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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5
벽파진 푸른 바다여 너는 영광스런 역사를 가졌도다. 민족의 성웅 충무공의 가장 외롭고 어려운 고비에 고작 빛나고 우뚝한 공을 세우신 곳이 여기더니라. 옥에서 풀려 나와 삼도수군통제사의 무거운 짐을 다시 지고서 병든 몸을 이끌고 남은 배 12척을 겨우 걷우어 일찍 군수로 임명되었던 진도 땅 벽파진에 이르니 때는 공이 53세 되던 정유년 8월 29일 (……) <충무공벽파진전첩비>
1597년 음력 8월 29일 이순신 장군이 해남 어란진을 떠나 진도 벽파진에 진을 쳤다. 이곳에서 16일 머무르는 동안 사흘은 비가 내리고, 나흘은 바람이 불었다. 맏아들 회와 함께 배 위에 앉아 눈물도 지었다.
9월 15일 이순신 장군은 해남 우수영으로 진을 옮겼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병사들에게 남겼다. 그리고 그다음 날, 명량해전에서 왜적을 크게 물리쳤다.
진도에 '명량대첩로'가 있다. 명량해전이 벌어진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이다. 벽파항에서 울돌목까지 약 11km 이어진다.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명량대첩축제가 열리는 진도에 갔다. 425년 전 이순신 장군이 지나갔던 바다를 바라보며 명량대첩로를 걸었다.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는 고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