던 퇴직 고위공직
자 모임인줄 착각할 정도로 분위기가 너무 엄숙했다.
파티의 음식메뉴도 너무 좋았다.
삶은 돼지고기, 홍어회, 민물매운탕, 닭도리탕, 잘읽은 맛있는 김치, 새우젓, 초장, 방
울 토마토, 제주감귤. 땅콩, 마른 오징어, 맥주, 소주, 막걸리 그리고 큰 생일케익.
나는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배불리 잘 먹긴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렇게 푸짐한 음식을 장만하여 주신 회장님과 임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분들의 손길에 많은 축복이 함께하기를 빌어보았다.
식사를 끝내고 시작되는 노래와 춤에 앞서 하나관광버스 기사 겸 사장께서 연주하는 섹
스폰 소리가 너무도 수준급이다.
"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 그 옛날 차중락이 살아 생전 얼마나 멋있게 불렀던 노래인가?
버스기사 겸 사장이신 이 분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전자오르간과 섹스폰 연주로서
우리의 노래와 춤에 더 많은 흥을 불어 넣고 신나게 하여 주었다.
참으로 현명하고 영리한 사업가 기질이 있는 분 같았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2010년은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우리들의
만남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우리에게 남겨질 것이다.
우리들의 인연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일년 동안 회원님들 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신 많은
후의에 진심으로 감사 드림니다.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둔촌선생님 오랫만에 반갑습니다
산행후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의 쎅스폰소리랑
흥겨운 망년회 늦게야 축하 드립니다.
오해봉님! 내가 청우산악회 참석하는 날은 불참! 내가 청우산악회 불참하는 날은 참석!
우리는 서로가 그립기만한 운명!
둔촌선생님 다운 격려와 아름다운 후기글 잘읽고 갑니다
스타님!
요즘 자주 보게되어 반갑습니다. 송년잔치 준비하느라 수고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