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실전에서 바로 쓰이는 테크닉을 알아두자
릴 찌낚시에서 쓰이는 릴은 스피닝 릴이 기본이다. 만약 스피닝 릴이 아닌 다른 릴로 찌낚시를 하면 어떨까 하는 실험정신을 가지고 계신 초보꾼이 있다면, 이 순간 그런 생각을 버릴 것을 권하고 싶다. 현재까지는 스피닝 릴보다 효과적으로 릴 찌낚시를 할 수 있는 릴은 없다.
지금까지 각종 낚시잡지에 릴에 대한 기사가 실린 적은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릴의 구조를 설명하거나, 단순히 제품소개 수준의 사용법에 관해서였을 뿐, 초급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실용적인 기사는 별로 없었다.
지금부터 실전에서 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드랙 릴? LB릴?
릴 찌낚시에서 사용되는 스피닝 릴에는 드랙 릴과 LB 릴이 있다. 이 두종류의 릴은 물고기의 힘을 완충시키는 방식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드랙 릴이란 힘이 가해졌을 때 원줄이 풀려나가는 정도를 스풀 앞쪽에 있는 드랙을 이용해 조절하는 릴이다. 드랙을 느슨하게 조여놓으면 스풀이 쉽게 회전하므로 낚싯줄이 잘 풀려나가고, 꽉 조일수록 풀려나가지 않는다.
LB 릴은 드랙 기능을 사람의 감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개량형 스피닝 릴이다.
레버를 당기면 릴 내부에 장착된 디스크 브레이크가 로터의 회전을 제어함으로써, 원줄이 풀려나가는 정도를 순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LB 릴을 사용하면 물고기의 저항에 따라 원줄을 능동적으로 풀어줄 수 있으므로 더욱 다이나믹한 파이팅을 즐길 수 있다. 과거에는 드랙 릴이 많이 사용되었으나 갈수록 LB 릴의 사용 인구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드랙 릴은 간단한 조작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급자들도 별 어려움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사용이 간단하다는 게 드랙 릴의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LB 릴은 사정이 다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릴의 성능을 120% 살릴 수도 있고, 오히려 사용하지 않은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LB 릴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예비 스풀은 필수 옵션
스풀은 릴에 원줄을 감아두는 부속품이다. 스피닝 릴의 최대 장점은 스풀을 릴에서 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스풀만 바꿔주면 다른 종류의 원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릴로 두세개의 릴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릴 찌낚시를 하다보면 원줄을 바꿔줘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또한 바꿔야 할 때 바꾸지 않아서 생기는 부작용도 생각보다 심각하다. 따라서 각각 다른 호수의 원줄이 감겨 있는 스풀을 여러개 준비해야 효율적인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릴 찌낚시, 특히 감성돔낚시를 할 때 주로 쓰이는 원줄은 2.5호와 3호다. 어느정도 조력이 쌓인 전문꾼들은 이 두가지 원줄이 감겨있는 스풀을 각각 한개씩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아주 예민한 채비를 구사해야 할 때를 대비해 2호 원줄이 감긴 스풀을 따로 하나 더 준비해 다니는 꾼도 있다.
예비 스풀이 필요한 건 감성돔낚시 뿐만이 아니다. 농어나 참돔낚시를 할 때 쓰는 중형 릴에도 예비 스풀은 필요하다. 어떤 원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낚시의 효율이 달라지는 것은 모든 낚시가 똑같기 때문이다.
예비 스풀은 시중에서 따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다. 형편 되는대로 예비스풀을 구입해 다양한 원줄을 감아 놓는다면 낚시가 훨씬 자유롭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예비 스풀은 자동차의 에어콘과 같이 반드시 필요한 옵션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챔질하기 전에 역회전 방지레버 제껴라
역회전 방지레버는 로터가 줄을 감는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역회전 방지레버가 필요없는 신형 LB 릴도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그렇지 않은 릴도 많다.
또한 신형 릴이라 해도 브레이크 레버에 역회전 방지레버의 기능을 적용시켜 놓았기 때문에 원리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역회전 방지레버가 on인 상태(일반적으로 왼쪽으로 제껴져 있는 상태)란 원줄이 쉽게(또는 전혀) 풀려나가지 않도록 조절돼 있다는 뜻이다.
제조회사에 따라서 on 상태에서도 원줄이 풀려나가는 모델도 있지만, 그런 모델 역시도 off로 돼 있을 때에 비하면 원줄이 자유롭게 풀려나가지 않는다.
LB 릴에 적응하는 첫걸음은 이 레버를 조작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 레버의 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물고기가 갑작스럽게 저항한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위험이 높다. 좀더 효율적인 낚시를 즐기기 위해 마련한 LB 릴이 그야말로 사고뭉치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역회전 방지레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챔질을 하기 전 무조건 레버를 off 상태로 만드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은 입질을 포착하고 챔질에 들어가기 직전. 꾼에 따라서는 챔질 후 대상어의 저항 정도를 봐 가면서 역회전 방지레버를 제낀다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은 어디가지나 그 사람의 습관일 뿐 모법답안이라 할 수 는 없다.
