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22구간(윗갈치-비룡산-금강산-장군산-수랑재-물래산-팔봉중교)
1.일시:2013년 3월 30일 토요일
2.참가인원:하늘님 그윽한미소 그리고 나
3.날씨:천변만화한 날씨였다. 산행 시작할 때는 그런대로 시계도 확보되었는데 오후 들어서면서 진눈깨비에 눈보라까지, 사계절의 맛을 톡톡히 봤다.
4.산행시간:08:45:29~16:12:49(07:27:20)
이동및 도상거리:17.83km, 16.56km
평균속도 휴식포함:2.39km
휴식제외:3.07km
고도:341~35m
오르막 거리, 속도:9.02km, 2.99km
내리막 거리, 속도:8.51km, 3.05km
휴식 횟수:3회, 01:39:06
출발
이번 산행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위성의 수신을 받아 우리가 지나온 거리와 고도, 속도, 휴식시간까지 한치의 오차없이 적용되는 어플을 받아 산행에 적용해 보았다. 제대로 된 산행기가 탄생하는 순간이지만, 산행에 대한 내용만 쓰자니 밋밋하여 맛이 없을 것도 같고, 신변잡기를 쓰자니 산행기 본래 의도가 퇴색되 가는 것도 같고, 아무튼 이둘을 잘버무려 양변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길을 가고자한다. 사실 말이 중도의 길이지 석가모니 부처님도 일생을 바쳐 찾아낸 중도의 길을 단지 이빨만 가지고 무조건 간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만,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중도는 여기 찝적 저기 찝적,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이것도 알지 못하고 저것도 알지 못하는, 그런 차원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양변을 아울러 섭렵한 자만이 그 중간에 서서 양변을 호령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양변을 아는 자 만이 중도에 설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중도의 길일 것이다!
시이소를 타면서 나도 가보려 한다 신변잡기와 전통 산행기의 중도에 서서...
스마트폰으로 이렇게 위성으로 위치를 수신받아 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것이 지금은 당연한 일이지만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gps 위성 수신기가 몇 십만원하던 때 누구나 사용할 수도 없는 물건이었고, 갖고 싶어도 갖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러던 gps 수신기가 말그대로 개나 소나 다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물질 문명의 파고는 점점 더 높아만 간다.
이물질 문명 덕에 우리의 뇌세포는 분화를 멈춰, 기억력이 퇴보되고 우리의 동물적 위치 감각도 한낫 기계에 의존하게 되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반드시 있게 마련이기에 여기서도 중도의 자세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아무튼 치우친다는 것 한쪽으로 기운다는 것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불안하고 불길하다.

이번 산행때 스마트폰으로 위성에서 위치 전송을 받아 금북정맥의 지도위에 구현한 사진이다. 파란 실선이 원금북정맥길이고 분홍색 실선이 우리가 지나 온 능선상의 궤적길이다.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위성에서 gps 위치 추적하여 점으로 연결된 그림이다. 정맥길을 이탈하여 용두고개에서 평풍산까지 왕복 알바한 궤적까지 적나라하게 나와 있고, 정맥길을 제대로 밟고 있는지도 명확하게 보인다.

이것은 우리가 지나 온 궤적을 연결한 그림이다.

서산터미널에서 윗갈치까지 택시로 이동함 택시비 5,000원? 바람이 약간씩 불어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사격장이라고 팻말이 되어 있는데 국궁장인 것 같다. 양궁장은 사대가 이렇게 멀지 않으니 국궁장이 맞을 것이다.
똥개 한마리가 짖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서리고 있다. 본분을 지키자니 수상한 인간들은 아닌 것 같고 안지키자니 밥값을 못할 것 같으니 은근슬적 시야에서 사라진다.

생강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꽃이 비슷하나 생강나무가 먼저 피는 것으로 알고있다.
더 궁금한 분들은 도감을 펴보시든가! 꽃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설명할 수 없는 차이가...

'양지꽃'으로 지혈 설사 이질에 효능이 있다고 하며 연한 잎은 된장이나 간장에 무쳐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자주 괴불주머니 현호색!

진달래가 참았던 봄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게 꽃인거 같다! 참나무 꽃이 마른 것! 갈참, 졸참, 상수리, 도토리, 신갈 꽃중에 하나?

오전 9시 57분 간식.

예쁜 꽃들이 다투어 피고있다! 이꽃은 무슨 꽃인고? 산자고!

비룡산에서 갈라지는 망일 지맥 분기점 도착 오전 10시30분.



이제는 바다가 대놓고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가 보이는 사면에는 바닷바람이 거침없이 볼을 때린다. 이바람 안에는 지난 겨울의 찬기운이 오는 봄을 시샘하는지 약간의 여운을 담고 매콤하다.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늘름한 봉우리가 팔봉산으로 정맥길에선 약간 비켜나 있다.

마전과 용암을 잇는 시멘트 도로.

산 능선을 장악하고 있는 느티나무.

금강산 도착 오전 11시 27분.
이름은 훌륭한데 경치는 팔봉산에 밀리는 것 같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을 잡으면 팔봉산과 연결되는 팔봉지맥 능선길이고 직진길이 정맥길이다.

