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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카르카!
잊지못할 추억을 남기고 길을 나선다.
고산의 아침이라 쾌청하고 쌀쌀하다. 아니 춥다.
그래서 더 머무를 수 없다.
롯지를 출발해 야크카르카 방향으로 길을 가면서
어제부터 실컷 본 틸리초피크,캉사르캉을 다시 보기 위해
뒤돌아보고 뒤돌아 본다.
틸리초호수를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턱 밑까지 간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캉사르에서 쉬리카르카를 거쳐 야크카르카 가는 길도
환상적이다.
쉬리카르카 방향을 다시 일별한다.
머리 위에는 이런 바위산이 우뚝 솟아 있다.
이름도 없이....
'어퍼 캉사르'다.
예전에는 사람이 살았다는데 지금은 짐승들만 있고
사람은 살지 않는단다.
4,000미터를 넘나드는 곳이라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척박하다.
폐허처럼 변한 '어퍼 캉사르'에서 쉬면서 물을 마산다.
아침 햇살이 따스하다.
사진의 돌담은 짐승을 가두어두는 곳......
가이드가 길을 가기 위해 우리를 기다린다.
마낭 쪽은 아직 운무에 싸여 있다.
'어퍼캉사르'를 출발하고 있다.
이런 고원길이 이어진다.
초록의 봄, 여름, 가을엔 많은 야크들이
충분히 풀을 먹었을 것이다.
누런 산야에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이런 거친 고원에도 고산에서 자라는 식물을 재배하고
짐승을 먹인다.
마낭 쪽은 아직 운무에 싸여 뿌옇다.
아래 위가 이렇게 다르다.
저 아래 마을이 캉사르다.
캉사르캉이 마을을 수호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어제 캉사르를 지나 쉬리카르카 가면서 캉사르 마을 위에
이렇게 넒은 초지가 있는지 보지 못했는데 오늘 보니
상당히 넓은 초지와 밭이 있다.
이제 저 멀리 캉사르와 캉사르캉이 보인다.
정말 아름다운 풍광이다.
그 모습을 잊지않기 위해서인가?
오르막에 헉헉 숨가쁘게 쉬면서도
카메라 렌즈에 눈을 떼지 못한다.
샤캉언덕(?)
이제 이 고개를 지나면 쏘롱라 방향이다.
이 언덕에 간이 찻집이 있다.
밀크티 한 잔 하면서 숨을 돌리고
주변을 조망한다.
저 앞으로 실핏줄처럼 난 길이 마낭에서
곧장 야크카르카로 오는 길이다.
오늘 걸어갈 쏘롱라 방향을 보고 있다.
아주 가파른 절벽이다.
아래를 쳐다보면 오금이 저린다.
거대한 협곡 끝에 쏘롱라 고개가 있다.
내일 모래면 안나푸르나라운딩의 최대 고비인
쏘롱라를 넘을 것이다.
샤캉 언덕 위에 나부끼는 롱다!
아직 이게 타르초인지 롱다인지 헷갈린다.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샤캉언덕 간이 찻집을 하는 자매.
거친 환경에서 살지만
무공해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한다.
아주 가파른 절벼길을 걸어 내려가는 우리 일행을
후미에서 따라오는 '라잔'이 걱정이 되는 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자작나무가 절벽에 매달려 자라고 있다.
온갖 풍상을 겪으며 자랐다고 웅변하듯 키는 크지 않지만
둥치와 나무껍질이 거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샤캉 언덕 너머의 산 모습.
바로 눈 앞에 있는 것 같아도 강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만만찬은 거리에 있다.
히말라야 독수리인가?
여러마리가 아침 식사를 하러 나왔는지 머리 위를 비행하고 있다.
자작나무를 넣어 한 마리 찍었다.
역광으로 찍은 가시와 솜털이 많은 나무.
키는 작지만 아주 거칠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겠지....
