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책 한 권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유명 제과회사에서 일하던 저자가 직접 과자의 유해성을 고발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이란 책이지요.
이 책은 ‘그다지 몸에 좋지는 않겠지.’ 하고 어림짐작만 하던 과자의 유해성을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를 대며 낱낱이 확인시켜 주었지요.
그 뒤로 2006년 KBS 〈추적 60분〉의 과자 유해성 보도와 2008년 멜라민 파동이 이어지면서
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제과업체는 자사의 이른바 ‘프리미엄 과자’ 광고를 통해,
“왜 과자 먹고 죄책감 느껴야 할까? / 왜 과자를 우습게 보는 걸까?
/ 언제부터 과자가 천덕꾸러기가 됐을까?”라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유해 성분을 제거하고 영양을 고려해 만들었다는 자신감 넘치는 광고 카피와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프리미엄 과자’ 가운데서도
여전히 ‘세균 덩어리 과자’가 발견되는 등,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부모님들은 슬슬 타협을 하기 시작합니다.
과자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을거리니까요.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아이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과자를 건네고 맙니다.
‘어쩌다 한 번씩 먹는 건 괜찮을 거야.’라거나 ‘어떻게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살아.
나쁜 음식도 먹어 보고 그래야지.’ 하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과자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런 타협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입이 즐겁고 몸이 편하다는 이유로 과자와 가공식품을 가까이하다 보면
우리 몸은 조금씩 조금씩 면역력을 잃고 수많은 질병 앞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자를 먹으면 안 돼. 왜냐면…….”
과자 마녀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과자의 유해성을 알려 주세요.
이렇게 달콤한 음식을 동전 몇 개만 주면 쉽게 사 먹을 수 있도록 가게에 잔뜩 쌓아 두고서
왜 먹지 말라고 하는지, 아이들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부모가 과자를 금지하면 할수록 과자에 대한 아이들의 욕망은 더욱 강렬해지곤 합니다.
그만큼 과자는 떨치기 어려운 달콤한 유혹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 스스로 과자에 대한 욕구를 자제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과자 마녀처럼 자기 이익만을 위해 몸에 나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에도 몸에 나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
과자 대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에 입맛을 길들여 보자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들려주고 내면화하자는 것이지요.
이 책은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해 보이는 과자 마녀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내세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과자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지나친 공포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세심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실감나는 입속나라 묘사로 수많은 어린이들이 칫솔을 들고 욕실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튼튼곰 시리즈 1권 《칫솔맨, 도와줘요!》를 쓴 작가 정희재는,
통통 튀는 발랄한 문체와 흥겨운 노랫말을 써서 책 전체를 신나는 뮤지컬처럼 구성했습니다.
《내 동생 싸게 팔아요》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일러스트레이터 김영수는
과감한 생략과 강조, 과장된 표현으로 어린 독자들에게 그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책 말미에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과자와 가공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정보 페이지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더불어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자 대신 집에서 만드는 건강한 과자 요리법도 몇 가지 소개하였습니다.
어린이에게 과자를 먹이지 않는 것은 어린이의 즐거움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바대로
“어린이의 타고난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보장하는” 일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