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Jazz of Mine 4 : Keith Jarrett >
뒤죽박죽.
간만에 몇 안 되는 CD들을 정리했습니다.
엉뚱한 곳에 들어있는 녀석들은 집으로 돌려보내고 지저분한 녀석들은 좀 닦아도주고.
가끔 CD정리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리 도중에 시선이 마주치면 꼭 한번 듣고 나서야 정리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보통은 사람이 자켓 그림에 들어있어 정면으로 시선을 주는 음반들이지요.
-뭐, Bill Evans Trio의 "Potrait in Jazz"나 전에 말씀드렸던 Laura Fygi의 "Bewitced" 혹은 Keiko Matsui나 Chet Baker의 몇몇 음반 등.
(이렇게 놓고 보니 음반 자켓이란 참 단순하군요.
사람, 풍경, 그림이 다 비슷비슷한 듯.
-사람을 예로 들자면, 노려보거나 비껴보거나 연주하는 모습 정도가
될까요.
이 정도의 자세 분류로 끝나는.)
이번에는 이, 앨범 안 시선이 매력적인 음반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귀여운 두 소녀가 이국적인 거리에서 활짝 웃으며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Keith Jarrett의 "My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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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ong"은 유럽 레이블의 대표격인 ECM에서 나온 앨범입니다.
일단 ECM레이블이 붙은 음반은
진보적이고 실험적이며 다른 레이블보다 음질이 뛰어나다,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의 특징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레이블입니다.
명상적인 음악도 많고 약간은 신비스럽기도 하지요.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Pat Metheny, Keith Jarrett, Chick Korea,
Jan Garbarek, Carla Bley (아, 이 분은 ECM이 아니던가... - -a) 등의
걸출하고 개성있는 스타급 아티스트들이 활약한 레이블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미약한 스윙감 등은 어느 정도 지적을 받기도 했지요.
그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매니아들만 듣는 음악으로 인식된 적도 있었구요.
(이것 때문에 ECM음악의 재즈성-재즈성, 이란 게 뭔지 저도 궁금하지만서두-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습니다만,
스윙이 재즈의 전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 ...따라서 스윙을 중점으로 하는 분들은 그다지 ECM레이블 음반을
많이 듣는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적이고 클래시컬한 녹음방식과 탈 미국적인 재즈의 개발,
각국의 민속음악과 재즈의 결합, 갖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앨범재킷, 비상업적인 음반 기획 등은
ECM을 유럽의 대표 재즈 레이블로 성장케한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그 이외 유럽 레이블로는, 국내에서 요즘에 단기간 사이에
'뜬' 레이블인 "드레퓌스"
-마치 앨범 재킷이 짜가 음반같음. 그러나 실은 유명 화가가 낙인까지
찍은 '작픔'들이라고 하네요. - -;-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네요. 이쪽 유럽 레이블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설명을 덧붙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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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때문에 서두가 길어진 듯.
이번에도 Keith Jarrett의 태어나고 살아온, 별 도움도 안 되는 얘기는
생략.
(죄송합니다. 사실 별로 아는 것도 없구요. ^ ^;)
Keith Jarrett의 경우는 최근 '한물 간' 아티스트입니다.
(나쁜 얘기가 아니라,
94,5,6년을 전후로 워낙 활동이 뜸해서
-건강이 별로 안 좋다는 근거없는 소문도 있고-,
이제 팬들도 그가 재즈계에 남긴 업적들을 슬슬 정리해볼 때가 되었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견해가 담긴 뜻으로 받아들이시길.
사실 지칠 때도 되었지요, 살아있는 동안에 근 100장에 가까운 앨범을
낸 몇 안 되는 재즈 아티스트 중 하나인데.)
Keith Jarrett 음악의 특징은 클래시컬한 연주와 뛰어난 즉흥성, 이라는 상반된 두 성격에서 출발합니다.
