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60] 유럽 자동차 여행의 묘미, 캠핑과 고기굽기!
유럽에서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고기를 구워먹을 때였다. 레스토랑에서도 얼마든지 스테이크 등의 고기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한국사람의 입맛에는 가끔씩 삼겹살이나 목살을 먹어줘야 하는 것. 그리고 물가 비싼 노르웨이에서는 캠핑을 하면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게 확실히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주로 해먹는 것을 선호했다.
프레이케스톨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해어진 후, 새로운 동행이 된 용호와 함께 가는 길에 있던 슈퍼마켓인 REMA1000에 들렸다. 슈퍼마켓 물가는 한국의 2배 정도라고 보면 되지만, 그래도 사먹는 것에 비하면 어마무시하게 싸다는 것. 일단 오늘의 목표는 다음날 샌드위치 재료와 저녁에 먹을 고기와 야채들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Mr.Lee 라면. 아무리 물가가 비싸다지만, 컵라면 하나에 19 NOK(약 3500원)을 내고 먹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맛이 궁금하니 1인당 1개씩 샀었는데(혹시 모를 배고플 상황을 위해서) 맛은 그냥 컵라면 맛이었다. 특별한 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가격은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닭고기맛 Mr.Lee 라면.
그러고보니 슈퍼마켓 사진은 이거 뿐이긴 한데, 그래도 꽤 살것들이 많았다. 상추 대용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쌈채소(이름은 여전히 모르겠지만, 굉장히 맛있었다!)에서부터 양송이, 돼지고기, 감자 등 필요한 것들은 모두 구입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빵에 발라먹을 마늘맛 마요네즈와 게살 스프레드, 빵 등을 구입했는데, 비용은 어느새 10만원이 훌쩍 넘어있었다. 이틀간 먹을 것들을 좀 채웠다고는 하지만, 역시 슈퍼마켓 물가도 무시할 수가 없다. (사먹으면 10만원으로 4명이 버거킹 세트 하나씩 먹을 가격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장을 보고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1시간 정도 후에 나오는 아무 캠핑장에나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그리고 1시간 10분쯤 달렸을까, 캠핑장이 하나 등장해서 우리는 바로 그 곳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안 사실이지만, 이 구간은 거의 15분 간격으로 캠핑장이 있었다. 뭐, 그래도 그냥 들어간 곳 치고는 시설도 나쁘지 않았으니 만족.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꽤 조용한 캠핑장이었다.
우리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을 했는데, 마침 카운터를 닫고 떠나려는 주인 아저씨를 잡고 비용을 지불한 뒤 텐트를 쳤다.
텐트도 많이 쳤더니, 치는 시간도 뚝딱. 역시 그냥 열심히 치는 텐트보다는 팝업텐트가 참 편하다. 특히 계속해서 여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빨리 치고 걷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니까. 사실, 자리는 사진처럼 테이블 바로 옆에 있는 자리에 잡았는데, 텐트를 치고 나자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건 아니었지만, 저 테이블에 앉아서 먹기는 어려운 정도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무실 뒤쪽으로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딱 한개(!) 있어서, 그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었다. 꽤 큰 파라솔이라서 4명이 앉고도 자리가 남았을 정도.
캠핑장에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주방도 있었다. 사람들이 쓰고 남겨놓은 요리재료들도 있었고, 냉장고, 전자렌지, 쿡탑, 접시 등 필요한 건 다 있었다. 사진에서 이 주방에 속하지 않는 건, 우리 밥솥 뿐. (저 밥솥은 한국에서 사간건데, 6개월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동안 참 잘 쓰고, 막판에 밥이 잘 안되면서 장렬히 전사하셨다.-_-;)
우리는 한국에서 구이바다를 가져가는 성의까지 보였으므로, 구이바다를 이용해서 고기 굽기 굽기!! 유럽에서도 한국식 부탄가스를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주 큰 마트 또는 캠핑 용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가격이 한국에 비해서 많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도 이렇게 다같이 앉아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건... 역시 장점-_-b..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건 쌈채소..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간 김치와 쌈장. 그리고 양송이와 감자. 고기는 노르웨이 현지에서 구매한 것인데.. 저 오겹살 스러운 고기는, 정말 꿀맛이었다. 노르웨이에서 여러번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고기맛은 정말 다 좋았다.
그나저나, 이렇게 밥을 먹던 시간이 아마 밤 10시쯤-_-;;; 그래도 너무 밝다.
트렘블린도 있는 캠핑장의 모습. 오른쪽은 그네. 정면에 보이는 파라솔 있는 건물은 우리가 전날 저녁을 먹었던 그 테이블이었다.
우리 맞은 편에서 텐트를 쳤던 커플. 차 위에 저렇게 잘 수 있는 곳을 얹어서 다니고 있었는데.. 바로바로 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엄청 부러웠다. -_-b.. 물론, 캠핑카 자체도 저렇게 디자인 되어 나오는 녀석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고 아침 일찍, 캠핑장 옆 호수 마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노르웨이 여행을 하면서 저 캐빈에서 묵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나중에 비가 너무 많이 온 관계로 캐러반에서 묵었던 적은 있었지만. 그러고보니 우리가 묵었던 이 캠핑장도 이미 캐빈은 꽉 차서 더이상 예약을 받지 않는 상황이기는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