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일본 여행기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2004년 1월 28일 15:55, 제가 탄 '제비 2세'는 무사히 하카타항에 도착했습니다. 배에서 내려서 입국장으로 갔죠. 입국심사대에서 여권, 일본 출입국신고서, 올 때 배표를 보여주니까 군소리없이 통과(오히려 제가 군소리를 했다는... '이거 올 때 배표입니다.'), 그리고 세관으로 왔습니다. 배낭을 열어보이고... (세관원은 영어로 질문하고, 저는 일본어로 답하고...)
필자 : 옷이랑 라면이랑......
(갑자기 세면도구를 뭐라고 하는지 생각이 안 나서... 그냥 바디랭귀지로 떼움)
세관원 : 옷이랑 라면...... 겨울방학인가요?
필자 : 네, 겨울방학입니다.
세관원 : 어디서 머무를 겁니까?
필자 : 하카타 파크호텔입니다.
(실은 거기서 잘 거 아니지만 뻥쳤죠. 그런데 배 타기 전에 만난 분 숙소가 거기라서 잠깐 그 호텔을 거치게 된다는...)
세관원 :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필자 : 감사합니다.
세관을 나선 후, 배 타기 전에 만난 분이랑 저녁까지 후쿠오카 시내를 같이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하카타항에서 하카타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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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시내버스 타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일부 지방(도쿄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린답니다.
사진에서 앞문인데도 '出口'라는 글자 보이시죠? 버스를 타시면요, 옆에 보이는 기계에서 '세이리켄'(정리권)이라는 종이를 한 장 뽑으세요. 이 종이가 '승차증명서' 구실을 합니다. 내리실 때 이 종이에 적힌 숫자랑 앞의 요금표에 적힌 숫자랑 맞춰보신후 요금을 내시면 됩니다. 1000엔짜리 지폐를 사용하실 경우 요금함 오른쪽에 있는 1000엔짜리 지폐 넣는 곳에서 잔돈을 바꾸신 후 요금을 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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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6 |
회사, 노선 |
니시테쓰버스 |
종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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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차종, 기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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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도착지 |
쥬요후토(중앙부두) → 하카타역 |
출발시각/도착시각 |
16:30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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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220엔 |
후쿠오카 시내를 장악(!)하고 있는 '니시테쓰 버스', 모든(?) 기사님께서 마이크방송을 하시더라구요.
하카타역까지 가는데 220엔입니다. 하카타역에 도착한 후, JR패스를 교환하기 위해 'Joy Load' 여행사 창구로 갔습니다. 한국에서 구입한 JR패스 교환권과 여권을 제시하자 성명, 여권번호, JR패스개시일을 적으라며 쪽지를 하나 주더라구요. 제가 JR패스를 개시할 날짜는 1월 29일, 그러니까 다음날 날짜이죠. (다음날이라고는 하지만, 2004년 1월 29일 0:06발 열차를 시작으로 JR패스를 개시하는 겁니다. 본전도 모자라 우려먹을대로 우려먹겠다는 거죠.) 그렇게 해서 JR패스를 받고(JR패스 사진은 제 여행기 1편에 있습니다) '미도리노마도구치'로 가서 지정석 표를 예약했습니다. 예약할 건 많은데, 기다리는 뒷 손님을 배려해서 일단 조금만 했답니다. 빨리 동날 것 같은 것부터 예약했죠. 나머지는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본 뒤 예약하기로 했습니다.
JR패스 교환과 지정석 예약을 하고 난 후, 배 타기 전 만난 그 분과 같이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가는 도중 그 분께서 잠시 호텔에 체크인을 하러 가신다고 해서 같이 갔죠.(그 호텔이 제가 입국신고서에 팔아먹은(!) 하카타 파크호텔입니다. 그런데 그 호텔 안에까지 들어가 보게 될 줄이야...)
