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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천강문학상 수상자 확정
시 부문 대상 박은영 <토구(土狗)>
시조 부문 대상 장은수 <새의 지문-빗살무늬토기>
소설 부문 대상 유정현 <안개 소리>
아동문학 부문 대상 박재광 <돌배나무 두 그루>
수필 부문 대상 정성희 <舞>
천강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권태우 의령군수)는 지난 8월 27일 제2회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접수하기 시작한 제2회 천강문학상 작품 공모에 모두 960명에 4,965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제1회 816명, 4,482편보다 많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시와 시조, 동시에서 작품 수를 각각 10편에서 7편으로 줄인 것을 감안하면 작품 수는 훨씬 늘어난 셈이다
분야별로 보면 시에 321명 2,435편, 시조에 79명에 591편, 소설에 141명에 221편, 아동문학에 동시 96명 710편과 동화 74명에 234편, 수필에 249명에 774편이 접수됐다.
심사는 비공개로 하여 엄정하고 공정하게 했다. 수상자는 예심과 본심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
각 부문별 대상은 시 부문 대상에 대전에 사는 박은영(33세) 님의 <토구(土狗)>가 차지했으며, 시조에는 서울에 사는 장은수(57세) 님의 <새의 지문-빗살무늬토기>가, 소설 부문에 서울에 사는 유정현(59세) 님의 <안개 소리>가, 아동문학 부문에는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재광(37세) 님의 동화 <돌배나무 두 그루>가, 그리고 수필 부문에 대구에 사는 정성희(45세) 님의 <舞>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각 부문별 우수상은 시 부문에 대전에 사는 도복희 님의 <숫돌>과 서울에 사는 이기호 님의 <눈부처>, 시조 부문에 전남 목포에 사는 박성민 님의 <벽>과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사은 님의 <껌이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소설 부문에 서울에 사는 홍지화 님의 <내 거울 속 달팽이>와 캐나다에 사는 김외숙 님의 <매직>, 아동문학 부문에 대구에 사는 김규학 님의 동시 <등 돌리고 자면>과 인천에 사는 조명숙 님의 <바보 토우>, 수필 부문은 부산에 사는 김혜강 님의 <격(格)>과 서울에 사는 장미숙 님의 <바지랑대>가 가각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심사 위원은 본심은 시 부문에 평론가 윤재근 님과 시인 강희근 님, 시조에는 시인 한분순 님과 시인 김복근 님이, 소설부문에 소설가 김인배 님과 박정수 님이, 아동문학에는 동시인 김종상 님과 동화작가 임신행 님이, 수필에는 수필가 윤재천 님과 정목일 님이 각각 맡았다.
한편 예심은 시 부문에 시인 이상옥 님과 시인 조은길 님, 시조 부문에 시인 하순희 님과 시인 이달균 님, 소설 부문에 평론가인 창원대학교 윤애경 교수와 소설가 김홍섭 님, 아동문학 부문에 시인 권순희 님과 동화작가 이림 님이, 그리고 수필에는 수필가인 강현순 님과 백남오 님이 맡았다.
분야별 심사평은 다음과 같다.
시는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32편이다. 본심에서 가려내는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했다. 1)쓸 데 없이 길게 쳐지는 작품은 제외한다. 2)목적 없이 우회하거나 내면화하는 작품도 제외한다. 3)언어미학에 닿지 못한 작품도 제외한다. 이런 기준을 놓고 작품을 읽는데 지나치게 심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시들이 많다. 그냥 지나가는 눈으로 시를 읽으면 실력이 탄탄해 보이고 어딜 내놓아도 뽑힐 만한 작품으로 보이긴 한데 정작 심층적으로 읽어나가면 대체로 겉도는 소리를 내는 것이 많은 것이다. 이것은 겉멋을 내는 것으로 대상에 대한 골똘한 사색이 없는 것일 터이다. 난해를 위한 난해로 가는 시편들은 울림을 주지 않는다. 난해시라 하여 울림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난해가 하나의 흐름이나 목소리를 얻을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는 난해라 하더라도 소정의 울림을 준다. 대상으로 뽑아 든 <토구(土狗)>와 우수상으로 뽑아 든 <숫돌>, <눈부처> 3편은 앞에서 제시한 기준에 비교적 안착해 있는 시로 읽힌다. <토구>는 땅강아지과에 속하는 곤충을 소재로 쓰여진 우화적 터치의 시다. ‘토구’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 일상이라 했지만 사실은 생애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난해하지 않고 ‘토구’의 특색에 맞추어 나직 나직 말하고 있다. 욕심을 크게 내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 어쨌든 ‘토구’가 살아감에 있어 대신할 수 없는 삶, 그 실존이 벗어날 수 없는 멍에라는 점을 각인시켜 준다.”
