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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사진론에 관한 정리노트
※ 존 버거의 여러 글 중에서 「제국주의의 이미지」, 「사진의 이해」, 「고통의 사진」, 「신사 정장과 사진」, 「폴 스트랜드」, 「사진의 활용」, 「외양들」, 「이야기들」, 「농부들의 그리스도」, 「유진 스미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과 『다른 방식으로 보기』의 핵심 내용을 하나의 논리로 통합하였다.
[1] 존 버거 사진론의 기본 입장
1. 존 버거의 활동과 사상적 위치
(1) 존 버거는 영국 출신의 화가·소설가·미술비평가·에세이스트이다.
① 1926년 런던에서 태어나 2017년 프랑스에서 사망했다.
② 미술을 형식이나 아름다움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작품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사회적·역사적 조건을 함께 분석했다.
③ 그의 사진론은 독립된 하나의 완결된 이론체계라기보다 여러 사진과 이미지 앞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비평의 축적이다.
④ 사진을 예술인가 아닌가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고, 누가 누구를 바라보는가, 이미지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가, 사진이 기억과 역사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물었다.
(2) 주요 이론적 배경
① 마르크스주의: 이미지와 소유·계급·권력·자본주의의 관계를 분석한다.
② 발터 벤야민: 기술복제, 아우라의 변화, 몽타주, 역사적 기억과 구제의 문제를 받아들인다.
③ 안토니오 그람시: 지배계급의 가치가 피지배계급의 자발적 기준이 되는 문화적 패권을 분석한다.
④ 수전 손택: 사진이 현실을 분절하고 구경거리와 감시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분석을 수용하면서 대안적 활용을 제안한다.
⑤ 롤랑 바르트와는 사진의 외양·모호성·현존과 부재·기억과 죽음에 관한 문제에서 만난다. 다만 버거의 일부 사진론은 바르트의 『밝은 방』보다 앞선 것이므로 단순한 영향관계로 보면 안 된다.
2. 주요 저서와 글의 관계
(1) 『다른 방식으로 보기』
① 1972년 BBC의 4부작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같은 해 출간된 책이다.
② 사진복제가 미술작품의 의미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전통적 여성 누드가 남성 관객을 위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유화가 소유욕을 어떻게 시각화했는지, 광고가 과거 미술의 언어를 어떻게 상품 판매에 이용하는지를 분석한다.
③ 사진복제, 남성 중심의 시선, 소비와 상품화가 핵심 문제였다는 점은 제작자 마이크 딥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BFI 「Ways of filming」
(2) 『사진의 이해』
① 버거가 처음부터 하나의 책으로 집필한 사진이론서가 아니다.
② 1960년대부터 여러 시기에 발표한 사진 관련 글을 제프 다이어가 선별하여 2013년에 묶은 책이다.
③ 따라서 각 글의 논지는 서로 연결되지만 시대와 대상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진다.
④ 「제국주의의 이미지」에서 시작된 정치적 사진 읽기가 「사진의 활용」, 「외양들」, 「이야기들」을 거치며 기억과 대안적 서사의 문제로 확장된다.
(3) 『다르게 말하기』
① 1982년 사진가 장 모르와 공동으로 만든 책이다.
② 글이 사진을 설명하고 사진이 글을 예증하는 일반적인 관계를 넘어서려 한다.
③ 여러 사진의 배열과 이야기의 불연속성을 통해 사진만의 서사 가능성을 실험한다. 사진의 본질과 작용을 탐구한 버거와 장 모르의 공동 작업이라는 사실은 출판사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Bloomsbury 『Another Way of Telling』
[2] 이미지는 현실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서 떨어져 나온 외양이다
1. 이미지의 기본 정의
(1) 버거에게 이미지는 다시 만들어지거나 복제된 ‘보이는 것’이다.
① 현실의 어떤 외양이 원래의 시간과 장소에서 분리된다.
② 분리된 외양은 종이, 책, 화면, 방송과 전시장 등 다른 장소에서 보존되고 유통된다.
③ 따라서 이미지는 현실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서 떼어내어 보존한 외양이다.
(2) 모든 이미지는 하나의 보는 방식을 담는다.
① 회화에는 화가가 세계를 바라본 방식이 들어 있다.
② 사진도 기계가 자동으로 만든 중립적인 기록만은 아니다.
③ 사진가가 선택한 위치, 거리, 순간과 프레임이 사진 속에 남는다.
④ 그러므로 사진은 “세계가 이러했다”는 흔적이면서 “누군가가 세계를 이렇게 보았다”는 흔적이다.
2. 보는 행위는 중립적이지 않다
(1) 사람은 언제나 특정한 위치에서 본다.
① 지식, 기억, 감정, 욕망, 성별, 계급과 문화적 경험이 보는 방식에 개입한다.
②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무엇을 무시하는지도 이미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③ 관객은 사진에 들어 있는 객관적 사실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다.
④ 관객은 자신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통해 사진의 의미를 다시 만든다.
(2) 보는 것은 상호적이다.
① 내가 타인을 바라볼 때 타인도 나를 바라볼 수 있다.
② 폴 스트랜드의 「눈먼 여인」에서 관객은 여성을 바라보지만, 여성의 남은 한쪽 눈도 주변과 관객을 경계한다.
③ 버거는 이 상호성을 통해 타인을 일방적으로 구경하는 관객의 안전한 위치를 흔든다.
