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마지막 25구간(한재-백운산-매봉-갈미봉-쫓비산-토끼재-불암산-탄치재-구사봉-정박산-잼비산-천왕산-망덕산-망덕포구 호남정맥 종점)
1.일시: 2024년 3월 27일 수요일~ 3월 30일 토요일.
2.참가 인원: 전과 동
3.날씨: 3월 28일 목요일 등산 예정 일에 비 예보가 있었는데, 강수량이 1미리라서 걱정을 안했는데, 이른 새벽 모텔에서 일어나 밖의 동테를 살피니, 이런 닝기리 비의 굵기와 강도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 날씨에 거기다가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도 않은 초봄의 비는 쥐약중의 쥐약이다. 잘못하면 뒈지는 수가 있어 등산을 작파하고 작전상 후퇴했다.
그런데 다음날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었으니, 백운산 일망무제의 풍광을 보기는 글렀다.
4.산행 거리 및 시간:
3월 29일과 30일의 등산 일정이 합쳐진 거리와 시간 고도표이다.
29일의 주행거리는 21km 마지막 날은 16km이다. 고도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끝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염장 코스에 고도100~ 200m 사이인데도 롤러코스트다.
아무리 호남정맥 산신령이 우리를 보내기 아쉬워 까탈을 부려도그렇지 해도너무 하질 않은가!
우리의 도가니는 예전의 도가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드디어 호남정맥이 망덕포구에 풍덩 빠지는 괘적이다.
광양 농협 근처 '옛고향집' 에서 아구찜과 서대회 무침을 먹었다. 얻어 걸린 이곳은 3대를 이어 온 맛집이다. 이제는 딸이 운영한다고 하는데, 근동에서 서대회 무침이 맛으로 유명짜한 곳이라고 한다. 특히 양념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진한데, 이게 특징인 것 같다.
그리고 아구찜은 수도권에서 파는 아구찜과 달리 이곳은 아구가 잘려 나오는 것이 아니고 거의 통으로 나온다.
일일이 잘라 먹어야 한다.
역시 전라도 음식은 맛으로 음식 인심으로 배신을 안한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추절이 추절이 내려, 만수무강을 위해 등산을 작파하고, 어제 산 일용할 양식을 모텔 방바닥에 주질러 앉아 모과주 한잔을 곁들여 인생고를 해결하고는 전남 도립 미술관으로 미술을 관람하러 갔다.
익숙한 그림이다. 김환기의 작품 '무제' 이다.
이건희 컬렉션중 21점을 이곳 전남 도립 미술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기증 컬렉션중 김환기의 그림만 불 수 있었다.
마침 '우제길' 특별전이 같이 열려 볼 수 있었다.
빛과 색과 직선의 향연.
단조로우면서도 단조롭지 않다.
밖은 비가 여름 장마처럼 더 드세진다. 등산 갔으면 필경 뒈졌을 것이다.
미술관 여직원에게 사용 안하는 우산 두개를 얻어 나누어 쓰고는 택시로 이동했다 어디로?
세 게임중 한 게임을 '그윽한 미소' 가 먹고 나머지는 국가 귀속 되었다.
당구장에 도착하여 오랫만에 당구장에서 짜장면이 아니라 '비 오면 짬뽕이지!' 라는기치 아래, 이과두주 한 병을 비오는 날 낭만에 말아 주둥이에 밀어 넣었다.
당구장 주인이 우리가 우천으로 등산을 작파했다고 하니깐, 서천 벗꽃 구경하고 가라며 가는 길을 알려준다.
우리만 모르는 서천의 벗꽃거리다. 이곳도 벗꽃으로 호가 난 곳인데 우리만 모를 뿐이다.
인근 마트에서 거금 7천냥을 주고 우산을 하나 샀다. 그러니깐 이제 각자 우산이 생긴 것이다.
비 안 맞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숙소까지 걸어서 이동하여 간단하게 숙소 옆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내일의 일정을 위해 일찍 취침했다.
비를 머금은 벗꽃.
아침에 택시를 부르니 마침 등산을 좋아하는 기사를 만나 한재 꼭대기까지 택시로 올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논실마을 부터 걸어서 이곳 한재까지 근 2km를 걸어 올라 올 뻔 했다.
한 시간 이상을 벌었다.
