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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제 뇌졸중 투병기라는 글입니다.
참고하시어 풍경사진방 회원 여러분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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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2010년) 새벽 4시 30분 경이었다.
좁다고 저리 비키라며 집사람을 밀치고 잠자리에서 눈을 떴는데 모든 것이 이상했다. 귀에서는 끊임없이 요란한 매미 울음소리가 났다. 손가락으로 오른쪽 귓구멍을 깊숙히 긁어보았는데 아무런 감각도 없고 바스락 소리도 나지 않았다. 식은 땀이 났고 몸이 말을 듣지 않고 헤매이고 있었다. '좁지 않은데...'하며 눈을 뜬 아내가 불을 켜자 눈앞의 광경은 마치 TV에서 공중곡예하는 조종사의 세계처럼 어지럽게 마구 돌고 있었다. 이내 큰 아들도 놀라 눈을 비비며 들어왔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른쪽 눈꺼풀도 반 박자 느리게 깜빡여졌다. 말도 어눌해졌다. 정확히 혀의 오른쪽이 마비되어 굳어 있었고 입도 비뚤어졌다. 손을 뻗어 무엇을 잡고 일어서려 해도 잡혀지지가 않았다. 목, 팔, 다리가 다 따로따로 놀았다.마치 길거리의 광고용 바람 풍선 같기도 하고, 어릴 적 밑에서 줄을 잡아 당기면 똑바로 일어서고 놓으면 무너지는 장난감 인형 같다는 느낌이었다. 순간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우적대는 나를 아내와 아들이 힘겹게 끌고 지하 주차장까지 데리고 왔다. 목이고 팔이고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니, 내려오면서 기둥이나 벽에 머리를 찧기도 했다. 굳은 혀로 '119 불러, 119...'라고 하였으나 부르고 기다릴 수 없다 생각했는지, 나는 승용차 뒷자리에 태워졌고 옆 자리에서 아들이 나를 꽉 잡았다. 아직 이른 새벽, 거리의 불빛이 희미하게 들어왔으나 모든 불빛이 돌고 있었고 나의 몸은 공중에 붕 뜬 기분이었다. 5분 거리의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몸을 가누지 못하니 차에서 끌어내 휠체어에 앉히는데도 애를 먹는 것 같았다.
곧바로 MRI 촬영과 CT 촬영이 행해졌고 나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촬영 결과 뇌졸중이라고 했다. 알약 세 알 주는 걸 먹은 것 같고, 팔에 링거 주사도 꽂혔다. 옆에서 아내가 훌쩍이는 것 같았다. 전에는 남의 일 같았던 중풍, 누가 중풍이 들어 반신불수가 되어 발을 질질 끌며 팔도 굳은 채 흔들지도 못하고 딸의 부축을 받으며 뒤뚱뒤뚱 산책하더라는 등등의 말을 몇 번 했던 터이다. 한 사람이 드러누으면 집안 식구 모두 다 힘들어지고 생활은 엉망이 되며, 남의 시선 또한 부담스러워지고 얼마나 초라해질까.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증세는 좋아졌다. 누워있는데 더 이상 천장의 불빛은 돌지 않았고, 모든 감각도 원래대로 돌아온 듯 하였다. 단지 먼산을 보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을 때 눈이 멈춘 곳이 하나의 상으로 바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몇 군데 친척들에게 전화 통화를 마친 후 아내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겠다고 했다. 나중에 생각해 봐도 큰 병원으로 옮긴 것은 아주 적절한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원 A병원의 구급차가 도착했다. 아내에게 구급차를 바로 따라오지 말고 놓치더라도 천천히 별도로 오라고 부탁했다.
20년 전인가 출근 시간대에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대방동 보라매병원까지 구급차를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구급차를 따라잡는 건 비상등을 켰다 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곧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필요한 디펜더같은 위생용품도 준비를 하라고 해서 준비는 하였는데, 일어서서 걷는데 약간의 어지러움은 있으나 무리는 아니라고 해서 헤파린 링거 주사의 지지대를 밀며 화장실 출입은 마음대로 혼자서 할 수 있었다.