[3] 사진은 자동적 기록이면서 인간의 선택이다
1. 사진의 두 층위
(1) 사진에는 기계적 기록과 인간의 선택이 함께 있다.
① 카메라는 렌즈 앞에 있었던 외양을 빛을 통해 기록한다.
② 그러나 어떤 대상을 어떤 순간에 어떤 프레임으로 기록할지는 사진가가 결정한다.
③ 사진은 자동적 흔적이지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인간의 판단이다.
(2) “사진은 기록이 아니라 메시지”라는 말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
① 사진은 분명 현실 외양의 기록이다.
② 다만 사진가는 “이 순간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③ 그러므로 더 정확한 표현은 “사진은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 않으며, 선택이 포함된 기록이자 메시지이다”이다.
2. 사진가의 결단
(1) 회화와 사진의 차이
① 화가는 화면 위에서 대상을 다시 구성하고 변형한다.
② 사진가는 이미 존재하는 현실의 흐름에서 하나의 순간을 선택한다.
③ 버거가 말하는 사진의 핵심은 회화적인 변형보다 선택과 결단에 있다.
(2) “사진에는 변형이 없고 결단만 있다”는 표현도 제한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① 사진가가 현실에 없는 것을 직접 그려 넣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결단’이 중심이다.
② 그러나 시점, 프레임, 렌즈, 노출, 인화, 자르기와 배열은 관객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분명히 변형한다.
③ 따라서 사진은 현실을 물리적으로 새로 그리지는 않지만 현실에 대한 지각과 의미는 변용한다.
3. 사진의 진짜 내용
(1) 사진이 직접 보여주는 것은 선택된 외양이다.
① 사진은 사건의 한순간만 보여준다.
② 사건의 원인, 전후 과정과 인물의 실제 감정은 대부분 프레임 밖에 있다.
③ 따라서 사진의 중요한 내용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2) 버거가 말한 ‘진실의 작은 단위’
① 좋은 사진은 한순간을 통해 그 순간보다 더 넓은 삶의 진실을 환기할 수 있다.
② 그 진실은 사진 안에 완성된 문장처럼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③ 관객이 사진의 보이는 외양을 자신의 지식·경험·기억과 연결할 때 발견된다.
④ 따라서 사진의 진실은 사진가의 선택과 관객의 참여가 만나는 곳에서 발생한다.
[4] 사진은 시간의 연속성을 끊는다
1. 순간의 분리
(1) 현실은 계속 흐른다.
① 하나의 외양은 곧 다음 외양으로 바뀐다.
② 사건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고, 사람의 삶에는 과거와 미래가 있다.
(2) 사진은 그 흐름에서 한순간을 잘라낸다.
① 사진기는 외양의 흐름에서 하나의 외양을 떼어내 고정한다.
② 고정된 외양은 원래 현실에서 맡았던 기능과 관계에서 분리된다.
③ 이 분리는 사진의 기록 능력이면서 동시에 사진이 가하는 단절이다.
2. 사진의 불연속성
(1) 사진의 공간은 확실하지만 시간은 불완전하다.
① 무엇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② 그러나 그전에 무엇이 있었고 이후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사진만으로 알 수 없다.
③ 사진은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사건의 전체 의미를 말하지 않는다.
(2) 사진의 모호성은 이 불연속성에서 나온다.
① 사진은 외양을 매우 정확하게 보여준다.
② 그러나 정확하게 보인다고 해서 정확하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③ 사진은 사실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여러 해석에 열려 있는 모호한 이미지이다.
[5] 사진은 외양을 번역하기보다 직접 인용한다
1. 외양의 인용
(1) 회화는 보이는 것을 화가의 재료와 언어로 번역한다.
① 선, 색채, 붓질과 화면 구성으로 현실을 다시 만든다.
② 번역 과정에서 화가의 조형언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2) 사진은 현실의 외양을 직접 가져온다.
① 버거는 이를 외양의 ‘인용’이라고 설명한다.
② 사진은 현실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현실이 아니라 선택된 외양만 인용한다.
③ 인용에는 언제나 무엇을 고르고 무엇을 제외했는가의 문제가 따른다.
2. 사진에는 완결된 고유 언어가 없다
(1) 사진은 말처럼 고정된 문법과 사전을 갖지 않는다.
① 같은 사진도 다른 제목·기사·광고·전시 안에서 전혀 다르게 읽힐 수 있다.
② 사진의 의미는 사진 자체뿐 아니라 주변의 말과 이미지, 발표 장소에 의존한다.
(2) 이것은 사진에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이 아니다.
① 사진 속 외양들은 서로 응집하고 호응한다.
② 얼굴, 몸짓, 옷, 빛, 공간과 표면이 함께 어떤 감각과 생각을 일으킨다.
③ 버거는 외양들의 관계를 완전한 언어도 무의미한 혼돈도 아닌 ‘반언어’라고 부른다.
[6] 뛰어난 사진은 ‘긴 인용’이 된다
1. 긴 인용의 의미
(1) ‘길다’는 것은 노출시간이 길다는 뜻이 아니다.
① 한순간의 외양이 불러내는 의미의 범위가 넓다는 뜻이다.
② 한 사람의 얼굴이 그의 과거와 계급, 노동, 공동체와 역사를 생각하게 할 수 있다.
③ 사진의 작은 순간이 더 넓은 인간 경험으로 확장된다.
(2) 사진의 단절이 장점으로 바뀐다.
① 사진은 서사의 앞뒤를 잘라내기 때문에 모호하다.