앞쪽이 신선대이고 뒷쪽이 백운산 정상이다.
미세 먼지와 황사가 우리를 반긴다.
그래도 웃는 '그윽한 미소'!
자세 죽이고.
뒤로 따리봉과 도솔봉이 보인다.
하늘은 파란데 사바세계는 목하 미세 먼지와 황사의 세상이다.
백운산 동영상.
백운산 바로 밑 바람이 침탈하지 않는 곳에서 빵으로 아침을 먹는데, 불청객 산새가 먹을 걸 달라고 다가온다.
빵조각을 던져주니 통 통 통 튀어 오더니 먹고 또 먹고는, 배가 부른지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람하곤 달리 짐승들은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질 않는다.
배우지 않고도 현명한 것이다.
노랑턱멧새.
매봉 도착 오전 10시 30분.
조망이 없다.
노각나무.
국내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 수종인데, 예전에는 주로 목기로 사용했고, 베타시토스테롤(콜레스테롤 저하), 스티그마스테롤(진통, 전립선 암 억제), 다우코스테롤(소화 장애 개선), 우루솔릭산(비만과 항암 작용), 하이페린(항산화 작용 모세혈관 확장), 타락세롤(동맥 경화 예방), 알파스피나스테롤(진통 관절염 예방), 퀘르세틴(혈관 보호), 캠퍼롤(노화방지 이뇨 작용)이 있는데, 특히 베타시토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전립선 발기 부전 잇몸의 치주 인대 복원에 좋다고 한다.
'인사돌' 의 원료가 노각나무라고 한다.
간염, 황달, 간경화, 중금속 오염, 해독작용, 장염, 위염, 당뇨병, 대장암의 치료 원 재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와! 정말 만병 통치 수준이구만.
사슴 뿔 처럼 부드럽고 황금 빛을 가진 아름다운 수피를 가져 鹿角나무라 부르다가 노각나무로 부르게 되었다.
꽃은 흰색이고 배롱나무와 비숫하다.
보기 드문 수종인데 이곳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도착 시간 오후 2시 20분.
쫓비산? 좆비산도 아니고 쫒비산도 아니고 뭐여?
찾아보니 다른 산에 비해 뽀족(쫓빗)하다고 해서 지어진 순수 우리말 이름이라고 하기도 하고, 섬진강의 푸른 물길이 쪽빛이어서그렇다는 해석이다.
멋 있으면 다여?
멋 있다고 왜 자꾸 나와!
건너편 왼쪽이 토지의 최참판 댁이 있는 하동의 악양 벌이다.
쫓비산에서 본 하동과 섬진강 물줄기.
불암산 도착 오후 5시 15분.
우리를 반기는 것은 산불 감시 초소에서 근무하시는 어르신.
덕분에 한꺼번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드디어 탄치재 도착 오후 6시 15분.
장자골 민박집에서 픽업하기로 한 탄치재인 것이다.
뒤로 보이는 곳이 국사봉 가는 능선 길이다.
장자골 민박집에 도착하여 배낭을 부리고 손을 닦으려고 하니 물가에 민물게가 잡혀 있다.
귀한 섬진강 토종 민물 게인 것이다.
다음날 얘네들이 우리의 뱃속으로 들어 와, 시원하고 고소한 맛을 선사했다.
주인 부부와 겸상을 하여 저녁을 먹었다.
어디서도 먹을 수 없는 머위와 참나물과 취 무침 그리고 술 안주용 닭발 무침과 된장국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머위 쌈장이 특이하다.
되직한 쌈장에 길들여진 주둥이가 물근 쌈장에 깜놀한다.
여주인은 별명에 걸맞게 딱 세잔의 모과주 만을 마신다. 별명이 '딱 세잔' 이다.
우리는 수면제로 화개장터 막걸리와 하동 막걸리 그리고 모과주 한잔을 먹었다.
막걸리 맛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그럴까? 별로이기 때문이다.
숙소로 들어오니 바로 '바람' 은 나가 떨어지고 나도 나가 떨어졌는데, 꿈에 단종이 나타났다.
타 죽는 줄 알았다 맨살을 구들에 댈 수 없을 정도로 온도를 올려 논 것이다.
주인장이 출타를 한다기에 이른 아침에 주인장과 겸상을 했다. 어제 조우했던 민물 게가 우리를 위해 소신공양을 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발라 먹을 게 살이 어디 있어?
