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antz PM-11S1 마란츠,인티에서도 하이엔드를 지향
몇달전 마란츠의 SACD플레이어인 SA-11S1이 처음 수입되었을때 운 좋게 국내 첫 리뷰를 담당한 적이 있다.그 당시 상당히 이슈가 되었던 기종이었기에 기억을 되새겨 보면 유난히 일본 마란츠에서 심려를 기울였다는 정보와 기존 마란츠의 고전적인 성향과 새로운 라인업의 재구성이란 느낌을 가졌었다.
그로부터 얼마뒤 인티앰프인 PM-11S1이 수입되어 또 다시 국내 첫 리뷰를 필자가 하게 되었는데 필연인지 우연인지 남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앰프 전문 리뷰어로 활동하기에 이번에 이 제품은 어쩌면 제대로 임자를 만났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인 것 보다는 오히려 일본의 전문지들이 극찬한 새로운 마란츠의 제품들을 한국의 전문지로서 재조명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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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도 고민을 할때가 있다. 그중 하나는 수많은 해외 리뷰와 제품을 생산한 브랜드, 그리고 그들 개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도 한번에 제품의 매력을 찾을 수 없을 때이다. 이것은 개성이 워낙 강해서라기 보다는 제품에 숨어 있는 사운드의 본질을 쉽게 찾을 수 없을 때 그렇다. 이 제품은 출시 전부터 일본 언론을 통해 마란츠의 대단한 노력과 투자로 탄생한 제품이라고 알려져 왔는데, 이건 고민이 아닌 전문 리뷰어로서는 하나의 과제이기도 하고, 또 다른 시각에서는 그들의 요구를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마란츠 PM-11S1은 나에겐 이런 과제를 무겁게 느끼게 한 제품 이었다. 주변 오디오 평론가들과와 함께 평가를 해보고 다시 한번 재평가를 해본 후, 결룩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리뷰를 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면 가장 오랫 동안 청취해본 제품이라는 점이다. 아예 수입사가 제대로 평가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주변의 어떤 평보다 냉철하게 마란츠 PM-11S1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찾을수 있었다. 리뷰에 앞서 오랜 시간 동안 리뷰를 가능케 해준 마란츠 코리아의 담당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기존 제품의 연장 선상에서 개발
PM-11S1 인티앰프는 마란츠의 대표 모델인 7 프리앰프와 9파워앰프의 명성을 계승하여 엄청난 물량을 투임하여 만든 프리앰프인 SC7S1과 모노블록 파워 앰프인 MA9S1의 기술적인 장점을 이어받고, 여기에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을 추가하여 새롭게 만든 제품이다.
마란츠는 지금까지 하이엔드 지향의 인티앰프를 많이 출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품명에 'PM'을 붙인 데서 알수 있듯 기존 제품의 연장 선상에서 시도된 고급 제품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리뷰의 방향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제품의 구성과 기본 만듦새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스피커의 교체를 통한 리포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PM-11S1의 캐릭터 분석으로 전개해 보고자 한다.
PM-11S1을 살펴보기 위해서 SACD 플레이어인 SA-11S1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제품은 세트형의 컨셉으로 탄생되었고, SACD 플레이어의 만듦새가 워낙 기억에 남는 구성이었기에 제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특징을 먼저 살펴 보겠다.