② 그러나 그 모호함이 관객의 기억·상상·사유를 불러들인다.
③ 사진은 정답을 전달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2. 폴 스트랜드의 사진
(1) 정면성
① 인물은 정면으로 카메라와 관객을 바라본다.
② 사진가는 인물을 몰래 포착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도록 기다린다.
③ 대상은 관찰당하는 물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증언하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2) 표면과 삶의 밀도
① 옷, 수염, 피부, 벽, 집의 목재와 주변 공기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② 이 모든 외양은 인물이 살아온 삶의 표면이 된다.
③ 풍경 역시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확장된 모습이다.
(3) 짧은 순간과 긴 생애
① 스트랜드의 노출시간은 짧다.
② 그러나 사진에서는 한 사람의 평생이 노출된 것과 같은 느낌이 생긴다.
③ 현재의 “나입니다”라는 모습에 그 사람을 만들어온 과거와 앞으로의 시간이 포함된다.
[7] 복제는 이미지의 의미를 해방하면서 새로운 권력에 넘긴다
1. 원본의 장소에서 분리되는 예술작품
(1) 과거의 회화는 특정한 장소와 결합되어 있었다.
① 성당의 벽화는 종교의식과 건축 속에서 보였다.
② 궁전의 그림은 소유자의 권력과 함께 제시되었다.
③ 원작의 의미는 장소·기능·소유관계와 연결되어 있었다.
(2) 사진복제는 작품을 원래 장소에서 떼어낸다.
① 작품은 책, 잡지, 광고, 텔레비전과 디지털 화면으로 이동한다.
② 전체 작품에서 일부만 잘라 사용하거나 크기와 색을 바꿀 수 있다.
③ 음악, 문장, 기사와 다른 이미지를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다.
④ 고유한 원작은 여러 목적에 사용되는 복제 이미지로 변한다.
2. 복제의 양면성
(1) 민주적 가능성
① 과거에는 일부 계층만 볼 수 있었던 작품을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다.
② 관객은 미술관과 전문가가 정한 해석에서 벗어나 이미지를 자신의 삶과 연결할 수 있다.
③ 이미지의 복제는 기존 문화권력의 독점을 약화시킨다.
(2) 새로운 지배 가능성
① 복제된 이미지가 자유롭게 이동한다고 해서 관객이 자동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② 이미지를 선택·편집·유통할 수 있는 방송사, 출판사, 광고회사와 플랫폼이 새로운 권력을 갖는다.
③ 이미지의 권력은 원작 소유자에게서 복제와 유통의 통제자에게 이동한다.
④ 사진, 영화, 광고와 텔레비전이 고유한 예술작품을 무한히 복제 가능한 이미지로 바꾸었다는 분석은 BFI의 해설에서도 강조된다. BFI 「Image lib: John Berger’s Ways of Seeing」
[8] 이미지의 의미는 자르기·확대·캡션·배열로 변용된다
1. 자르기와 확대
(1) 한 작품의 일부만 떼어내면 전체 관계가 사라진다.
① 특정 인물의 얼굴만 확대하면 원래의 공간과 다른 인물들의 관계가 제거된다.
② 부분은 원작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새 이미지처럼 보이게 된다.
③ 관객의 관심과 감정도 편집자가 선택한 부분으로 집중된다.
2. 캡션과 글
(1) 말은 이미지의 의미를 한 방향으로 이끈다.
① 사진 자체는 여러 가능성을 갖지만 제목과 설명은 특정한 해석을 우선하게 한다.
② 같은 얼굴도 ‘범죄자’, ‘혁명가’, ‘희생자’, ‘영웅’이라는 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③ 캡션은 사진에 없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사진의 모호성을 감추고 편집자의 주장을 사실처럼 만들 수도 있다.
3. 병치와 몽타주
(1) 한 이미지 옆에 어떤 이미지를 놓는가에 따라 의미가 바뀐다.
① 전쟁 사진 옆에 상품광고가 놓이면 고통은 소비 가능한 구경거리로 변할 수 있다.
② 가난한 사람의 사진 옆에 책임을 밝히는 자료가 놓이면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있다.
③ 이미지의 의미는 개별 이미지 내부뿐 아니라 이미지들 사이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4. 유통 장소
(1) 같은 사진도 서로 다른 제도 안에서 다른 기능을 한다.
① 가족 앨범에서는 기억이 된다.
② 신문에서는 정보와 증거가 된다.
③ 광고에서는 욕망을 자극하는 수단이 된다.
④ 경찰·군대·행정기관에서는 식별·분류·감시 자료가 된다.
⑤ 미술관에서는 예술작품과 미적 감상의 대상이 된다.
⑥ 정치운동에서는 선전·저항·증언의 이미지가 된다.
[9] 이미지는 소유와 욕망의 문화를 만든다
1. 유화와 소유
(1) 버거는 전통적인 유럽 유화의 발전을 사적 소유와 연결한다.
① 유화는 모피, 금속, 보석, 토지와 가구의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② 그림 속 사물은 소유자가 가진 부와 권력을 증명한다.
③ 유화는 “이것은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시각적 언어가 된다.
2. 광고에 의한 변용
(1) 광고는 전통회화의 시각언어를 빌려온다.
① 고급스러운 자세, 신화, 풍요, 여성의 몸과 귀족적 공간을 상품에 결합한다.
② 과거 유화가 현재의 소유를 과시했다면 광고는 미래의 소유를 약속한다.