향나무가 멋지게 자랐다.
인간의 눈으로보니 멋지겠지만
이 향나무는 이렇게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령이 얼마나 됐을까?
계곡 아래에도 간이 찻집이 있다.
쉬리카르카에서 야크카르카 가면서 차 마시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이 다리를 건너면 다시 오르막이다.
벌써 배가 고프다. 간식으로 감자와 주전부리를 가져온걸
언덕에 올라 먹기로 하고 사탕 하나 까서 입에 넣고 천천히 오른다.
이제 마낭에서 야크카르카 가는 길에 올랐다.
정말 기후에 따라 새롭다.
몇년전 안나푸르나라운딩 할 때는 눈이 내려 온 천지가
하얀 설산이어서 이렇게 황량한 사막같은 느낌은 없었다.
지금은 그 때와 달리 푸석 푸석 먼지 날리는 사막같은 길이다.
여기도 과자 몇 봉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할 일이 없는 이곳에서 손님이 다니는 성수기에는
이렇게 과자라도 팔아야 가계에 보탬이 되겠지.....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 야크카르카가 보인다.
오늘도 오전만 걸으면 끝이다.
높이 올라올수록 컨디션 조절을 위해 무리하면 안된다.
이 집이 외로워 보인다.
이 집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야크카르카다.
아무리 오전만 운행한다해도 힘은 든다.
지금 힘들게 느껴지는건 그동안 몸에 축적되어 있던
기름기가 다 빠져서일 것이다.
야크카르카 모습.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한가롭다.
롯지를 잡고 야외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오랜 기간 운행해서인지 쉽게 지친다.
오후에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들....
누렇게 말라 먹을 게 없을 것 같은데 쉼없이 풀을 뜯는다.
야크카르카에서 레다르 방향을 보며....
바람이 불고 추워 바깥에 돌아다닐 생각을 않는다.
돌아다닐 곳도 없지만.....
구름이 조금씩 몰려오고 있다.
산에 걸린 구름도 예쁘다.
롱다와 타르초가 펄럭이는 야크카르카....
하늘에 날고 있는 새는 매인가? 독수리인가?
바람부는 오후 엠피3를 귀에 꽂고 음악도 듣고
하릴없이 어슬렁거리며 맥주도 마시고 쉬었다.
그러다 생 야크고기가 있어 야크 수육을 해 먹었다.
우리 식으로 야크 고가와 생강,커피를 넣고 압력 솥에 넣어 삶았는데
야생의 고기라 그런지 질겼지만 그 고소함은 오래 남았다.
아침 7시20분 쉬리카르카 출발,
9시 20분 샤캉 언덕 도착,
11시 30분 야크카르카 도착.
마낭에서 나에게 한소리 들은 가이드가
그 이후로 뚱하다.
이 녀석 마낭 이후 모닝콜도 않고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않는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계속이다.
그래서 점심식사 후 조용히 불렀다.
'가이드의 역할이 뭐냐'고 하자 우물쭈물이다.
'가이드는 손님을 편안하게 모실 의무가 있는데 왜 손님이
가이드 눈치를 보게 하느냐'고 하며 고치라고 하였다.
그때서야 잘못했단다.
이때부터 가이드는 많이 달라졌다.
몰라서 그러는건지.....
한국에서 6년이나 살다와서면 한국사람 잘 알텐데,
너무 잘 알아서 그런건지......
장기 여행에서는
같이 여행하는 사람 모두(여행자든 스텝이든)
이해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여행을 망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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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히 구경했습니다. 푸른강과 그 위 다리가 인상적입니다. ^^*
네팔의 나무 다리는 나름 멋있죠...ㅋ~^^
파란 하늘과 하얀설산, 그리고 언덕의 갈색경치가 넘 아름답군요. 높이 올라야 볼 수 있는 경관이기에 언젠가는 안나와 마나슬루를 갈망합니다.
열망하면 이루어지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