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0
11시 33분 집 앞에서 마을 버스로 출발 전철 환승을 거쳐 지하철 7호선 공릉역에 12시 21분에 도착
2번 출구로 나와 원자력병원 방향을 향해 10분 정도 도보로 진행해 원자력병원을 지나면 건너 편에
산행 들머리인 공릉산백세문이 길 건너에서 손짓하며 부른다.
효성아파트 옆 백세문으로 들어서면 산행지도가 서있고 이어지는 길은 산책로와 같이 완만하고 편안한 등산로로 이어진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가을임을 알리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내리쬐는 강열한 태양이 온몸을 땀으로 적신다.
20여분을 걸었지만 너무나 편안한 길이라 오히려 힘이 솟는 것 같다.
불암산 전설을 읽어보니 우리나라 바위산은 이동하다 중간에 주저앉아 자리잡은 바위들이 꽤나 많은 것 같다.
요즘에는 웬만한 산이면 둘레길이 조성되지 않은 곳이 없다.
천보사 갈림길을 지나며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 된다.
들머리부터 한 시간을 지나서 헬기장에 도착 했다.
불암산 등산로에는 간이 막걸리 집에 여남은 집이나 보인다.
전에 같으면 시원하게 막걸리라도 한대포 하련만 아쉽다.
헬기장에서 불암산 정상까지는 1킬로 거리고 시간은 20분 남짓 걸린다.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따라 무수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소망을 가슴에 담고 오른다.
거북바위를 지나 정상부에 올라 사진 한 장 찍어 본다.
정상을 사이에 두고 장사치가 좋은 자리는 모두 선점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들 또한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수락산을 이어 가기로 마음을 다잡고 길을 물어 하산한다.
하산길은 둘레길 표지를 따라 덕릉고개를 향하면 된다 했다.
30분 정도 하산한 끝에 덕릉고개에 도착 동물 이동로를 따라 수락산을 향한다.
우편으로 군부대 철망을 끼고 15분 정도 오르면 철조망 문이 나오고 그 문을 통과해서 계속 오르면
철탑을 조금 지나서 전망도 쫗고 쉬기도 편한 바위가 나온다.
지나온 불암산이 한눈에 보이고 절벽 아래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와 땀의 흔적조차 가셔간다.
잠시 휴식 후 도솔봉을 향해 오른다
2시 35분 도솔봉에 올라 주위를 여기저기 조망하니 가슴이 뻥 뚤린다
아기자기하게 바위타기를 하며 힘들고 지루함 없이 오르다
떡허니 앞을 막는 바위가 매손으로 오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파르다
허나 백두대간의 투지를 살려 우회하지 않고 암벽을 올라서니 치마바위라는 푯말이 보인다.
인왕산에 중종의 왕후인 단경왕후 사가에서 치마를 펼처놓았던 치마바위가 생각난다.
반정으로 왕은 되었으나 반정주체인 신하들의 간원으로 사랑하는 조강지처도 지키지 못하고 폐위하고
그리워며 세월을 보낸 진성대군 중종이 안스럽다.
치마바위를 지나서 하강바위가 웅장하게 버티고 서있다.
그 너머로 철모바위, 배낭바위도 보인다.
수락산 정상을 향해 마루금을 지나며 거의 모든 바위의 정상에 올라 여기저기 조망하니 경치의 아름다움은
말 할 것도 없고 바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해 전혀 힘든 것도, 시간 가는 것 조차 느끼지 못했다.
수락산 정상을 멏년만에 밟아보니 감회가 여간 새롭지 않다.
더구나 투병 생활을 하느라 대모산과 구룡산 말고는 거의 산행을 하지 못한 실정이라 산도 그리웠고
지난 날 대간 산행을 한던 그때의 아름답고 벅찬 감동들이 가슴속에 생생하게 용솟움을 쳐서 나도모르게 울컥한다.
그토록 덥고 우기같던 여름도 지나고 시나브로 피어나는 색색에 단풍들이 가을임을 알린다.
가을이 지겹던 더위와 그칠줄 모르던 장대같던 비를 몰아 냈듯이 나의 아픔도 몰아내고, 시리고 푸른 하늘 같이,
색색옷으로 갈아 잎은 단풍 같이 아름게 내 몸과 마음을 물들이고 싶다.
하산코스는 정하지 않고 했던 산행이라 하산하기 아쉬운 마음에 장암으로 코스를 잡았다.
기차바위(홈바위)을 활강하듯 멋지게 내려와 올려보니 그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길은 등산객도 거의 없어 한적한 대간산행 느낌이 든다.
어느덧 시간도 5시가 다 되어간다.
이곳 도정봉도 정상에도 태극기가 휘날린다.
인물사진 한 장 찍으려 했더니 건전지가 떨어져 똑딱이가 미동도 않아 할 수 없이 하산한다.
내려가다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느 방향이 장암역으로 가는 길인지 모르겠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지 않던가?
난 쌍암사 방향으로 길을 잡고 하산하는데 길이 희미하다.
10여분 내려가니 바위 위로 물이 흐른다.
반가운 마음에 옷을 벗고 수건을 적혀 땀을 닦은 후 옷을 갈아 입었다.
초행길에 동행도 없고, 길도 희미한데다 시간까지 늦어 약간에 불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길을 서둘러 내려오는데 영 불안하다.
그나마 대간산행의 경험을 살려 조심스럽게 길을 찾아 내려오니 30분만에 쌍암사에 도착했다.
마을로 내려와 장암역을 물어 가는데 차도에 인도가 없어 30분을 헤매다 간신히 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중거리 코스에 산행을 해서 힘은 들었지만 마음은 너무도 즐겁고 가벼웠다.
무엇인가 큰 보물을 엇은 기분으로 가슴이 벅차고 충만이 느껴진다.
오늘에 감동이 다음 산행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