시조는 “경건한 마음이다. 천강문학상을 심사하기 전 충익사 참배부터 하였다. 천강홍의장군 곽재우 선생의 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의로운 상’을 심사하는 일이기에 예사롭게 할 수 없다. 8월 하순의 늦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는 옷깃을 여미며 정독에 들어갔다. 예심을 거쳐 넘어온 20여명 140여 편의 작품은 저마다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한 동안 정적이 흐른다. 대어를 낚는 태공의 마음으로 8편의 작품을 걸러내게 된다. 이름이 가려진 익명의 작품들을 보면서 숙독에 숙독을 거듭한다. 최종적으로 장은수의 「새의 지문」, 박성민의 「벽」, 김사은의 「껌이 내개로 와 꽃이 되었다」를 가려낸다. 장은수의 「새의 지문-빗살무늬토기」는 ‘암사동 유리벽 속’에 갇혀 ‘태곳적 숨을’ 쉰다. ‘갈맷빛 새 한 마리’로 은유된 화자는 ‘조개칼 주름 같은 그늘이 똬리 틀고/ 사선에 갇혀버린 목마른 잠 어리에/ 재우쳐 날지 못한다.’ 틀에 갇힌 일상이지만, ‘점토의 면벽’에서 ‘형형한 눈빛’으로 ‘천년토록 웅크렸던 화석의 죽지를’ 털어내어 ‘빗장뼈 세워/ 꿈결인 듯 퍼득인다.’ 관념의 노출이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단단한 구성력과 참신한 언어미학, 무리 없는 상의 전개, 현실의 아픔을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힘이 그의 시적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소설은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인 만큼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조심스럽게 밀봉된 작품을 꺼냈다. 아주 세심하게 작품을 읽어 내려가면서 더 좋은 작품이 있을 것만 같았다. 예심을 거친 작품들이기에 기본 점수를 70점으로 두고 80점 미만의 작품만을 간추리다보니 남은 작품은 대여섯 편의 작품만이 심사위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시간을 읽은 작품 중에는 대상이 될 만한 작품들이 보이지 않아 피곤함이 느껴질 무렵, 수초 속에 웅크리고 있던 한 마리의 잉어와 같은 작품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두 번씩 작품을 읽고 나서, 대상으로 단편 <안개소리>를 뽑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안개소리>는 W시로 발령을 받은 경찰관이 도시의 조그마한 아파트로 이사하여 지구대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한복의 그림을 그려놓은 것처럼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이었다. 한마디로 섬세한 기교와 탄탄한 문장력, 그리고 작품의 구성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대화문을 철저히 배제한 문장의 탄탄함이 돋보였으며 소설작법의 새로움을 보여주었다. 작가의 또 다른 <노래 중의 노래>도 수준급이었지만 <안개소리>에 비해서는 좀 쳐진 감이 있었지만 단편 두 편이 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 이었기에 중편 못지않은 무게로 느껴져, 단편이지만 대상으로 뽑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던 것이다.”
아동문학은 “‘경제(돈)는 영혼을 흔든다.’ 는 제1회 때 보다 아동문학부문에는 시상수가 줄었다. 제1회 때는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 등 7명에서 대상1명 우수 2명이었다.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고 보면 한 명이라도 더 상을 더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동시 열다섯 분의 작품 110편과 동화 열다섯 분의 53편을 삼복더위 아니 수은주의 눈금을 지나 폭염주의보라는 경계경보 속에 작품 읽는 일에 열중했다. 긴 시간이었다. 동시에 <등 돌리고 자면>외 6편 <바보 토우>외 7편 <그네>외 7편 <맨드라미 꽃>외 6편 <봄날 하루>외 6편을 뽑았다. 동화부문에서는 <책을 먹는 도깨비>외 2편 <불어라 꽃샘바람 >외 3편 <감나무가 된 현호>외 3편 <돌배나무 두 그루>외 5편을 최종심 작품으로 읽었다. 우수상에는 동시 부문에서 대구광역시 김규학 씨의 <등 돌리고 자면>외 6편 인천광역시 조명숙 씨의 <바보 토우>외 7편을 영예의 대상에는 경기도 수원시의 박재광 씨가 보낸 동화 <돌배나무 두 그루 >외 5편을 선정하는데 두 심사위원은 서로 의견을 일치 하는데 선선했다. 다시 으뜸인 작품을 조심스레 뽑았음을 밝힌다.”
