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로드는 마산의 최남단 섬인 저도를 일주하는 트레킹코스다. 원래 행정구역이 마산이었는데 최근 마산, 창원, 진해의 3개시가 합해지면서 창원시 마산합포구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3개시가 통합되면서 정식 통합명칭은 창원시가 되었고 그 창원시 안에 5개의 구가 있는데 창원과 마산에 각각 2개구 진해에 1개구가 생겼다. 즉 옛 마산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로 변했고 진해시는 창원시 진해구로 바뀌었다. 따라서 저도의 행정구역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다.
저도 섬은 해발 202미터 용두산을 중심으로 사방이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이 맑고 경치가 좋다. 옛 마산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선정한 9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마도 섬을 일주하는 길을 내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거라는 예상을 한 탓인지 얼마 전에 공사가 갓 끝난 흔적이 뚜렷하다.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난 덕분에 우리나라 국민건강이 좋아져 한해 의료보험료가 4조원 절감되었다는 통계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이 일에 앞장서 좋은 코스를 개발한 덕분에 지자체는 관광객 끌어 모아 좋고 길꾼들은 건강 챙기고 의보조합은 돈 굳어 좋다. 그야말로 일석삼조... 즉, 나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 요즘의 트래킹코스다.
이곳 섬과 육지를 연결한 다리의 이름은 “저도연육교”다. 원래는 1987년 8월에 길이 170미터 폭 3미터의 철재로 가설되었는데 그 모양이 흡사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강의다리” 모습과 비슷하다하여 마산의 “콰이강의다리”라는 애칭이 붙었다. 그 덕분에 이곳에서 드라마도 촬영 되었다고 한다. 이후 철구조물이 노후 되면서 안전문제가 제기되어 2004년 그 옆에 지금의 연육교인 콘크리트 구조물이 새로 개통되었다. 한때 철거를 검토하던 구 연육교는 보존으로 방향을 정하고 인도전용 교량으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지금은 저도를 잇는 연육교가 두 개인 셈이다.
애칭 “콰이강의다리”인 구 연육교 철재난간 줄에는 여인들이 사랑을 굳게 약속하고 그 증거로 자물쇠를 채워 그 열쇄를 연육교 아래 깊은 바다 물속에 던진다고 한다. 다리의 출렁거림이 심해 서로 부둥켜안고 걷지 않으면 바다로 추락할 것 같은 공포도 느끼는 곳이다. 그래서 일까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쇄를 채우고 난후, 서로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곳이 되었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았던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판에 나중에 헤어지게 되면 바닷 속 깊은 곳에 있는 열쇄를 어떻게 찾아오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트래킹코스는 지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연육교를 건너 용두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로부터 시작한다. 난코스는 아니지만 약 한 시간가량 땀을 흘려야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능선 중간쯤 딱 한군데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 나타나는데 가까운 곳에 쇠섬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이후부터 제1, 제2, 제3 바다체험장까지는 내리막이고 사각정자를 거처 제2, 제1 전망대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섬을 일주하는 전 구간이 약 7~8키로의 거리인데 걷는데 힘이 빠진 탓인가. 마지막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도구간이 약간 힘들었다.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길꾼들이 오고가고 하는 마산합포구의 비치로드였다.
2010년12월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