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RPM 인터뷰 릴레이 4.
21cRPM 8기 조미정
사람 만나는 일의 행복을 알게 해준 농문단.
그리고 지금은 사람 만나는 일의 행복을 찾아 다큐멘터리 작가의 길로 들어선 한 사람, 조미정을 만나다.
인량리의 대표 손녀딸
할머니와 볼에 뽀뽀하는 순간을 기억하다.
<한옥예술제 때 기타리스트 김광석선생님과 함께한 조미정의 무대>
매희/ RPM활동도 하고 농문단도 하셨던데 주로 어떤 일을 하셨어요?
미정/ 2010년 월디페 활동을 하면서 취재팀이었어. 뮤지컬 ‘점프’ 기획자 분, 그리고 김덕수 사물놀이를 기획하신 주재연 대표님 처럼 여러 기획자 분들을 만나고, DJ 인터뷰도 하러 다니고, 공연 리뷰도 했어. 월디페를 하면서는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그래서 이후에 농문단을 할 땐 미디어 팀으로 들어갔고, 거기서 사진 찍는 재미를 좀 느꼈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농문단 시작 전에 인량리 답사를 몇 번 갔었는데,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 할머니, 할아버지 직접 찾아 뵈면서 뭘 좋아하시고, 집에 뭐가 있고, 어떻게 살아오셨는지,조사하고 다녔지. 하하 호구조사 같은거 였어. 한 마을을 휩쓸고 다니면서 구석구석을 조사했어.
매희/ 농문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미정/ 특히, 1가 1손으로 인연을 맺은 김차영 할머니가 기억남아. 할머니와의 정을 느꼈던거 같아. 나는 친할머니가 지금은 돌아가시긴 했지만, 할머니 생전에 할머니와 친하지 못했거든. 할머니도 다정하신 성격이 아니었고, 나도 애교 잘 부리는 성격이 아니어서 말이야. 그런 것들이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니까 아쉬웠었어. ‘할머니한테 좀 더 살갑게 대해드릴 걸’ 하는 후회 같은 거지. 그런데 한 달에 한번씩 뵐 때마다 ‘아이구 우리 미정이 왔어~?’해주실 때마다 할머니와의 정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돌아가신 할머니께 죄송하기도 했지. 우리 할머니한텐 못해드렸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 그리고 이런 고민도 했어. ‘우리가 이렇게 자주 내려가지만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끝인데 할머니들께서 얼마나 더 허전하실까?’ 하는 고민 말이야.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하잖아. 할머니들이 허전하시진 않을까. 나중에 두 세 번 전화 드렸는데 연락이 잘 안 닿더라구. 그게 조금 아쉬워. 아무튼 진짜 손녀처럼 볼에 뽀뽀도 해주시고 그랬어.
그리고 이건 번외로 기억 남는 일 한가지 더 이야기하면, 한옥예술제 때도 우리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광석 선생님과 함께 무대도 했었어. 선생님께서 노래 잘 부른다고 칭찬도 해주셨었어. 하하. 영상은 절대 찾아보지마.
*1가1손 –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수산식품부의 협력사업으로 추진된 농촌문화기획단 ‘물꼬’ 활동의 한 프로그램.
*농촌문화기획단 ‘물꼬’ - 어르신들의 손자 손녀가 되는 일가일손(一家一孫)으로 농촌에 젊음의 물꼬, 어르신들에게 젊은 문화를 소개하고 전통문화를 배우는 문화의 물꼬, 그리고 도농 간 단절된 세대 문화를 잇는 ‘문화통신사’가 되어 새로운 농촌 문화를 탄생 시키는 상상의 물꼬가 되고자 하는 프로그램.
(커뮤니티 http://www.nongmundan.org / 블로그 http://blog.naver.com/ydmulkko)
*조미정씨가 블로깅한 인량리 소개글 (Click)
매희/ RPM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미정/ 남는 건 사람 인 것 같아. 사실 기억보단 사람이 남았지. 나중에 여기저기 축제에 놀러 갈 때마다 그때 만났던 사람들이 한 명씩은 꼭 있더라구. 이런 식으로 나중에 여기저기 일터에서 모두 만나지 않을까?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거잖아.
매희/ RPM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미정/ 일과 놀이의 경계가 애매한 것이 아닐까. 일이랑 놀이랑 경계가 애매한 그 부분이 메리트 인 것 같아. 어떤 일을 할 때 기한을 정해주고 누가 시켜서 하는 느낌이 들면 그 순간부터 그 일이 재미없어지거든. 그런게 없어서 난 즐거웠어. 다 자기 나름인 것 같아.
그녀의 꿈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다큐 작가
매희/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미정/ EBS에서 다큐멘터리 작가를 하고 있어. 사실 작가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고 리서쳐를 하고 있어. 맨처음에 입사해서는 ‘정서지능’이라는 다큐를 했고, 얼마 전에는 ‘화산’이라는 다큐를 했어. 처음엔 다큐멘터리 작가라고 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고, 진짜 부딪혀 보고, 세상을 기록하고, 사람들에 기록하는걸 원했는데, 책을 보거나 논문을 보거나 자료정리를 더 많이 하는것같아. 몸보다는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주로 해. 입사 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
<조미정이 작가로 참여한 EBS다큐프라임 ‘화산’>
*EBS 다큐프라임 화산 –EBS Story 블로그 (Click)
매희/ 만들고 싶은 다큐멘터리는 어떤 거에요?
미정/ 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 농문단 때도 글도 많이 쓰고 영상도 기획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미화 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다시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하하.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도 사실 연출이 너무 많은데, 내 주관적인 감정이 너무 개입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해. 앉아서 자료조사만 하면서 다큐를 만들면 어떤 감정이 잘 생기지가 않아. 그래서 난 더 직접 사람들을 만나보고 연출도 하고 싶어. 그 상황에 처하면 ‘아! 이렇게 하면 되겠다!’하는 것이 딱 느껴질 때가 있거든.
<2010년도 농문단 활동 당시 만들었던 조미정의 동영상_'할머니와 유모차'>
매희/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어디로 가세요?
미정/ 여행 삼아 인도에 가. 이쪽에서 일하는 사람들 얘기를 빌리자면, 여행을 가면 영감도 많이 얻고 많이 배우는 것이 있다고 해서 여행에 기대하고 있어. 잠깐 일을 그만두고 가는 거라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 하는데, 막상 난 많이 걱정 안하고 떠날 준비를 하는 중이야. 돌아와서는 정말 하고 싶었던 나만의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겠지? 하하.
매희/ 멘토가 있다면 어떤 분이 있을까요?
미정/ 생각만해도 든든해지는 법사님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 ‘자기정원을 잘 가꿔라.’라고 말이야. 난 이 말을 가장 좋아해. 그럼 사람들이 내 정원으로 놀러 오고 싶겠지. 그럼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되는 거래.
20111027 pm8
Interviewer / 임희정(매희)
첫댓글 내 정원은 '상상공장'이란다......자주 찾아줘.....인터뷰 잘 읽었다..^^ 잘 지내니..??
미정언니 인도가셨어요^^ 돌아와서 인터뷰 보면 좋아할지 떨림떨림! ^^
우리 조작가를 최근에 만났습니다! 지금 인도남부를 싸돌아댕기며, 또 어떤 얘기를 담아올런지!!! ㅋ.ㅋ 조미정 인터뷰!
알라뷰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