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가 쫓아낸 아레나도, 올스타전에서 친정팀 팬 환호 받았다
차승윤 입력 2021. 07. 14. 21:00
세인트루이스 3루수 놀란 아레나도. 사진=게티이미지
놀란 아레나도(29)가 친정에서 펼쳐진 올스타전에 나와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아레나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콜로라도에서 처음 열리는 올스타전인만큼 이날 경기는 현지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사했다. 전날 홈런 더비에 주전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가 출전했고 올스타전 당일에는 팀 역사상 최고의 스타로 꼽히던 래리 워커와 토드 헬튼이 나란히 시투와 시포를 맡았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현역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아레나도가 선발 출전해 친정팀 팬들 앞에서 쿠어스 필드의 3루 자리를 지켰다.
아레나도는 지난해까지 콜로라도의 주축이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과 불화 끝에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콜로라도에서 뛴 8년 동안 친 홈런만 235개에 달한다. 콜로라도 시절 8년 동안 홈런왕 타이틀 3회, 실버 슬러거 4회, 올스타 5회, 골드 글러브 8회, 플래티넘 글러브 4회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군림했다. 그러나 우승 도전이 아닌 리빌딩 과정에 들어선 구단 수뇌부와 갈등 끝에 결국 지난 2월 세인트루이스로 둥지를 옮겼다. 별다른 대가도 없이 세인트루이스에 연봉까지 지원해주는 굴욕적인 트레이드였다.
비록 팀을 떠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프랜차이즈 스타 아레나도를 기억했다. 별다른 활약은 없었지만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그를 맞이했다. 미국 AP 통신은 “아레나도가 더그아웃에서 타석으로 나왔을 때, 또 수비 위치인 3루에서 현장 인터뷰를 할 때 4만9184명의 관중이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면서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레나도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찾은 많은 팬들도 증거물이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올스타전 현장에서 1000명의 관중을 조사해봤다”면서 “무려 122명이 아레나도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 중 100여 명이 콜로라도 시절 유니폼을 입고 왔다”고 전했다. 콜로라도 외야수인 찰리 블랙먼은 39벌, 올스타를 앞두고 가장 주목받은 오타니 쇼헤이는 29벌이었다.
아레나도도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때로는 노력해도 눈에 띄지 않곤 한다. 때로는 해왔던 일을 인정받고 싶다. 언제든 그럴 수 있고 무슨 일이든 그럴 수 있다”면서도 “난 팬들에게 감사받기를 원하진 않았지만, 그들이 나에게 고마워한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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