수필은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발견과 의미를 담는 문학이다. 수필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글쓰기의 솜씨 차원이 아니라, 인생의 경지와 품격까지를 짐작하게 한다. 인격에서 향기가 흘러야 문장에서 향기가 나는 법이다. ‘사람이 곧 글이다’는 말이 가장 실감나게 하는 문학이 수필이다. 공모전에서 한 편의 수필을 골라내는 일은 한 편의 좋은 작품을 골라내는 일과 함께 좋은 인생을 발견하는 일일 수도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신변잡사의 소재들보다 자신의 삶에서 얻어낸 발견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소한 소재보다는 인생 발견과 깨달음의 계기를 마련한 소재이어야 관심권에 들어온다.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수필에 있어선 소재 선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문장을 볼 수밖에 없는데, 문장력은 곧 인생경지의 모습과 일치를 이룬다. 작가의 인생적인 깊이와 폭을 보일 뿐 아니라, 인격과 성향과 미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사상과 철학을 보여준다. 심사위원들이 토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뽑은 작품은 정성희의 ‘무’ 감혜강의 ‘격’ 장미숙의 ‘바지랑대’였다. 공모전에서 이 쯤 되면 수긍이 될 만하다. 작가의 역량으로 보아 앞으로 작품에 기대를 걸게 하는 바람도 갖게 해주었다. 대상작으로 뽑은 정성희의 ‘ 舞 (무) ’는 ‘춤’이라고 하면 될 듯한데, 굳이 한자를 쓰는 게 걸리긴 했다. 이 작품은 사물놀이패의 장단에 맞춰 도취경에 빠진 노인들의 춤을 보고 쓴 글이다. 서두와 결미를 연관시킨 두미( 頭眉 (두미) ) 연관법의 구성이 짜임새가 있다. 사물놀이패의 장단에 맞춘 노인들의 춤사위를 보면서 감상을 펼친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글감이다. 그런데 노인의 춤사위를 보면서 무욕과 소박함에서 얻은 춤의 흥과 경지를 발견해 내고, 자신이 행해온 춤에 대한 견해와 이해, 춤을 통한 인생의 발견과 깨달음을 담아낸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신의 체험이 무르녹아 인생을 보는 혜안을 갖게 하는 것이 수필을 쓰면서 얻는 소중한 지혜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시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박은영 시인은 기독교시모임<품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소감으로 “시를 만난 지, 5년째입니다. 나는 가루농약을 찍어 맛보듯 콕콕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제한 독을 혀끝에 올려 맛보았습니다. 수없이, 낙선했습니다. 그때마다 詩는 혀를 내밀어 나의 혀를 닦아내줬습니다. 단번에 꿀꺽 독을 삼켜 심장으로 스미지 않게 우둔한 혀를 닦아내주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조 부문 대상을 차지한 장은수 시인은 2008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입선을 비롯해 2008년 가람시조백일장 장원, 2009년 제1회 송강 정철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을 차지한 바 있다. 수상소감으로 “당선통보를 받고 이마를 쳤습니다. 제 얼굴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좀 더 솔직히 고백한다면 나는 아직도 시를 잘 모릅니다. 지독한 마약 같은 것이라서 평생 껴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미력하나마 한 사람의 시조 시인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낯선 민족문학의 길을 묵묵히 한 발 한 발 다가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소설 부문 대상을 차지한 유정현 작가는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05년 작품집 <장미 주유소>를 발간한 바 있다. 수상소감으로 “지난 10년 동안 문학과 동거하며 헛되이 베를 짜는 시늉만 했을 뿐, 아무 것도 짓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 여름, 붉은 명주옷 한 벌을 그에게 지어 입혔습니다. 제 남루함을 가린 듯 한량없이 기쁩니다. 이 수상이 제겐 인터미션 같습니다. 문학 인생의 후반부를 더 잘 경작하라며 만들어주신 배려라고 말입니다. 앞으로 더욱 정성껏 직조하여 문학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높이는 자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동문학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박재광 작가는 동화세상 동화학교를 수료했으며, 2009년 공무원문예대전 동화부문 은상과 2010년 제 1회 글뿌리 창작그림책 공모전 그림동화 원고부문 대상, 2010년 제 7회 황금펜 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동화세상과 계몽아동문학회, 동화지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소감으로 “꿈은 아니겠지요? 얼굴을 꼬집어봅니다. 싸르르 볼을 타고 흘러오는 싸한 아픔이 기분 좋습니다. 수상결과에 적혀있던 제 이름 석자가 낯설어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보고 또 보고, 웃고 또 웃고. 며칠 동안 멀미가 날 정도로 둥둥 떠다녔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수필부문 대상을 차지한 정성희 작가는 2009년 제 12회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최우수상을 비롯해 2008년 제 8회 평사리토지문학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소감으로 “모자람을 알면서도 이런 큰 상을 마다하지 않고 놓치려하지 않으려는 욕심이 꼭 뭔가를 도적질한 것 같아 죄책감마저 인다. 하지만 재주가 모자라는 대신 성실로써 열심히 그 자리를 메울 것이다. 부지런히 글공부하여 영혼이 깃든 감동의 문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길 바란다. 정성을 다해 내공을 잘 쌓아 간결하면서도 맛깔나는, 왠지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그런 여운을 지닌 문장들이 마구 쏟어져 나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2회 천강문학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리투아니아 등지에서도 응모해 해외 동포들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5일 곽재우 장군 탄신 458주년 다례식과 병행하여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휘하 17장령과 무명 의병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충익사 경내에서 열린다.
제2회 천강문학상은 시를 비롯해 시조, 소설, 아동문학, 수필 등 5개 부문에 걸쳐 공모를 했다. 시상금은 소설 부문 대상은 1천만원, 우수상은 5백만원이다. 시와 시조, 아동문학, 수필은 대상에 각 7백만원, 우수상은 각 3백만원이다.
천강문학상은 의령군이 의병장인 천강 곽재우 홍의장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충의정신 함양 및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 문인 배출은 물론 인물의 고장인 청정 의령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제정한 문학상으로 천강문학상운영위원회의 주최아래 의령문인협회가 주관을 맡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