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수업일기를 쓰네요. 뜨거운 여름이 마지막이였던 듯.. 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는 게 맞다는 말. 맞는 것 같습니다.
풍화를 주제로 택한 이유는 수업친구에서 본 장창훈샘의 풍화 미션활동 수업 때문이였다. 풍화라는 과정이 단지 부서지고 성질이 변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 누구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 그래, 이것을 주제로 삼자.
[의도적 배움] 풍화의 양면성을 통해 나의 양면성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과학적 탐구과정에 따라 풍화실험을 설계하여 탐구할 수 있다.
[준비물] 풍화그림 스티커, 삼각플라스크, 풍선, 분필, 식초, 비커
[참고] 장창훈샘 풍화수업 아이디어, 주영샘 풍화실험 아이디어
생각열기> 지진과 화산의 양면성 생각하기
우리가 앞에서 배운 지진, 화산활동을 통해 양면성을 생각해 봅시다.
지진의 부정적인 면은 무엇일까요?
인명피해, 재산피해, 건물붕괴 등의 답이 나온다.
지진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일까요?
........?
아이들은 쉽게 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놀이동산 같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
'땅이 갈라져 금맥이 드러난다'
등 잠시 머뭇거리다 다양한 답을 던진다.
나는 지진파를 통해 지구 내부구조를 알아 낼 수 있다, 지하의 유용한 자원 탐사에 활용된다고 말했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면에 비해 크게 와닿지는 않는듯...
또 뭐가 있을까?..
화산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일까요?
'온천, 관광자원, 지열발전~~'
답이 술술 나온다. 지필고사에 출제한 효과이리라.
부정적인 면까지 정리하며 양면성에 대한 생각을 열었다.
배경지식 쌓기> 풍화의 정의, 특징
어릴 때 이노래 많이 불렀는데..
'바윗돌 깨뜨려 응응응~~'
아이들은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며 학습지 빈 칸을 채웠다.
바윗돌 깨뜨려 돌덩이, 돌덩이 깨뜨려 돌맹이
돌맹이 깨뜨려 자갈돌, 자갈돌 깨뜨려 모래알.
랄랄랄라라~~~ ㅋㅋ
이것이 풍화다.
풍화의 정의, 화학적 풍화와 기계적 풍화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이어서 풍화의 예를 기온과 습도에 따라 구분하는 작업을 했다.
기온(온난/한랭), 습도(건조/다습) 으로 그래프를 그려놓고 아래 그림(경지교연 카페에서 얻음)을 라벨지로 출력하여 알맞은 곳에 배치시켜 보게 하였다.

단순히 예를 알려주는 것보다 각각의 예가 어느 곳에 해당하는지 고민하게 하고 싶었는데
나의 생각이 성급했나 보다.
기계적풍화는 한랭건조, 화학적풍화는 온난다습 환경이라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표적 예를 주었는데
학생들은 버섯바위 같은 경우 온난건조한 환경이라 생각하기도 하였다.
기준을 제시하고 분류하는 것보다 각각의 특성을 파악해서 공통점을 묶을 수 있는 사고가 얼마나 어려운 고차원적인
사고인지 다시 깨달았다.
이 활동 또한 학생들이 가위로 오리거나 떼는데 집중되지 않도록 그림 각각을 칼집을 내서 주었는데
노동력 제공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 기회에는 각각의 예를 이해하고 공통점을 묶어내어 기계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의 특징을 정리할 수 있는 수업으로 디자인해야 겠다.
점프> 풍화와 나의 양면성
오늘 수업을 통해 알게 된 풍화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 보자.
야외조각이 산성비에 의해 녹고 비석의 글자가 흐릿해지는 부정적인 면만 익숙한 학생들.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는게 쉽지 않다.
수업 초반 노래를 생각해서인지 '모래알이 뭐가 좋아요? 아무 쓸모 없는데?'
' 왜? 백사장 멋있잖아!'
'야, 모래로 유리 만들잖아~~'
'정말????'
아이는 정말 몰랐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토양의 생성을 긍정적인 면으로 제시한 후, 각자의 양면성을 생각해 보게 했다.
우선, 나의 예를 들어줘야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으므로..
' 교직 11년차.. 긍정적인 면은? '
학생들은 본인들이 대답하느라 난리다.
' 노하우가 쌓인다! 통장이 두둑하다! '
부정적인 면은?
' 지겹다! 나태해진다! '
나는 대출빚만 쌓였다 라고 말했더니 아이들이 빵 터진다.
각자의 양면성을 검사하면서 학생 개개인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어, 네가? 정말?' 하는 기회를 갖는 시간이였다.
---------------------------------------------쉬는 시간---------------------------------------
과학실로 이동, 앞시간에 배운 풍화에 관한 실험 수행평가를 실시했다.
이 시간의 목적은 문과 학생들에게 과학적 탐구방법을 소개하고 과학적 사고를 돕는 것이다.
가설설정, 실험설계, 수행과정의 설명을 위해 '각설탕과 가루설탕 중 어느 것이 빨리 녹을까?'라는
실험을 예시로 하여 설계를 어떻게 하고 결과는 어떻게 정리하는지 설명했다.