저임피던스화한 전원부와 SA-11S1의 SMPS와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2온스급의 두꺼운 동판을 사용하여 신호의 원할한 흐름을 제어하고 있다. 특히, 파워 앰프부에 전류증폭회로를 적절히 사용하여 단순히 전압 증폭에 사용된 두께와 달리 전류의 전달을 보다 원할히 할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있어 볼륨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음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상급 기종인 MA-9SL 파워앰프에 사용되었던 무산소 동(OFC) 배선재를 전원부에 사용하여 한층 안정감 있는 전원을 공급하고, 출력 트랜지스터 역시 동일한 부품을 사용했으며, 회로 구성도 11db의 전압 증폭 회로와 12.5db의 전력증폭 회로라는 2앰프의 동일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프리앰프부는 불필요한 신호의 간섭을 억제 하기 위해 블록마다 실드 케이스로 처리했으며, 신호가 전달되는 부분은 최단 배선을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잇다. 마란츠만의 전류귀한 방식인 HDAM S2와 언밸런스 라인입력에 사용된 HDAM DA2 버퍼 회로를 채용하여 라인 버퍼를 통해 입력 소스 사이의 간섭을 최소화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HDAM은 피드백과 같은 효과인테, 이를 통해 저 임피던스와 높은 S/N비로 고음질을 재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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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부에는 영국 오르프슨제 고성능 전자 볼륨을 채널 별로 적용하여 S/N비 확보와 0.5db 컨트롤이 가능한 미세한 조정으로 완벽한 좌우 밸런스를 이끌어 내고 있다. 각 부분에 사용된 부품이나 회록 수성은 제품 내부의 배치에 변화를 가져 왔는데, 중앙에 파워 앰프부,좌측에 전원부, 우측에는 프리앰프부와 완전 실드 동막 처리된 포노부를 두고 있다. 특히 MM/MC를 모두 지원하는 포노부는 전통적인 마란츠의 전력 부궤한 회로를 채택하여 신뢰성 높은 RIAA 커브를 제공한다. 중앙의 파워부는 채널별로 완전 분리되어 있으며, 대형 히트싱크를두고 충분한 공기 순환을 가능케 하여 오랜 시간 작동해도 발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3기종의 스피커를 통한 성향 파악
이제 스피커의 변경을 통한 방향성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이번에 시청해본 스피커는 성향이 전혀 다른 3종류를 정했다. 그리고, 일본 마란츠가 항상 제시하는 B&W 스피커와의 매칭을 고려한 시청으로 이어졌다. 우선 인티 앰프의 가격이 3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여 플로어 스탠딩형 스피커는 루악의 탈리스맨3, 북셀프형은B&W의 CDM1SE,그리고 완전히 다른 성향인 탄노이 턴베리HE75를 선택했다.
탈리스맨3의 저역 구동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스피커이지만, PM-11S1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중고역의 표현력은 필자의 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편성에서도 구동력 등의 개념을 떠나 밸런스를 중시한 넓은 무대감을 맛볼 수 있었다.
B&W CDM1SE에서 PM-11S1은 B&W 특유의 중저역 매칭을 그대로 표현해 주고 있는데,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밸런스 부분이 다시 한번 돋보인다. 16.5cm의 케블라 콘의 반응속도가 빠른 반면, 댐핑이 강하지 않는 앰프에서는 상당히 냉담한 모습을 보이는데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마란츠가 자국 내 B&W총판이라는 점에도 매칭을 권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시그너처나 노틸러스 기종을 쉽게 울린다는 것은 한번쯤은 재평가의 대상이 된다.
다음은 탄노이 턴베리 HE75와의 매칭이다. 탄노이 75주년 기념 모델로서 고역의 해상력과 저역의 양감이 뛰어난 스피커인 탓에 PM-11S1은 덕을 많이 보고 있다. 하지만 누가 탄노이 프리스티지 시리즈에 이 앰프를 매칭하려 하겠는가? 이 매칭은 이번 매칭에서 단순히 테스트의 의미로 접근했다. 소리 성향이 마치 WE431A를 싱글 앰프와 물려 놓은 것과 같은, 약간은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중역의 밀도감은 훌륭하게 표현된다. 스피커 세 종이 우연인지 몰라도 모두 브리티시 사운드를 추구하는 성향이라 평가할 때 이 점을 감안했다.
테스트하는 동안 들어본 곡 중 기억에 남는 곡을 살펴보면 우선 여성 보컬 곡이 가장 귀를 즐겁게 햇다.