③ 광고는 “이 상품을 사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이고 행복하며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 광고가 만들어내는 시간
① 관객은 현재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② 상품을 구매한 미래의 자신을 상상한다.
③ 광고는 현재의 불만과 미래의 환상을 연결하여 소비를 촉진한다.
[10] 이미지는 성별화된 시선을 생산한다
1. 보는 남성과 보여지는 여성
(1) 전통적인 유럽 누드화에서 남성은 보는 주체로 설정된다.
① 여성은 남성 관객에게 보이고 평가받는 대상으로 구성된다.
② 화면 속 여성은 자신의 행동보다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의식한다.
③ 여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을 내면화하여 자기 자신을 감시하게 된다.
2. 벌거벗음과 누드
(1) 벌거벗음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몸이다.
① 타인의 시선을 위해 특별히 구성되지 않은 몸이다.
(2) 누드는 관객에게 보여지기 위해 변용된 몸이다.
① 자세, 표정, 시선과 구도가 관객의 욕망에 맞게 구성된다.
② 누드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이 아니라 ‘보여지기 위한 역할’을 입은 몸이다.
3. 객관적 위치
(1) 버거는 여성 이미지와 남성 관객의 불평등한 관계를 1972년에 분명히 분석했다.
① 이는 이후의 페미니즘 시각문화 연구와 ‘남성적 시선’ 논의에 중요한 선행 작업이다.
② 그러나 영화이론에서 ‘male gaze’를 체계적인 개념으로 정식화한 것은 로라 멀비의 1975년 논문이다.
③ 따라서 버거를 남성적 시선 개념의 유일한 창시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11] 「제국주의의 이미지」에서 사진은 권력의 증거에서 저항의 이미지로 뒤집힌다
1. 체 게바라 시신 사진의 원래 목적
(1) 1967년 10월 체 게바라의 시신 사진이 세계로 전송되었다.
① 볼리비아 정부와 군은 게바라가 실제로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② 죽은 몸을 공개함으로써 혁명의 패배와 권력의 승리를 선전하려 했다.
③ 사진은 국가권력이 제시하는 물리적 증거로 사용되었다.
2. 의도와 결과의 역전
(1) 사진의 의미는 권력자의 의도에 고정되지 않았다.
① 관객은 시신 사진을 게바라의 삶과 신념, 그가 맞서 싸운 현실과 연결했다.
② 죽음을 증명하려던 사진이 오히려 그의 존재와 혁명을 다시 기억하게 했다.
③ 권력이 만든 종말의 이미지가 순교와 저항의 이미지로 변용되었다.
3. 미술사적 재맥락화
(1) 버거는 이 사진을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와 비교한다.
① 시신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구도적 유사성이 있다.
② 그러나 렘브란트의 그림에서는 죽은 몸이 해부와 지식의 대상이 되고, 게바라의 사진에서는 정치적 승리를 증명하는 대상이 된다.
(2)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와의 비교
① 죽은 몸의 상처와 수평적 배치는 희생과 순교의 기억을 불러낸다.
② 이 비교로 인해 게바라의 시신은 패배한 적의 몸에서 역사적 희생자의 몸으로 다시 읽힌다.
(3) 핵심 원리
① 사진은 증거이지만 해석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② 사진의 정치적 의미는 제작자의 의도, 유통 권력, 관객의 역사적 기억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③ 「제국주의의 이미지」는 1967년의 글로 알려져 있으며, 1968년 『Aperture』에는 「Che Guevara Dead」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Aperture Archive
[12] 「신사 정장과 사진」에서 사진은 계급의 변장을 폭로한다
1. 아우구스트 잔더의 사진
(1) 잔더는 독일 사회의 다양한 직업과 계급을 유형학적으로 기록했다.
① 농부, 노동자, 성직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정면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② 옷, 몸짓, 자세와 배경이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시각적 단서가 된다.
2. 정장의 사회적 의미
(1) 신사 정장은 지배계급의 몸과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① 회의하고 명령하고 앉아서 일하는 몸을 이상화한다.
② 육체노동에 익숙한 농부의 몸과는 맞지 않는다.
(2) 농부가 정장을 입으면 계급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더 선명해진다.
① 힘쓰는 몸과 움직임을 억제하는 옷 사이의 모순이 드러난다.
② 지배계급처럼 보이기 위한 옷이 오히려 농부의 노동하는 몸을 강조한다.
③ 사진은 옷이 숨기려 한 계급적 차이를 정지된 외양 속에서 폭로한다.
3. 문화적 패권
(1) 농부와 노동자는 강제로 정장을 입은 것이 아니다.
① 광고, 사진, 대중매체와 사회적 모범을 통해 정장을 세련됨과 성공의 기준으로 받아들였다.
②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의 기준을 자신의 기준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③ 그 결과 자신의 몸과 생활방식은 그 기준 안에서 어색하고 열등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④ 이미지는 지배규범을 억압으로만 강요하지 않고 욕망과 자발적 모방을 통해 확산한다.
[13] 공적 사진과 사적 사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1. 사적 사진
(1) 가족사진은 살아 있는 기억의 연속성 안에 놓인다.
① 관객은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② 촬영 전후의 사건과 관계를 자신의 기억으로 채울 수 있다.
③ 사진이 잘라낸 시간의 연속성을 개인의 기억이 다시 이어준다.
(2) 사적 사진은 삶에서 떼어온 기념품이다.
① 사진은 사람을 대신하지 않는다.
② 살아 있는 기억을 자극하고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물질적 흔적이 된다.
