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에 접어드니 겨울 분위기가 한층 완연해집니다. 두 손을 주머니에 깊게 찌른 채로 어깨에 힘을 주어 자라목을 하고는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내 몸의 체감온도도 몇 도 아래로 쓰윽~ 내려가는 듯하지요.
메마른 도시의 길을 걷다가 우연히 지나게 된 꽃집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이들의 알록달록하고 싱싱한 모습은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이 계절을 잊은 것 같아 보입니다. 그 사이로 눈에 확 띄는 칼라데아(Calathea)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이 따위 추위쯤이 뭐 대수냐? 나처럼 자신을 갖고 너의 존재감을 살려 봐!"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칼라데아는 잎에 그려진 무늬와 색상이 아주 독특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식물이에요. 누군가 일부러 그려놓은 듯한 특이한 무늬들은 꽃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잎에 무늬가 없는 종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칼라데아는 이처럼 특유의 화려한 무늬가 있는데요, 그 종류와 색상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답니다.
녀석의 잎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기다란 잎의 표면에 그려진 또 다른 식물의 잎을 보는 듯한 독특함. 바로 그런 느낌 때문에 이렇게 작은 화분 하나만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공간을 만들어주는 식물입니다.
보기에만 좋으냐고요? 아닙니다.
사람에게 유해한 실내 휘발성 물질을 흡수하는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로도 유명하거든요.
낮
밤
칼라데아는 빛이 밝은 낮에는 잎이 사방으로 퍼졌다가 밤이 되거나 어두운 곳에서는 곧바로 위를 향해 서는 특징이 있어서 '부부초'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가지고 있답니다.
칼라데아가 기르기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 식물은 아니지만,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는 녀석인지라 공기가 너무 건조하면 잎 끝이 말라버린답니다. 이럴 땐 상한 부위를 가위로 깨끗이 잘라주고 잎에 직접 물을 스프레이 해주면 좋아요.
잎이 너무 많이 상한 경우라면 잎줄기의 맨 아래쪽까지 싹뚝 잘라주는데 다른 곳에서 새 잎이 나오니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앞으로 날씨는 더욱 추워지고 그에 따라 우리들의 마음도 잔뜩 움츠러들어 더욱 삭막해질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럴 때마다 '세상사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되뇌어 본답니다. 춥다, 춥다 하면서 따뜻한 곳을 찾아 웅크리고 있기 보다는 손과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추위와 당당하게 맞서면서 흘리는 건강한 땀방울이 있는 겨울을 그려본다는 말이지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겨울을 날 채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몸보다는 마음이 먼저였으면 좋겠네요.
칼라데아 잘 키우는 방법
1. 알맞은 햇빛 : 직사광선을 피한 밝은 햇빛. 밝은 음지에서도 잘 자람.
2. 올바른 물주기 : 화분의 겉흙이 말랐을 때 한 번에 흠뻑. 겨울철에는 좀더 건조하게 관리한다.
3. 번식 : 포기나누기
4. 영양 공급 : 봄과 가을에 고체형 비료를 흙속에 넣어준다.
5. 조심 : 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건조가 심해 잎이 많이 마른 경우에는 화초 잎에 물을 듬뿍 뿌려준 뒤 투명하고 커다란 비닐봉지로 화분 전체를 감싸서 하루, 이틀 정도 따뜻하고 밝은 곳에 두면 상태가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