민물 게는 게 딱지가 바삭해 그냥 씹어 먹는 것이여!
국물은 시원하고 게 딱지는 고소하다.
민박집 옆에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풍부한 개울이 있는데, 빈 통발을 넣어 놓으면 지들이 알아서 들어간다고 한다.
헐!
사지 팔지가 삐그덕 거린다.
이제는 이틀 연속으로 산행하는 것이 버겁다. 도가니가 안 가겠다고 반항을 하는 것이다.
야속한 세월은 자꾸 가는데, 비례해서 몸뚱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오늘 도상거리는 12km인데 선답자들은 15km을 주장한다.
멀쩡한 도가니일 때는 껌 같은 거리인데 이제는 두려운 거리가 되었다.
웃고는 있지만 악전 고투의 연속이다.
백운산과 억불지맥의 억불봉이 보인다.
뱀재 도착 오전 10시 41분.
아직 갈길이 멀고도 먼데 '그윽한 미소' 는 드디어 도가니에서 소식이 오나 보다.
이렇게 남녁땅에는 벌써 고사리가 고개를 내민다.
지금이 삼월 달이 아닌가!
남해 고속도로도 지나고...
매화 향이 지천이다.
천왕산 초입에서 작전중인 안빈낙도 산악 회원들.
천왕산 도착 오후 1시 3분.
산 높이는 낮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조망과 염장 코스까지...
멋 있으면 다여?
공룡 바위?
코모도 바위?
천왕산 동영상.
망덕산과 망덕포구 그리고 광양 제철소까지 날씨만 좋았다면 백운산 일망무제의 풍광에 버금은 갈 뻔 했다.
망덕산 출렁 다리.
드디어 망덕산 도착 시간 오후 3시 18분.
호남정맥의 시발점이라고 비석에 표기되어 있지만, 우리에게는 490여 km의 종착지인 것이다.
아! 아! 4년 6개월 애증의 세월이여 안녕히 안녕히 잘가시게...
너무 너무 우여곡절과 고생을 많이 한 호남정맥 길, 말로 어찌 다 할 것인가?
망덕산 전망대에서 본 망덕 포구 동영상.
망덕 포구 전경.
섬진강과 만나는 망덕 포구.
정병욱은 윤동주와 연희 전문 동기로 윤동주로 부터 기증받은 육필 원고를 학병으로 끌려 가기 전, 이곳 광양 망덕 포구의 모친에게 맡기면서 "목숨처럼 소중한 것이니 잘 간직해 달라!" 며 당부하며 전장으로 나갔다고 한다,
모친이 서슬퍼런 일제 강점기에 이 육필 원고를 구들장에 보관하다가 해방 후, 몇 몇 친구들이 힘을 모아 시를 출간하게 되었다고한다.
그래서 윤동주의 '서시' 가 살아 남을 수 있었다.
드디어 우리는 호남정맥을 졸업했다.
여느 정맥과는 차원이 다른 호남정맥, 그것은 해 본 사람들만 알 뿐 형언할 방법이 없다.
다만 우리의 뼈와 살속에 녹아 죽는 그날까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리가 없어진 이후에도 그리고 그 뒤에도 영원하라! 영원하라! 호남정맥이여!!!
망덕포구에서 벗굴을 먹고 싶어 입맛을 다시는 '그윽한 미소'!
그러나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시간 절약을 위해 카카오 택시를 부르니 5분 후 도착했다.
택시로 동광양터미널에 도착해서 옆 중마시장에서 뒷풀이를 했다.
주어진 시간은 50분인데 먹는 시간은 30여 분이다.
전광석화!
이렇게 먹은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니 뭐가 어렵겠는가 단지 먹을 수 없을 때가 문제 아니겠는가?
숙제를 해결하고 버스를 타니 조금 후에 버스 뒷바퀴가 들썩 들썩하며 코고는 굉음이 들린다.
누굴까 누가 저렇게 광란의 코를 골까나?
우리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악전 고투 호남정맥 완주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오후 23시 30분.
첫댓글 고생한 만큼 추억은 쌓이고..
그렇게 도가니는 녹아드니...
나이를 실감한다!! 그래도 낙동,낙남이 기다리고 있으니 외면 할수는 없겠지??
고생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