2. 공적 사진
(1) 신문·잡지·광고의 사진은 원래 경험에서 분리된다.
① 관객은 사진 속 사람과 개인적 관계가 없다.
② 사건의 앞뒤와 사진 밖의 관계를 알지 못한다.
③ 사진은 살아 있는 기억이 아니라 단절된 정보가 되기 쉽다.
(2) 공적 사진은 다양한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
① 뉴스의 증거가 된다.
② 국가와 기업의 선전이 된다.
③ 타인의 고통을 구경하게 하는 이미지가 된다.
④ 맥락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서로 반대되는 주장에도 사용될 수 있다.
3. 중요한 구분
(1) 사적 사진은 본질적으로 선하고 공적 사진은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뜻이 아니다.
① 차이는 사진을 둘러싼 기억과 맥락이 유지되는가에 있다.
② 공적 사진도 역사·증언·서사를 복원하면 사회적 기억의 일부가 될 수 있다.
③ 사적 사진도 가족의 권력관계와 선택적 망각을 포함할 수 있다.
[14] 자본주의는 사진을 구경거리와 감시의 도구로 활용한다
1. 사진과 산업자본주의
(1) 사진은 발명 이후 빠르게 여러 제도에 사용되었다.
① 가족사진과 엽서
② 전쟁보도와 군사정찰
③ 경찰수사와 신원확인
④ 인류학적 분류
⑤ 광고와 포르노그래피
⑥ 뉴스와 공식 초상
(2) 사진은 현실을 잘게 나누고 수집하기에 적합하다.
① 사람과 사건을 개별 이미지로 분리한다.
② 분리된 이미지를 저장·분류·비교·교환할 수 있다.
③ 이 특성은 근대 행정, 시장, 언론, 경찰과 군대의 요구에 맞는다.
2. 손택과 버거
(1) 「사진의 활용」은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에 대한 응답으로 1978년에 쓰였다.
① 버거는 손택이 분석한 사진의 소유욕·수집·구경거리·감시 기능을 받아들인다.
② 그러나 사진이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더 적극적으로 찾는다. Bookforum의 「Uses of Photography」 해설
3. 자본주의적 사진의 두 기능
(1) 대중에게는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① 타인의 삶, 자연, 전쟁, 성, 정치와 고통을 흥미로운 이미지로 소비하게 한다.
② 관객은 현실과 관계를 맺기보다 이미지를 소비하는 위치에 머물 수 있다.
(2) 지배자에게는 감시와 정보수집의 수단이 된다.
① 사람과 장소를 기록하고 분류한다.
② 자원·노동·인구와 사회질서를 관리한다.
③ 사진은 현실을 주관적인 구경거리로 만들면서 동시에 객관적인 관리대상으로 만든다.
[15] 사진은 기억을 보존하면서 망각을 생산할 수 있다
1. 사진과 기억의 차이
(1) 기억은 단순한 이미지 저장소가 아니다.
① 기억은 현재의 삶 속에서 과거를 계속 새롭게 연결한다.
② 감정, 관계, 책임과 판단이 함께 작용한다.
(2) 사진은 외양을 보존하지만 의미까지 자동으로 보존하지 않는다.
① 사진 속 외양은 변하지 않는다.
② 그러나 그 외양을 둘러싼 삶과 관계는 사라질 수 있다.
③ 사진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사건이 기억된다는 것은 다르다.
2. “사진기는 잊기 위해 기록한다”
(1) 이 표현은 사진의 본질을 무조건 비난한 것이 아니다.
① 현대사회가 사진을 기억의 대체물로 사용하는 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② “사진이 있으니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가 생길 수 있다.
③ 기록은 남지만 책임, 역사와 의미의 지속성은 사라질 수 있다.
(2) 사진의 과잉은 기억의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
① 이미지가 많아질수록 사건이 빠르게 교체된다.
② 하나의 고통은 다음 이미지에 밀려난다.
③ 실제 삶보다 이미지에 익숙해지고, 기억보다 순간적인 충격을 소비하게 된다.
[16] 「고통의 사진」은 충격이 정치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밝힌다
1. 고통의 이미지가 만드는 단절
(1) 전쟁사진은 극단적인 고통의 순간을 보여준다.
① 사진 속 순간은 앞뒤의 시간과 단절된다.
② 전쟁의 원인, 정책, 명령체계와 이익관계는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③ 고통은 구체적인 정치적 결과가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비극처럼 보이게 된다.
2. 죄책감과 탈정치화
(1) 관객은 사진을 보고 충격과 죄책감을 느낀다.
①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② 기부하거나 잠시 분노하는 것으로 반응할 수 있다.
(2) 그러나 죄책감은 책임의 구조를 가릴 수 있다.
① “인간은 모두 잔인하다”는 일반적인 결론으로 이동한다.
② 누가 전쟁을 계획하고 명령했는가는 흐려진다.
③ 모두를 막연하게 고발하면 아무도 구체적으로 고발하지 않는 결과가 생긴다.
3. 고통의 이미지의 역설
(1) 전쟁을 지지하는 언론도 전쟁의 참상을 보여줄 수 있다.
① 고통의 사진이 독자를 슬프게 하더라도 전쟁을 만든 정책과 권력을 밝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사진의 충격이 원인과 책임에 연결되지 않으면 기존 체계에 무해한 이미지가 된다.
(2) 버거는 고통의 사진을 보지 말자고 주장한 것이 아니다.
