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로 낙성대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 늦게 도착한 지렁이들도
있어서 편안하게 입산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거, 산바다, 정석, 란이, 라임, 필드맨,
감골, 비비, 향기,무아, 깜치,악동.선배,오정,웅이,태근,쏠라리,글고 누군가 1명 정도
더 온 것 같습니다. 남의 가방 가볍거나 말거나 내버려 둘 것이지 막걸리 3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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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2개를 기어이 무임승차 시키면 우~쒸, 악동이가 입이 대발 안 나오게 셍겼냐고~
서울대 제2공학 관 – 자운 암 능선 – 연주 대 - 랴묜 - 팔봉능선(왕관바우)- 무너미고개-
제4야영장까지 공지대로 충실하게 코스를 탔고 오정이 컨디션이 산 통 에 팔봉에서
삼성산 국기봉 ~ 칼바위능선으로 하산했으니 총6시간 도가니가 욱신욱신 거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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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한 것입니다. 관악산은 이번이 세 번째 등반인데 오물조물 아기자기 한 맛이
있는 산 같습니다. 4월인데도 잔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을 보니 등짝으로
스물 스물 추위가 올라옵니다. 리찌는 아니지만 크고 잔 바위들이 숨고르기를 할 수
있게 해줬고 작은 불을 피우든 큰 불을 피우든 터치하는 인간이 없으니 입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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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까지 기어들어가 삽겹살 출장 부패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에피타이저는 정석이표 버섯 스프에 와인 한 잔을 하고 즉석 골뱅이 무침에 마늘쫑을
싸 먹는 삼겹살이 어떤 맛인지 먹어본 사람만 압니다. 오정이가 끓여 준 해장국에
란이, 향기 표 공기 밥을 두 개나 먹었습니다. 결혼 생활 20년 차이어도 밥 차려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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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는데 산방이나 와야 제대로 된 밥을 얻어먹는 것 같습니다.
누가 저더러 산에 왜 오냐고 물으면 외로움을 잊기 위해 온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나이 먹은 친구들은 무슨 생각하고 사는지 궁금합니다. 병천, 겸양이는 불황에도
끄떡없이 잘들 사는 것 같고, 생전 걱정거리도 없는 태웅, 정석이 그리고 여친 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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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행복해 보입니다. 그래서 악동이가 군중 속에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것인지 아,
더럽게 외롭고 만요. 밤마다 수절 하느라 외롭고, 낮에는 행복해 보이는 피플들 때문에
괴롭습니다. 마을버스 전세 내 낙성대까지 타고 내려와 횟집에 뒤풀이로 뭉쳤습니다.
산지기 유아 겸양이가 조인트해서 광어 두 사라, 회 무침 大4개 술은 무한대로 퍼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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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울 산방에서 메이드 된 유아, 솔나리 커플에게 좋아 보인다고
맨-트를 날렸더니 주저 없이 행복하다고 대답합니다. 깜치가 사당동에서 25년 살았다면
누가 믿겠습니까/ 깜치야,넌 누가 ‘웨어라유 프롬?’하면 남미나 아랫녘에서 왔다고 해라.
정석, 깜치, 악동 세 명이서 노래방 땡땡이 치고 당구 한 판 까려고 작정했는데 쳐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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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돼서 쉽지가 않습니다. 노래방에 질질 끌려갔다가 무아 노래 들으면서 무아지경에
빠졌고 기분이 더 꿀꿀해져서 집에 들어와 잤습니다. 아, 불쌍한 내 청춘이여!
2011.4.2.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