다음 날부터는 각종 검사가 이어졌다. X-레이,뇌혈관 조영술,경동맥 초음파,심전도, 심장 초음파 등이 이루어졌으며, 신경과와 순환기내과의 협진 결과는 뇌혈관 자체는 좁아지거나 한 것이 아니고 괜찮으나 심장 판막과 좌심실의 기능 저하로 혈전이 생겼던 것이 한 순간 떨어져 날아가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미세한 운동을 담당한 소뇌를 막았다가(소뇌경색) 개통되었고, 그러면서 주위에 흔적(상처)을 남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평행감각 등을 담당하는 곳을 피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했다.이후 항응고 약물 투여에 대한 교육도 받고 심장 조영술 및 스텐트 시술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먼저 손목의 혈관으로 검사 후 이상이 없으면 바로 빼내면 되고,시술이 필요하면 곧 이어 서혜부를 통하여 시술한다고 하였다.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내 몸은 이미 맡겨진 상태이다.그 다음날 심혈관 조영술이 시작되었다. 우선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스텐트 시술이 꼭 필요한 것인 지 확인하기 위하여 손목의 혈관을 통해 카테터라는 것을 심장의 혈관까지 도달시킨 후 조영제를 투입하였다. 조영제 투입시 가슴이 뜨거워지고 구토하고 싶다는 느낌이 잠시 들었다.화면을 통하여서는 혈관을 따라 조영제가 뿌려지는 것이 보였다.결국 두 군데 혈관의 스텐트 삽입 시술과 스텐트 삽입이 어려운 한 군데의 혈관은 풍선확장술이 시행되었다. 시술한다고 하였지만 어디 한 군데 통증같은 것은 없었으며, 풍선확장술을 시행할 때에만 막혔던 혈관이 살아났는지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세 번 들렸다. 시술 전과 시술 후의 사진을 보니 희미했던 혈관은 또렷해졌고, 보이지 않던 혈관도 풍선확장술로 또렷하게 나타났다.나중에 병원에 비치되어 있는 자료를 보니 심장은 근육으로 만들어진 펌프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산소 및 풍부한 영양소가 있는 혈액의 원활한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 혈관 내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결국 관상동맥이 부분적으로 막히게 된다. 이렇게 나타나는 협심증을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막혀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심장근육이 죽는 심근 경색 또는 심장마비까지 일어나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이제 정확한 진단은 1. 뇌경색 2. 오래된 심근경색 3. 본태성 고혈압으로 나왔다.
시술전 시술후
시술전 시술후
이렇게 관상동맥 중재술(스텐트 삽입술, 풍선확장술 등)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하루 더 안정을 취한 후 이틀 후인 십일 만에 퇴원하게 되었다. 심장조영술의 후유증인지 퇴원 후에 사타구니와 양쪽 넓적다리에 걸쳐 두드러기가 생겨 심한 가려움증으로 며칠 고통스러웠다. 퇴원 후의 복용 약으로는 고지혈증 치료제, 심근경색 후 이차발생 예방약, 고혈압 치료제,혈소판 응집 억제제,혈전 예방제,뇌경색 후유증에 따른 어지럼증 개선제,혈관 확장제 그리고 항응고제인 쿠마딘(또는 와파린) 등을 보름치로 한 보따리를 처방받았다.보름 후 정기 검진일에 병원에 들러 채혈한 후 검진을 하였다. 순환기 내과에서는 별 특이 증상은 없는 지 90일 분의 약 처방 후 90일 후에 재검 날자가 잡혔으나,신경과에서는 혈액 검사가 약간 정상에서 떨어진다고 처방을 바꾸어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키로 하였다. 일주일 후 재검 후에 만족스러우면 다음 재검 기간은 많이 연장될 것이라고 한다.