① 충격과 연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② 사진을 전쟁의 원인, 정치적 책임, 역사와 우리의 위치에 연결해야 한다.
③ 「고통의 사진」은 1972년 『New Society』에 발표되고 1980년 『About Looking』에 수록되었다. 이 글은 고통을 인도주의적 감정으로만 소비하는 태도를 비판한 초기의 중요한 글로 평가된다. n+1의 존 버거 비평
[17] 연민은 구경하는 감정이 아니라 관계의 형성이어야 한다
1. 유진 스미스 사진의 피에타 구조
(1) 버거는 유진 스미스의 사진에서 반복되는 형식을 발견한다.
① 고통받거나 죽어가는 사람이 수평으로 놓인다.
② 그 곁에는 돌보고 안고 애도하는 사람이 수직으로 존재한다.
③ 이 구조는 성모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피에타를 연상시킨다.
(2) 이 형식의 의미
① 고통받는 사람만을 고립시켜 보여주지 않는다.
② 고통을 바라보고 감당하는 다른 인간의 몸을 함께 보여준다.
③ 고통과 돌봄, 죽음과 사랑이 하나의 관계로 나타난다.
2. 연민과 책임
(1) 연민은 불쌍한 타인을 내려다보는 감정이 아니다.
① 타인의 고통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② 고통받는 사람과 관객 사이에 윤리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2) 다만 연민도 이미지 소비로 변질될 수 있다.
① 아름답고 감동적인 고통의 사진만 소비하면 현실의 구조는 사라진다.
② 연민은 구체적인 역사·원인·책임과 연결될 때 비로소 정치적·윤리적 힘을 갖는다.
[18] 사진적 이야기는 시간순 나열이 아니라 관계의 배열이다
1. 일반적인 르포르타주 사진이야기의 한계
(1) 외부 사진가가 어떤 장소를 방문해 사건을 촬영한다.
① 사진들은 시간순 또는 주제순으로 배열된다.
② 그러나 그 이야기는 대개 외부인이 그 장소에서 본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③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적 경험과 기억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2. 주관적 경험의 구조
(1) 인간의 경험은 단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① 현재의 사건은 과거의 기억을 불러낸다.
② 한 장소는 멀리 떨어진 다른 장소와 연결된다.
③ 개인의 경험에는 가족·노동·정치·역사와 감정이 동시에 작용한다.
3. 별자리의 배열
(1) 사진적 이야기는 별자리와 같다.
① 별들은 실제로 멀리 떨어져 있다.
② 사람은 별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하나의 형태를 만든다.
③ 사진도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왔지만 배열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2) 사진들의 관계가 이야기를 만든다.
① 사진 한 장이 다른 사진을 불러낸다.
② 사진 사이의 빈 공간과 불연속성이 관객의 기억과 상상을 작동시킨다.
③ 의미는 각 사진의 내부보다 사진과 사진 사이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4. 배열의 윤리
(1) 배열은 작가가 정답을 강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① 사진 속 사람들의 경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② 말하는 작가와 보는 관객은 이야기의 절대적인 주인이 아니다.
③ 사진의 대상, 작가와 관객의 경험이 함께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19] 사진은 죽은 이와 살아 있는 이를 연결할 수 있다
1. 「농부들의 그리스도」
(1) 버거는 마르케타 루스카초바의 사진에 독특한 서사를 부여한다.
① 죽은 이들이 사진가를 불러 자신들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들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상상한다.
② 사진가는 죽은 이와 살아 있는 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오르페우스 같은 존재가 된다.
(2) 사진 속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도 함께 있다.
① 이미 죽은 사람
②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
③ 다른 장소에 있어 화면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
④ 그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공동체의 시간
(3) 사진의 역할
① 죽은 사람을 실제로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② 그들이 현재의 삶에서 어떤 관계로 남아 있는지를 드러낸다.
③ 사진은 부재한 존재를 현재의 관객 앞에 다시 놓는다.
2. 기억은 회상이 아니라 망각에 맞서는 행위이다
(1) 버거의 기억은 개인적인 추억에만 머물지 않는다.
① 역사에서 지워진 사람을 다시 알아보는 일이다.
② 승리자의 역사에서 사라진 고통과 희망을 현재에 되돌려놓는 일이다.
③ 이 점은 벤야민의 역사적 ‘구제’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20]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사진을 사회적 기억으로 되돌린다
1. 크리스 킬립의 사진
(1) 킬립은 영국 북동부 노동 공동체의 해체를 기록했다.
① 조선소와 광산의 폐쇄
② 실업과 황폐해진 주거지
③ 아이들의 놀이와 청년들의 방황
④ 폐허 속에서도 이어지는 가족·사랑·농담과 돌봄
(2) 이 사진들은 단순한 빈곤 이미지가 아니다.
① 산업과 자본의 역사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뒤에 버려진 사람들을 보여준다.
② 폐허는 낡은 산업시설만이 아니라 진보가 남긴 인간적 폐허이다.
2. 글에 의한 재맥락화
(1) 버거와 실비아 그랜트의 글은 사진 주변에 구체적인 삶을 되돌려놓는다.
① 폐광, 실업, 대처주의와 산업정책
② 병원과 가족의 기억
③ 가난, 사랑과 어머니의 눈물
④ 개인적 일상과 사회적 역사를 함께 연결한다.
(2) 미술관에서의 길들임을 거부한다.
① 킬립의 사진은 ‘아름다운 흑백사진’이나 ‘영국 다큐멘터리의 걸작’으로 안전하게 소비될 수 있다.