교학사 책에 나온 실험은 달걀껍질과 식초를 이용한 것인데 천재교과서에는 풍화관련 실험이 없었다.
달걀 준비하기가 까다로워 분필로 대체하였고 질량변화를 측정하는 대신, 반응속도의 개념을 이용, 기체 발생 속도를
풍선의 부풀기로 관찰하도록 수정하였다.
가설1. 암석의 균열이 많을수록 풍화작용이 촉진될 것이다. (기계적 풍화)
조작변인 : 분필의 조각수
통제변인 : 식초의 양, .....등

가설2. 암석과 반응하는 물질의 양이 증가할수록 풍화작용은 촉진될 것이다. (화학적 풍화)
조작변인: 식초의 유무
통제변인: 분필의 개수,... 등

무엇 다음에 무엇을 해라, 얼마의 양을 넣어라... 의 안내된 실험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설계하고 변인통제하여 수행하는 실험.
완벽하진 않다. 설계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이 많아 돌아다니느라 진땀뺐다.
수행평가지만 사실 대부분 해석과정에서 점수 차이가 나고 과정은 비슷했다.
설계하고 자료 정리하는 것이 대충인 조, 꼼꼼한 조 제각각 이였지만 아이들은 과학을 했다.
가설 1의 경우, 식초를 넣기에 이 실험으로 기계적 + 화학적 풍화를 다 말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기도 했다.
다른 선생님께서 더 나은 실험으로 업그레이드 하시면 더 좋고~ 공유해주심 더 좋고~
이 수업을 떠올리니 과학실 가득 풍겼던 식초의 시큼함에 코가 찡끗거려 진다. ^^
첫댓글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건 하는게 맞다는 거^^ 글고...역시 아이들에게 분류해봐라. 라고 말해보고 실패해봐야...그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과학적 사고인지 알게된다는...쌤의 다음에 업그레이드판 수업이 기다려지는군요
국어과에서 시조를 배우고 난 후, 주제에 맞게 분류하라는 수업을 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주제에 해당하는 시조의 개수를 제시했죠. 이과 아이들이라 그런지, 우리 학교 수준이 낮아서 그런지 '국화야 너는 어찌 이 엄동설한에 피어서~~~' 라는 말에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택하더라구요. 정답은 임금에 대한 충성이였구요. 국화라는 말에만 아이들이 집중한 거죠. 이면의 뜻은 보지 못했고. 정답확인으로 끝났지만 이 수업은 학생들의 생각을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이 주어져야 충분한 이해를 도울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또한 하나의 시조를 다양한 주제로 해석할 수 있는데 주제를 한정 짓는 것은
확산적 사고를 막는 것이기도 하구요. 아이들은 수업에 꽤 흥미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어요. 배움이 이뤄지기에는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의견의 공유, 그들로부터의 결론 도출이 이뤄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배경지식은 얕고 배경지식 쌓기만 하는 수업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원하고.... 정말 핵심적인 내용만 깊게 배우는 과정이 고등학교였음 합니다.
아이디어 뱅크
선생님의 보석강의를 듣지 못해 아쉽습니다. 기회는 또 주어지겠죠? ^^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오류는 기계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를 구분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둘은 거의 동시에 일어나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우세하다라는 개념이 적절한 듯 싶습니다.
맞습니다. 수업의 의도는 과학적 실험설계였기에 의도적으로 두개의 풍화를 나눈 억지가 있었습니다. 결국 하나라는거. 기계적 풍화는 화학적 풍화를 촉진한다는 거. 아이들이 직접 발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에 장창훈 쌤 수업 이야기 듣고 사고의 전환이란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는데 그리고 나도 해볼수 있을까 고민만 했는데성은 쌤 말이 정답인듯합니다. 애들이 넘 좋은 경험이었을 듯합니다.
고민하신다는 것은 좋은 징조겠지요? 용배샘 수업 이야기 보따리 언제 푸실 건가용? ^^
전언제쯤.이렇게 구상할수있을까요 장창훈쌤의 아이디어를.토대로 쌤만의 또다른수업이 너무멋지세용 ㅎㅎ 언젠가.저도 할수있....겠죠?ㅋ
난 1년차에 매일 음주가무로 시간을 보냈는데... 샘은 너무 열정이 넘치십니다.. 교직생활 깁니다... 샘! 샘은 올해 힐링이 많이 필요하실 거예요. 지치지 않도록 천천히 함께 했음 해요^^ 하영샘을 울리는 학생들, 확그냥 막그냥 여기적기 막그냥!!!!!!!!!!!
쌤의 말만으로도 완전 힐링힐링 ㅋ 천천히 한걸음씩나가야겠어요 히히
7반읜 땡땡땡 이랬어요 막이렇게적을까요 ?ㅎㅎㅎㅎ
맞아요^^ 올해 신규쌤들 정말 열정이 넘치십니다~~ 하영쌤 "성인의 성취"는 중단없는 노력이래요~~
와 성은쌤 ㅜㅜ 감사해요 성인의성취를 위해 아직은 성과가없어도 중단하지 않아야겠어요ㅠㅎㅎ 쌤들처럼 성인의경지에오르기위하여 ㅎㅎㅎ♥
글치만~~~뭐. 모든 것엔 양면성이 있듯이...공부를 많이 하고 다양한 배경지식이 깔려있는 울 학교 아이들이라면 훨씬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거예요...즉...내 말은...지금 이 순간 깊이 깨닫는 배움이 안되고 단지 얕은 지식만 깔아주는 수업이 될지라도 그것이 나중엔 그 아이의 다양한 배경지식이 되어 깊이 있는 깨달음을 위한 재료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거죠~
중요한 건. 아이들이 자신의 현실을 얼마나 긍정적인 쪽으로 바라보는가?에 있지 않을까? 이것이 행복한 삶을 살고 인생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것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