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관 복장과 관 크기 관련
김 추기경 관의 크기는 일반적인 장례에 사용하는 관보다 세로 길이가 좀 더 길게 230cm로 미리 제작됐었다. 주교관(主敎冠)을 쓰고 입관될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실제로 로마의 지하성당 성직자 지하 묘지의에 안장되신 주교님들의 경우 주교관을 쓰고 입관되신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주교가 선종하고, 관에 모셔질 때의 부장품 등에 관한 전례상의 규정은 없다. 그 나라의 장례 풍습이나 당시 시대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본인의 유언이 있었다면 분명히 따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입관 때 복장에 관한 전례상 자세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김수환 추기경의 입관시 주교관, 주교십자가, 추기경 반지 등을 함께 입관하게 될 경우를 위해 관의 크기를 좀더 길게 미리 준비했었다. 이 관은 그동안 노환으로 여러 번 위독한 고비를 넘기는 과정에서 미리 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장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기경님이 생전에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더 검소한 삶을 사셨음을 알게 됐다. 장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기경님 생전에 이런 검소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정진석 추기경님께서도 김 추기경님의 평소의 삶에 걸맞게 모든 장례 절차를 간소하게 하도록 하셨다. 김 추기경님의 유지를 받들어 주교의 권위를 상징하는 주교관, 주교반지는 물론, 주교십자가, 둥근 모자인 주케토 등은 입관예절에 포함하지 않고 사제복과 평소에 기도하시던 추기경님의 나무 묵주만 가지고 입관하게 된 것이다.
2. 정진석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장례 교황특사로 임명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주한 교황대사를 통해 19일 정진석 추기경을, 김수환 추기경 장례 교황특사로 임명했다.
교황님께서 교회 행사에 특사를 보내는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다. 예를 들면 2007년 2얼 서울에서 열린 ‘세계병자의 날’ 행사에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바라간 추기경을 교황특사로 임명, 한국에 파견한 적이 있다.
한편 주한 교황대사를 통해 이번 김수환 추기경 장례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특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대답을 들었다. 교황님께서 특별히 이번 장례에 정진석 추기경을 교황 특사로 임명한 것은, 김 추기경님이 세계 추기경단중에서도 최고령급인데다, 김 추기경님의 삶과 업적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미사는 교황님께서 직접 장례를 집전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 공식 용어로 교황장이라는 용어는 없지만, 사실상 교황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황이 위임한 이 권한은 김수환 추기경의 입관예식, 장례미사, 하관예절 등 장례와 장례 관련 전례에만 해당된다.
교황특사의 자격으로 미사를 봉헌한다고 해서 다른 의식이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단 고별예식 추도사 전에 전에 교황특사 정진석 추기경의 교황 추모사를 대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