② 글과 배열은 그 사진이 나온 정치적·역사적 현실을 다시 불러낸다.
③ 사진 속 인물은 미적 대상에서 구체적인 삶과 역사를 가진 사람으로 돌아온다.
[21] 대안적 사진의 핵심은 맥락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1. 사진가의 역할 변화
(1) 사진가는 세상에 소식을 전달하는 외부의 보고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①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위한 기록자가 되어야 한다.
② 대상을 관객에게 보여줄 구경거리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③ 사진 속 사람들의 경험과 존엄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2. 탈맥락화와 재맥락화
(1) 탈맥락화
① 사진은 현실의 연속적인 시간과 공간에서 한순간을 떼어낸다.
② 발표와 유통 과정에서 원래의 관계와 역사적 의미가 더 많이 제거된다.
③ 사진은 이동 가능한 정보·상품·증거·구경거리가 된다.
(2) 재맥락화
① 글과 증언을 덧붙인다.
② 다른 사진들과 비교하고 배열한다.
③ 사진의 앞뒤 사건과 사회적 원인을 제시한다.
④ 사진 속 인물과 공동체의 기억을 연결한다.
⑤ 관객이 현재의 현실과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도록 만든다.
3. 기억의 방사형 구조
(1) 기억은 하나의 원인에서 하나의 결론으로 직진하지 않는다.
① 개인적 기억
② 가족과 공동체의 기억
③ 정치와 경제
④ 노동과 일상
⑤ 역사적 사건과 미래의 가능성이 하나의 사진을 향해 여러 방향에서 연결된다.
(2) 대안적 사진은 이러한 여러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
① 하나의 캡션으로 의미를 닫지 않는다.
② 여러 말·사진·증언·기호가 사진을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③ 사진은 고립된 죽은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기억이 모이는 살아 있는 중심이 된다.
[22] 대안적 활용은 선전의 방향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1. 기존 이미지의 방향 전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1) 지배권력이 쓰던 충격적 사진을 저항운동이 반대편 선전에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① 여전히 관객을 수동적인 소비자로 만들 수 있다.
② 사진 속 사람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③ 하나의 의미를 강요하는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2. 실천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1) 대상과의 관계
① 대상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2) 촬영의 목적
① 외부 관객의 호기심보다 대상과 공동체의 기억을 위한 기록을 지향한다.
(3) 제시 방식
① 사진을 고립시키지 않고 말·증언·다른 사진·역사적 자료와 연결한다.
(4) 관객의 역할
① 관객에게 즉각적인 감정만 요구하지 않는다.
② 생각하고 비교하고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한다.
[23] 사진의 예술화도 하나의 변용이다
1. 사진이 미술관에 들어갈 때
(1) 사진은 원래의 보도·사적·사회적 기능에서 분리될 수 있다.
① 큰 크기로 인화된다.
② 작가의 이름과 작품가격이 강조된다.
③ 형식·구도·명암·희소성이 중심적인 가치가 된다.
(2) 예술화의 긍정적 가능성
① 사진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② 사진의 형식과 복합적인 의미를 깊이 경험하게 한다.
③ 일회적인 뉴스 소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3) 예술화의 위험
① 사진 속 사람의 실제 삶과 사회적 고통이 아름다운 형식으로 소비될 수 있다.
② 역사적 책임이 지워지고 작가의 명성과 시장가격만 남을 수 있다.
③ 살아 있는 증언이 안전한 미적 대상으로 길들여질 수 있다.
2. “사진은 예술이 아니다”의 정확한 의미
(1) 버거의 초기 표현을 문자 그대로 일반화하면 안 된다.
① 그는 사진이 예술제도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다.
② 사진을 회화와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는 전통적 순수예술론을 비판한 것이다.
③ 사진의 특별함은 희귀한 수공예품이라는 데 있지 않고 현실의 한순간을 선택하고 증언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2) 오늘날의 객관적 정리
① 사진은 현대미술 제도 안에서 분명 예술로 인정된다.
② 그러나 예술로 인정된다는 사실이 사진의 진실성이나 윤리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③ 버거의 질문은 “사진이 예술인가”보다 “사진이 현실과 사람을 어떤 관계 속에 놓는가”에 가깝다.
[24] 존 버거 이론에 대한 객관적 보완과 한계
1. 사진의 흔적성에 대한 보완
(1) 버거는 사진이 실제 외양을 직접 인용한다고 본다.
① 필름사진에서는 대상이 반사한 빛이 감광면에 흔적을 남긴다.
② 이 점은 사진의 현실적 증거성을 설명한다.
(2) 그러나 흔적이 곧 진실은 아니다.
① 연출, 선택, 편집, 자르기, 캡션이 개입한다.
② 디지털 합성과 생성이미지 시대에는 실제 대상과 이미지의 물리적 연결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③ 버거의 맥락·유통·권력에 관한 분석은 디지털 시대에도 유효하지만, 모든 디지털 이미지를 전통적인 사진의 흔적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2. 관객 해석의 한계
(1) 사진의 의미가 관객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서 모든 해석이 똑같이 타당한 것은 아니다.
① 촬영 시기와 장소
② 사진 속 인물의 신원
③ 역사적 사건
④ 제작과 유통의 목적 같은 객관적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2) 자유로운 해석과 근거 있는 해석을 구분해야 한다.
① 관객의 경험은 의미를 확장한다.
