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과일천국이다. 국토가 길어 열대성 과일은 물론이고 온대성 과일까지 종류와 맛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주오이”(바나나), “즈어”(코코낫), “깜”(오렌지), “짠”(레몬), “텀”(파인애플), “소아이”(망고) 등은 베트남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다. 특히 바나나 잎은 음식 포장 재료로써 훌륭히 사용되고 있다.
수십 가지의 과일 중 최고의 맛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 없이 “망꿋”(Mangosteen)을 꼽는다. 보라색과 갈색 빛이 도는 딱딱한 껍질에 마늘같이 생긴 하얀 속살이 있는 과일이다. 과일의 여왕이라 불리며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밋”(Jackfruit)과 “사우링”(Durian)도 최고의 맛을 내는 과일이다. 사우링은 밋과 모양은 비슷하나 껍질에 가시가 있고 내부도 밋과 차이가 있다. 둘 다 노란색을 띤 자극적인 냄새의 과일이 박혀 있다. 약간 굳어진 푸딩 같기도 하고 으깨어 놓은 감자먹는 것 같기도 하다. 선인장 열매 “탄롱”(Dragon Fruit)은 이름도 특이하지만 먼저 매혹적인 붉은 색에 반한다. 껍질을 벗기면 흰색바탕에 검은 씨가 박혀있다.
이름이 특이한 과일이라면 “부쓰어”(Star Apple)또한 빠질 수 없다. 베트남어로 부(Vu)는 “젖”, 쓰어(Sua)는 “우유”라는 뜻이다. 주먹만 한 부쓰어를 반으로 자르면 마치 우유 같은 하얀 액이 나온다. 구슬모양의 달콤한 과일로는 “쫌쫌”(Rambutan)과 “냔"(Longan), "바이”(Thieu Litchi)가 있다. 셋 모두 껍질을 벗기면 하얀색의 달콤한 과즙을 볼 수 있다. 쫌쫌은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성게와 비슷하며 색깔은 붉다. “용의 눈 살”(Dragon eye Flesh)이라 불리는 냔은 노란색 껍질과 까만 씨 사이에 하얗고 달콤한 과즙이 일품이다. 붉은 색에 거친 껍질을 가진 바이는 독특하게 쏘는 맛과 단맛을 가지며 냔보다 씨가 작고 즙이 많은 편이다.
최근 들어서 수요와 생산량이 급증하는 포멜로-“브으이”(Buoi)도 베트남의 특산품이다. 왕귤이라 번역하는 브으이는 작은 수박크기의 귤이다. 단단한 껍질을 벗기는 것이 번거롭지만 속은 새콤달콤한 왕 오렌지가 숨어 있다.
이 외에도 큰 땅콩껍질 같은 모양을 한 “메”, 파파야라고 불리는 “두두”, 아보카도 인 ”버“, 서양자두인”머“, 빈혈 및 변비에 좋다는 대추야자 ”짜이 짜라“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과일과 거의 똑같은 ”홍“(감), ”꾸잍“(귤), ”따오“(사과), ”즈어도“(수박), ”저우“(딸기), ”뇨“(포도), ”레“(배), ”또맡“(토마토), ”다오“(복숭아), ”즈어“(멜론)등이 있어서 과일가게에 들리더라도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베트남 사람들은 과일에 소금을 찍어 먹는 것을 즐긴다. 브으이를 소금에 찍어 먹으면 덜 새콤해서 더 맛있다. 수박, 망고, 파인애플도 소금에 찍어 먹는다. 소금에는 보통 고춧가루가 첨가되어 있다. 신 과일은 덜 시게, 고춧가루가 맵게 해서 더욱 더 맛을 낸다고 한다. 수박같이 달콤한 과일은 더 달콤한 맛을 낸다고 한다. 그리고, 열대 과일이라서 더운 열기에 내부의 수분을 뺏기지 않으려는 자생능력 때문인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한 종류가 많아서 과일을 깎고 먹는 방법은 우리네 과일을 먹는 것 보다는 다소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