퇴원 후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으나 차츰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이 적응하고 있다. 입원한 그 다음 날부터 쉽사리 멈추지 않는 코피가 퇴원 이틀 전까지 하루에 두번씩 쏟아졌었다. 이비인후과에서 응급조치를 하여도 그때뿐으로, 고개를 조금만 숙여도 코피는 터져서 온 종일 양쪽 코에 바세린 거즈를 틀어막고 지내야 했었다. 혈액을 묽게 해주는 항응고제를 조금 세게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항응고제를 쓰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하였다. 다행히 퇴원 후에는 코피는 한 번도 터지지는 않았다. 세면대에서 고개를 숙이면 핏물 섞인 콧물이 이십여 일 계속되더니 나중에는 핏기는 없어지고 노랗고 말간 콧물이 흘러 내리더니 언제 그러냐는 듯 지금은 깨끗해졌다.식이요법은 특별히 하고 있는 것은 없으나, 정상 체중 범위 안에 들기 위하여 몸무게를 5kg 정도 줄이는 것으로 소식을 하고 있으며, 짜지 않게 조리된 음식과 되도록이면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상추,오이,양파 등 채소는 날로 먹고 있다. 운동도 걷기 등을 땀이 나도록 충분히 하고 있는데, 등산도 무리는 없는 것 같다. 500미터 가까이 되는 동네 앞산과 뒷산도 정상까지 올랐는데, 깔딱고개에서 숨을 몰아쉬어도 크게 힘든 줄은 모르겠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자주 나고 빈도가 심해졌던 쥐도 아직까지 괜찮은 걸 보니 없어진 것 같다. 등산을 한 후 식당에서나 잠 자다가도 아무 때나 나던 쥐,특히 민망한 것은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쥐가 나 고통 속에 십여분 간을 안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꼼짝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스텐트 삽입술과 풍선확장술의 결과로 심장에 혈액 공급이 원활해졌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되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약 복용 시간도 각기 다른 약을 오전 8시, 아침 식사 후,점심 식사 후, 오후 4시,저녘 식사 후, 오후 9시로 하루에 많게는 6번을 꼭꼭 챙겨먹었어야 했었는데, 약 복용도 아침, 저녁, 취침 전으로 횟수와 양도 많이 줄어 들었다. 정기 검진일도 차츰 길어질 터이므로 생활의 불편함도 많이 나아질 것이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고가 되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뇌졸중이었으나 정말 다행스럽게 신속히 대처하고 정확한 치료를 통해 별다른 후유증 없이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질병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십여년 전부터 넓적다리, 종아리 등에 쥐가 나는 일이 많아진 것이 징조였던 것 같다.담배는 피우지 않았으며, 술은 크게 취할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즐겨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운동이란 거의 하지 않아서 과체중 상태였다.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할 때 조금 숨은 찼지만 가슴의 통증은 느끼지 못했었다. 건강검진에서도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지적되었으나 귀찮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이는 소소한 일상생활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고 싶은대로 몸을 움직이고 남의 도움없이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불행한 질병은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겠다.뇌졸중 등에 대한 증상을 정확히 알고 신속히 병원에 가거나 이송시켜야 한다. 손가락을 따거나 혈압약, 우황청심환 등의 복용은 위험하므로 절대 금해야 하고,증상이 좋아지길 기다리거나 하면 그 시간에도 뇌가 더욱 손상되며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이송시켜야 한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려면 우선 건전한 혈관을 지켜야겠다. 건전한 혈관을 지키면 현대인의 성인병이라고 할 수 있는 당뇨, 뇌졸중, 암 등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을 것이다.
평소 건강한 혈관을 지키기 위하여 하여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점검 사항 등을, 병원에 비치되어 있는 책자에서 몇 가지 발췌해 본다.
- 술을 멀리 할 것
- 반드시 금연할 것
- 운동 - 유산소 운동
- 짜지 않게 음식을 섭취할 것
- 지방이 많은 육류의 섭취를 줄일 것 등...
- 정상 체중 유지
정상 체중
[키(cm)-100] x 0.9= 표준체중
( 표준체중 + 10 %) 이상 = 과체중
체질량 지수 = 체중(kg) / 키(m) x 키(m)
< 18.5 저체중
18.5 ~ 22.9 정상
23.0 ~ 24.9 과체중
> 25.0 비만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로 평가
남자 90cm (35 인치)
여자 85 cm(33 인치) 이상 복부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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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의 증상
1.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하다.
2. 갑자기 말이 이상하다 (언어 장애 혹은 발음 장애).
3. 갑자기 눈이 안보인다. 갑자기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시력 및 시야 장애, 복시).
4. 갑자기 멀미하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다(어지럼증).
5. 갑자기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두통).
6. 의식장애
"위 그림의 환자처럼 행동하시면,
아무리 좋은 약과 좋은 의사가 있어도
뇌졸중은 재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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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힘든과정을 겪으셨군요. 신속하게 잘 대처 하셔서 다행이었네요. 아부누와스님의 체험기를 읽고 나니 건강을 위해서는
꼭 운동을 하여야겠군요. 투병기이긴 하지만 묘사력도 뛰어 나시네요. 좋은 체험담 감사히 잘 읽었어요.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글을 올려주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건강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갖게 합니다.
어려운 과정을 슬기롭게 이겨내신 아누부와스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