② 그러나 사실을 부정하거나 사진 속 사람의 삶을 임의로 꾸며내서는 안 된다.
3. 사적 사진의 이상화 가능성
(1) 사적 사진도 완전한 기억은 아니다.
① 가족이 기억하고 싶은 장면만 남긴다.
② 갈등·폭력·소외된 구성원이 제외될 수 있다.
③ 가족 앨범 역시 선택과 편집의 결과이다.
(2) 따라서 사적 사진은 살아 있는 기억과 연결되기 쉽지만 그 자체로 진실하거나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4. 공적 사진의 가능성
(1) 공적 사진도 반드시 죽은 정보만은 아니다.
① 정확한 캡션, 증언, 조사보도와 역사적 자료가 결합하면 사회적 기억을 형성할 수 있다.
② 사진이 법적 증거, 인권 기록과 역사교육에 사용될 수도 있다.
③ 문제는 공적 사용 자체가 아니라 사진을 어떤 관계와 책임 속에서 사용하는가이다.
5. 발명사에 관한 사실 보완
(1) 「사진의 활용」에는 사진기가 1839년 폭스 탤벗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단순화된 서술이 나온다.
① 1839년은 다게레오타이프가 공식 발표되고 탤벗의 방식도 공개된 중요한 해이다.
② 그러나 니세포르 니엡스의 선행 실험과 루이 다게르,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의 서로 다른 발명 과정을 함께 보아야 한다.
③ 사진은 한 사람이 한순간에 완성한 발명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25] 존 버거 사진론의 전체 논리
1. 사진이 만들어지는 단계
(1) 현실에는 연속적인 시간과 관계가 존재한다.
① 사진가는 그중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대상을 선택한다.
② 카메라는 선택된 순간의 외양을 고정한다.
③ 프레임 안의 외양은 원래 시간과 공간에서 분리된다.
2. 사진이 이미지로 유통되는 단계
(1) 사진은 복제되고 이동한다.
① 자르기·확대·캡션·병치·배열이 가해진다.
② 신문·광고·국가·시장·미술관과 디지털 플랫폼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③ 사진은 증거·정보·상품·선전·구경거리·감시자료·예술작품으로 변용된다.
3. 관객이 사진을 읽는 단계
(1) 관객은 중립적인 눈이 아니다.
① 자신의 기억·지식·감정·성별·계급과 역사적 위치로 사진을 본다.
② 사진의 의미는 제작자의 의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③ 사진의 외양과 관객의 경험, 제시된 맥락이 만나 의미를 만든다.
4. 사진이 잘못 활용되는 단계
(1) 사진이 원래 삶에서 완전히 단절된다.
① 고통은 구경거리가 된다.
② 계급과 성별의 지배규범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③ 정치적 책임은 막연한 인간의 비극으로 바뀐다.
④ 기록의 과잉이 오히려 망각을 생산한다.
5. 사진이 대안적으로 활용되는 단계
(1) 잃어버린 관계를 다시 만든다.
① 말, 증언, 역사, 다른 사진과 연결한다.
② 단선적 설명보다 기억처럼 방사형으로 배열한다.
③ 사진 속 사람을 관객을 위한 대상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 돌려놓는다.
④ 관객이 자신의 위치와 책임을 성찰하도록 한다.
⑤ 사진은 죽은 정보에서 살아 있는 사회적 기억으로 변한다.
[26] 최종 핵심 명제
1. 사진과 이미지는 의미가 고정된 물체가 아니다.
(1) 사진은 현실의 흔적이지만 현실 전체는 아니다.
① 사진가의 선택이 현실을 이미지로 만든다.
② 복제와 편집이 이미지의 의미를 바꾼다.
③ 제도와 매체가 이미지의 사용 목적을 결정한다.
④ 관객의 기억과 역사적 위치가 의미를 다시 만든다.
2. 이미지의 의미보다 이미지의 사용을 물어야 한다.
(1) 중요한 질문
① 누가 이 이미지를 만들었는가.
②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제외했는가.
③ 원래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 나온 이미지인가.
④ 누가 복제·편집·배열·유통했는가.
⑤ 어떤 글과 다른 이미지가 결합되었는가.
⑥ 누구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 사용되는가.
⑦ 사진 속 사람은 주체인가, 구경거리인가.
⑧ 관객은 어떤 위치에서 이 이미지를 보고 있는가.
⑨ 이 사진은 기억을 만드는가, 망각을 만드는가.
⑩ 감정을 소비하게 하는가, 현실의 관계와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가.
3. 존 버거 사진론의 가장 압축된 결론
(1) 사진은 현실을 보여주는 창이 아니라 현실·권력·기억·관객이 만나는 장소이다.
① 사진은 한순간을 선택한다.
② 선택된 순간은 원래의 삶에서 분리된다.
③ 분리된 사진은 복제와 유통 속에서 여러 목적으로 변용된다.
④ 사진을 둘러싼 권력은 그 의미를 선전·상품·구경거리·감시자료로 만들 수 있다.
⑤ 반대로 사진을 역사·증언·관계·기억에 다시 연결하면 망각에 저항하는 이미지가 될 수 있다.
(2) 따라서 버거가 최종적으로 묻는 것은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는가”만이 아니다.
① 이 사진은 어디에서 떨어져 나왔는가.
② 지금 누구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③ 이 사진을 다시 누구의 삶과 기억 속에 돌려놓아야 하는가.
④ 바로 이 세 질문이 존 버거의 사진론과 이미지론 전체를 관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