그렇다면 평소에 이 레버를 off 상태로 두고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하는 전문꾼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그 사람들의 습관일 뿐 정답이라 할 수는 없다.
역회전 방지레버를 off로 했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불편은 로터가 수시로 역회전하기 때문에 원줄이 자꾸만 릴 본체나 베일에 감긴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원줄에 보이지 않는 흠이 생길 위험이 높고, 재수 없으면 이때 입질을 받아 릴을 감지도 풀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역회전 방지레버는 항상 on 상태에서 낚시를 하고, 챔질 직전에 off 상태로 전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실전! 브레이크 레버 조작법 1
LB 릴의 핵심 기능은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해 물고기의 저항을 완충시키는 것이다. 브레이크를 어느정도로 잡느냐에 따라 원줄이 풀려나가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대상어의 저항을 봐 가며 손가락에 들어가는 힘을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자동차의 경우 초보운전자들은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는 감각이 서툴러 툭하면 급브레이크를 밟게된다. 하지만 조금만 숙달되면 곧 누구나 부드럽게 정차할 수 있게 된다.
LB 릴의 브레이크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힘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특히 초급자들은 너무 빨리, 그리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경향이 많다. 물고기가 조금만 힘을 써도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통에 물고기에게 행동의 자유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별로 큰 씨알이 아니더라도 목줄이 여에 쓸려 터지는 원인이 된다.
또한 순간적인 저항을 완충시키기 위해 브레이크를 풀어줄 때 너무 급하게 손가락에 힘을 빼는 통에, 정작 물고기의 힘을 효과적으로 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브레이크를 풀어줬다가 다시 레버를 당길 때도 문제가 곧잘 발생한다. 초보 운전자들과 마찬가지로 급브레이크를 잡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급브레이크는 원줄이나 목줄에 급격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낚싯줄이 끊어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주변에서 흔히 듣게되는 ‘레버를 잡는 순간 줄이 터졌다.’라는 말은 대부분 레버를 너무 급하게 조작해서 생긴 현상으로 보면 된다.
이쯤 되면 무엇을 말하려는 지 짐작이 갈 것이다. LB 릴의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할 때 급격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항상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레버를 풀어줄 때도 서서히, 잡을 때도 서서히. 이것이 원칙이다.
실전! 브레이크 레버 조작법 2
큰 씨알이 걸렸을 때는 물론 뜰채로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잔챙이가 걸렸을 때는 그냥 들어올리는 게 훨씬 빠르고 간단하다.
사실 감성돔낚시에 쓰이는 원줄과 목줄은 생각보다 질기고 튼튼하다. 1.5호 목줄만 돼도 35㎝ 정도까지는 무리없이 들어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낚싯대다.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걸리는 순간적인 충격으로 인해 낚싯대가 부러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낚싯대가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순간은 언제일까? 흔히 물고기를 막 들어올리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물고기가 수면을 막 벗어나는 순간에 가장 큰 힘이 걸릴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물고기를 들어올리는 순간에도 낚싯대에 무리가 가해진다. 하지만 이보다는 갯바위에 떨어지기 직전의 순간에 가해지는 힘이 더 크다. 물고기의 무게에 운동에너지까지 실려있기 때문이다.
만약 날아오는 물고기를 손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낚싯대에 가해지는 힘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숙련된 사람이라 해도 모든 물고기를 손으로 잡을 수는 없다. 이렇게 놓친 물고기는 갯바위로 떨어지게 되고, 이때 낚싯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게 되는 것이다.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들어뽕하는데 낚싯대가 부러졌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순간의 작은 실수로 낚싯대를 부러뜨렸다고 보면 된다.
LB 릴을 사용하면 ‘들어뽕’을 매우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해 물고기를 들어올린 다음, 그 물고기가 갯바위쪽으로 날아왔을 때 레버를 놓으면 낚싯대에 걸리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것이 조금만 숙달되면 웬만한 씨알은 뜰채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뜰채질이라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만큼, 훨신 더 효율적인 낚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마지막 순간에 레버를 놓아주는 동작은 뜰채질을 할 때도 중요하다. 물고기를 뜰채까지 끌어들인 다음에 레버를 놓으면 저절로 뜰채 안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 만약 뜰채질을 할 때 레버를 놓아주지 않으면 물고기가 뜰망 안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뜰채를 들어올려야만 하고, 그 과정에서 뜰채목이 부러질 위험이 높다.
한편 레버를 놓아줘서 물고기가 뜰망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회전 방지레버가 off 상태여야 한다. 만약 뜰채질 과정에서 역회전 방지레버가 off 상태가 아니라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역회전 방지레버가 off 상태가 아니라면 뜰채를 접어들일 때 낚싯대 끝부분이 과도하게 휘어져서 자칫하면 부러질 위험도 높다. 따라서 뜰채질 마지막 처리를 위해서도 역회전 방지레버를 off 상태로 만든 다음 파이팅을 벌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