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등이 꺼지고 주인이 나가면
서재는 그들만의 세상이 열린다.
오래전 들어온 노시인
책 읽느라 수척해진 인문학자
골똘히 무언가 생각만 하는 철학자
노트북 원고를 썼다 지웠다 하는 소설가
역사학자와 서양미술 해설사를 모셔오기 위해
온라인과 중고 서점을 뒤지는
주인에 불만을 쏟아낸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구석에 자리한 법학자
청테프로 응급처치만 한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군사학자
열심히 책을 썼는데 찬밥신세 라며 한 마디씩
서재에 다시 불이 켜지고
독서대에는 젊은 여자 시인이 앉는다
그럴 줄 알았어
그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카페 게시글
김중일
서재 24시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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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03 08:3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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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의 서재 24시가 어떤 맥락으로 흘러가는지 그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문협 카페를 풍성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