체크인과 짐 정리가 끝난 후, 저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그 분과 같이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텐진'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배는 고프고... 식당을 정하다가... 어느 우동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첨부터 아껴 쓰자고 小사이즈의 우동을 먹었는데요, 면에다가 계란을 입힌 특이한(!) 메뉴더라구요.(이거 주문하니 9분 걸린다는... 그래도 먹었죠.) 거기에 고로케 하나... 그렇게 먹으니 딱 알맞네요.
그리고 하카타의 야경을 둘러본 후 텐진을 풍경으로 사진을 한 방 박았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텐진의 야경, '스고이데스네^^'
그리고 다시 하카타역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캐널시티 하카타'에 들렀죠. 먼저 간 곳은 음반 파는 곳... 역시 BoA가 앨범 판매 1위네요. 그리고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뮤지션도 보이네요... 밑에 보이는 것은 막 일본으로 진출한 슈가의 앨범 홍보 포스터, 2월 4일날 나온다는군요.(결국 마지막날 '충동구매'를 해버렸지만요.)

우리나라 뮤지션 슈가의 앨범 홍보 포스터, 그 밑에는 불티나게 팔리는 BoA 앨범이 살~짝 보이네요.(짤렸다...)

캐널시티 하카타에서 찍은 사진, 시간 떼우기에는 딱 좋죠^^.
2004년 1월 28일 22:00,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2시간이 남았지만, 남은 지정석 예약도 해 두기 위해 미리 하카타역으로 갔습니다. 벌써 노숙자들은 자리를 깔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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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숙자와 한국 노숙자의 차이점...
일본 : 그냥 먹을것 챙겨들고 신문지(또는 이불)만 깔고 자리 차지하면 끝. 구걸 안한다.
한국 : 그 와중에 한푼 달라며 구걸한다. 한국 경제의 현 모습을 보자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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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 예약을 마저 하고(이 때 '유후인노모리'라는 관광열차의 로얄석 예약을 했습니다. 앞 전망과 운전실이 훤히 보이는 자리이죠. 이 열차는 2월 4일에 탑니다.) 공중전화로 가서 각자 전화를 하구요(저는 예전에 쓰던 전화카드로 일본 친구에게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했습니다), 그 분이랑 작별인사를 나눈 후(그래도 한 시간 반이 남았네요), 역에서 출발시각까지 기다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까, 저 같은 배낭여행객들이 많네요. 침대특급 '나하'를 타시고 오사카로 가신다는 분(다음날 저도 그 열차를 탑니다) 등 JR패스로 본전을 뽑으시려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2004년 1월 28일 23:30, 열차들을 보고 싶어서 개시 날짜를 30분 앞두고 개찰구로 향했습니다. JR패스랑 지정석권이랑 들고 역무원에게 갔죠.
필자 : 스미마셍, 제로제로지 록뿡니 슛빠츠스루 도리-무 츠바메오 노루 츠모리 데스께도, 하잇떼모 데끼마스까? [실례합니다. 00시 6분에 출발하는 드림쓰바메를 타려고 하는데요,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역무원 : 되지요.(근데 역무원이 한국말을...)
필자 : 아리가또고자이마시따.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서 플랫홈으로 진입, 드디어 첫 열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카타역에서 본 817계 차량입니다. 23:40에 출발하는 막차, 하지만 막차라서 그런지 예정시간보다 3분 늦게 출발하네요.
아무리 남쪽 지방이라고는 하지만 날씨는 춥고... 결국 실내 대합실로 들어가서 기다렸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해 주세요.^^ |
첫댓글 외국에 나가서 가장 황당하고 놀라운 경험을 하셨군요. 이쪽에서는 외국어로 물어보는데 상대방에서 우리말로 답하는....... 저도 지금까지 2번 당했답니다. 근데 역 직원은 어떻게 우리말을 아셨을까? 전에 비틀 승무원을 하셨나?
더 황당한 건(!) 1월 31일 도쿄 관광을 마치고 호텔 주요로 들어가는데 일본어로 "체꾸인시마시따"라고 하니까 수부에서 "몇호실이세요?"라고 한국어로 물어보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