한 곡이라도 그의 곡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ECM다운 연주가 그 겉을 이루고 있는 동시에, 속으로는 주요 테마들만 미리 잡아두고 나머지는 악보없이 모조리 즉흥성으로 채워버리는 연주가 이루어집니다.
(물론 그 즉흥성도 매우 ECM적이라 즉흥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듭니다. 어찌 들으면 마치 뉴에이지 음악같지요.)
하지만 공연음반(개인적으로, 감탄은 하지만 재미는 별로 없다고 느끼고 있는 쾰른 콘서트 음반이나 기타 등등)을 듣다보면,
그의 즉흥성이 다른 이들과는 별도의 과정을 거치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 여기에서는 이 콘서트 음반의 곡들은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Keith Jarrett는 70년대 이후 가장 독창적인 연주방식을 소유한 재즈피아니스트라 불리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클래식 고전을 재즈식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Bill Evans
등이 보여준 피아노 트리오를 현대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 솔로 재즈 피아노의 개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해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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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드릴 음반인 "My Song"은 1978년에 발매된 것입니다.
ECM 레이블이 98년인가 99년 쯤에 국내 발매되기 시작했으니까,
라이센스 음반은 그때쯤 나왔겠네요.
(조금만 더 참을 걸 괜히 돈만 더 주고 샀다는 후회를 - -;. 물론 대만족한 음반이지만.)
하지만, 드물게도 이 음반은 수입음반 시절에 국내에서 성공한 ECM
레이블 음반으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손꼽힙니다, 의 표현이 아니라. 왜냐하면 언제 성공했었는지 저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 -;)
덕분에 Keith Jarrett은 물론이고 섹소폰을 연주한 Jan Garbarek까지도
유명세를 탄 것은 물론이고,
ECM레이블을 한국에 결정적으로 널리 알린 공로까지 한 음반입니다.
느끼셨겠지만 주목할만한 연주도 뒤 두 사람에 대한 것입니다.
(베이스와 드럼에는 죄송.)
Keith Jarrett은 화음보다는 일일이 음을 다 늘어놓는 독특한 연주
(요즘에는 많이들 따라 하죠.)를 보여주는 동시에
퍼커션마저도 서정적으로 다루는 연주를 보여줍니다.
또한 Jan Garbarek은 모범생처럼 딱딱하고 표준적인 방법부터 프리(개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하는)에 가까운 방법까지,
그때그때에 맞는 적절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물론 베이스(Palle Danielsson)나 드럼(Jon Christeinsen)도 멋집니다.
제가 강조를 못하는 것은 단지 제 주의가 산만한 탓이지요.
게다가 위 피아노와 섹소폰 두 분이 워낙 뛰어난 이유도 있고.
이 음반 들으신 분들 중에 베이스와 드럼에 감상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길.
(제가 생각하기에, 이 음반에서는 드럼보다 베이스가 조금 더 튀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끝으로,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들을 올립니다.
앨범 재킷 사진은 역시 없음.
(저번에 블루노트님께서 올려주신 관계로 버릇이 들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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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ith Jarrett : My Song "
01. Questar
02. My Song
03. Tabarka
04. Country
05. Mandala
06. the Journey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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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느끼는 바, 그리고 이번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혹은 앨범
자켓 사진 파일 등)들을 서로 나눴으면 좋겠네요
-댓글 달아주시길.
* 보태기 1
: 재킷 사진을 Keith Jarrett이 직접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 기회에
알아보았습니다.
"COVER PHOTO : KEITH JARRETT"이더군요.
흠, 사진까지 이리 감각적으로 찍으시다니.
* 보태기 2
: 가지고 있는 Keith Jarrett 음반이 두 장 뿐이라서 편견 가득한 글이
되었을지도.
양해바라시길.
사실, 두 장 갖고 있는 아티스트도 거의 없답니다, 가요 외에는. - -;
*보태기 3
:새 다음 까페 html 글쓰기가 매우 까다롭군요.
익숙해지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 - -;
그럼 다음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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