노라 존스의 'IVE got to see you again'은 그녀의 목소리 뒤로 코러스 보컬의 목소리 표현을 함떼 들어볼 필요가 있는데, 분리된 음성은 혼돈 없이 차분하게 잘 표현되고 있어 동일 음역에서의 분해력을 실감케 한다.이어서 들어본 야신타'Something's got to give'는 작은 무대를 잘 표현하여 드럼과 색소폰의 조화를 잘 이끌어 내고 있다.
드럼의 박진감이 아쉽지만 무대의 깊이는 느낄 수 있으며, 앞뒤 거리 표현력 역시 뛰어나다.
실내악으로는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A단조 op.20'중 1악장 알레그로(정경화-샤를르 디트와-런던 so)를 들어 보았다. 정경화의 바이올린이 조금 소극적인 느낌을 가져 오는데, 관현악기 하나하나의 표현력이 중심이 되기 보다는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도입부와 재현부에서 이끌어 내는 관현악기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생동감있는 바이올린의 선율을 제공한다.
대편성곡은 슈만 교향곡 3번 E장조 op.97'라인' 중 4악장(조지셀-클리블랜드 o.)을 들어 보았다. 리마스링한 앨범으로 녹음 상태가 좋지 않지만, 오히려 소스기기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성향을 파악 할 수 있었다. 대편성곡을 들으면서 역시 마란츠 앰프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앞선 바이올린 협주곡도 그렇지만,넓은 스테이지가 두드러지기 보다는 저.중.고역대의 울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상하 공간의 표현력이 돋보인다. 이런 공간감은 슈만의 교향곡에서 밀도감으로 바뀌어 웅장하거나 파괴력을 제시하기 보다는 은은하게 밀려드는 음을 만끽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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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곡으로 'That's all'을 스코트 해밀턴의 테너 색소폰으로 들어 보았다. 스코트 해밀턴은 농도 높은 색소폰 연주를 들려 주는데, 조금 뒤로 물러선 중역으 느낌이 오히려 거부감을 없애 쉽게 다가오게 하는데, 스피커 중앙의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제대로 찾을 수 있어 정통 재즈곡보다는 오히려 스윙재즈 계통에 장기가 있을 것 같다.
이제 시청에서 얻은 느낌을 토대로 PM-11S1의 특징을 정리해 보자. 이 제품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세가지로 표현할수 있다.첫째는 적절한 템포의 진행과 과장 없는 현실적인 소리 재생으로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인티앰프가 이런 자세를 가지기는 쉽지 않은데, 그만큼 오랜 튜닝으로 인해 단련된 특성으로 여겨진다.
둘째는(구동력과 거리가 멀지만)공기감과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여기서는 그들이 레퍼런스 스피커로 선택했다는 시그너쳐800을 쉽게 울렸다고 그대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이부분은 구동력을 말하는 것이 아닌 시청실 가득 천천히 밀려 드는 공간감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리고,단순히 구동력을 강조하거나 저능률 스피커, 또한 Qts가 낮은 우퍼를 가진 시스템과의 조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밸런스의 정확한 제시로 음상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필자가 가장 큰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이것이다. 에이징을 하면 할수록 PM-11S1의 장기가 여기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확한 밸런스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에서 하이엔드 인티앰프로 진입할 수 있는 실력을 본다.
이제 글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 최근 다양한 하이엔드 인티앰프를 청취하면서 일본 제품에 대해 상당히 빨리 싫증을 느끼게 하는 소리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마란츠 PM-11S1은 오히려 처음은 다가오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그 음에 익숙해진다면 개성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여겨진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나 매칭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으며, 이 제품을 단순히 첫 음만을 들어 가볍게 평가해선 안 된다.
흔히들 입문기용 인티앰프라는 말을 쓰기는 하지만 이 제품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 직접 에이징을 하면서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음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만큼 까다롭지만 새로운 음에 도전 의식이 강한 오디오파일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