심신이 지친 '하늘'님이 뒤따라오며 간식 먹고 가자는 것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조금만 더 조그만 더 하다가 결국 찾지를 못하고 등산로에다 상을 폈다.
오늘은 젓가락 걱정은 안해도 될 듯 싶다. 점심을 못먹을까 저어해 다들 지참한 것인데, 먹는 것은 참말로 좋은 것이여!
다음 산행때는 내가 도토리묵이란 무엇인가 본때를 보여주마! 미소야!

장군산 도착 12시 40분.

수랑재로 32번 국도가 지나가는데 이곳에서 왼쪽 길을 잡아 200m정도 내려가면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지하 차도가 나온다.

서산 육쪽 마늘밭.

우리가 지나 온 건너편 길로 오른쪽 끝에 있는 암봉이 장군암인 것 같다.

물래산 도착 오후 1시 28분.
이산에서 직진길을 잡지말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을 잡아야 원정맥길인데 어느 누구 하나 물래산 표지판을 보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직진길을 따라 검걱산 정상까지 알바를 했다.

평풍산을 지나 능선 끝자락에 있는 산이 검걱산인지 아니면 검걱산의 다른 이름이 평풍산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앞에 탁 트인 길이 당연히 정맥길인줄 알고 어느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은 크게 허를 찔린 것이다.

다시 돌아와 찍은 물래산 사진으로 이때가 2시 32분, 그러니까 정확하게 1시간 4분을 알바를 했다.
한마디로 금북정맥에게 눈 뜨고 당했다!

눈보라는 라면위로 하염없이 내리지 땅바닥은 진눈깨비로 질퍽 질퍽하지 알바 1시간에 짜증 왕짜증은 밀려오지, 그러나 여지없이배는 고프고 우리는 또 우리의 인생고를 해결해야 한다 알바의 추억을 뒤로 하고...

진눈깨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이런 산까지 다 세면 우리는 산을 5,000개도 더 넘었다.

아까 수랑재에서 넘어 왔던 32번 도로를 다시 되건너 가는 지하차도.

오늘은 똥개와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이 똥개는 아까 똥개와 달리 고심의 흔적 또는 개념도 없이 고요한 시골길을 찢을듯이 짖어대고 있다.
한마디로 싸가지가 바가지인 똥개다 선전포고도 없이 짖어대니...

진장1리 팔봉중고 앞 버스 정거장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지금 시간이 정확히 4시다. 태안에서 서산으로 나오는 버스가 4시 15분에 있어서 그걸 타고 서산터미널로 나왔는데,
버스는 우리 이외의 승객은 없다. 서산까지 시내버스비만 내고 시내버스를 대절해서 호젓하게 우리끼리 왔다.
서산터미널에서 5시 40분 차를 타고 강남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0분경이다.
'하늘''님은 뒷풀이 참석이 어려워 보내드리고 우리는 '딱선생'과 '바람'을 만나기 위해 보문역을 향해 달려갔다.
일단 산낙지에 소맥으로 한번 말아 먹고...
해물찜으로 직입해 들어 갔는데, 가격 대비 맛은 평이하고 기억에 남는 것은 깔끔한 실내 분위기다.
결과적을 판단하건데 가격 대비 아니라는 것이고 이정도의 재료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평점으로는 중하 정도다.
'바람'은 계속 이 정도면 괜찮치 않는냐 하는데, 아무리 나와바라라고는 하지만 아닌건 아닌 것이다.
음식을 먹고 '바람'의 새집으로 가서 집구경을 하고는 당구 한게임으로 마무리했다.
오늘은 '바람'이 당연히 나와바리 안마당이라 이기리라 생각했는데, '딱선생'이 되살아 나와 부동의 일등을 했다.
'하늘'님을 비롯해서 '미소'까지 오늘 진눈개비 휘날리는 굿은 날씨에 고생했읍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시
첫댓글 양수겹장! 중도의 진수! 중용의 조화!! 많이 기대된다.후세에 멋진 작품이 될수도 있겠구나!! 진눈깨비 흩날리는 날씨에 고생 많았다..하늘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중도의 중자도 모르면서 주둥이로만 나불거렸다. 입으로 지은 업보가 하나 더 늘었다. 아무튼 고생했다!
하늘이가 얼어죽는줄 알았다던데..
그래도 사진엔 봄이라고 벌써 꽃이 올라오네요.
언제나 감칠맛 나는 청학님의 산행기가 이제 새로운 지침을 따라 더욱 맛있어지겠네요.
신무기 앱을 가지고도 알바를 멋드러지게 하시다니.ㅋㅋ
저는 벌써 토욜에 수업 잡은걸 후회하고 있답니다.ㅠㅠ
마지막 금북날 바람님도 딱선생님도 꼭 오세요...
오는 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봄은 내년 올 봄과 또 다릅니다. 생각나면 행동하시면 됩니다 후회없이!
산행때 뵙지못한 딱선생님, 바람님 동영상으로 뵈니 반갑네요.
마지막 구간에서는 모두 나오시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