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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내 신발들을 내다 버렸습니다." 미국에서의 운동화 사업
10년전에 미국에 들어올 준비의 하나로 할인매장에 가서 세일하는 신발을 몇켤레 샀습니다.
물론 내가 신발 가게에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지요.
처음 미국에 들어올때는 청소하는 일을 하겠다 생각했었고, 옷이야 아무거나 입으면 되지만, 신발은 편한것을 신어야겠다 싶어서 싸고 편한 신발을 골라서 몇켤레 구입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미국생활 1막 3장 (우리가족의 위기탈출법)'에서 언급한 대로 1년도 못되어서 청소일을 그만 두고 신발가게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니 사람일은 참 모르는겁니다.
신발가게에서 일하는 것이 직업이었던 나였지만, 신발이 헤어지지 않았고 멀쩡한데 새 신발을 사 신는다는것은 나에게는 사치로 여겨졌었기에 처음 몇년동안은 나를 위한 새신발은 사 신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운동화 가게 근무 3년차인 2007년 겨울에 산 나이키부츠가 미국에서 처음 산 신발이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후에도 줄곧 미국올 때 샀던 신발들을 계속 번갈아 신고 다녔었었는데,
어느날 집에 오니 아내 왈
"내가 그 신발들 다 버렸어. 당신처럼 신발 안 사 신으면, 신발 가게들 다 망해"라고 말하였던 것 입니다.
예, 아내 말이 맞습니다. 맞고요... 그렇지만 그때 산 부츠 지금도 신고 있는데...
가죽 물세탁 전용세제 (www.washallleather.com) WAL에 넣고 물에 빨아서 냄새도 세균도 싹 없앤후에 (원래 광내는 신발은 아니지만) 군대시절 생각하고 물광까지 내 봤습니다. 추운 계절에만 신고 있고 바닥도 멀쩡하고 해서 아내가 내다 버리지만 않으면 몇년은 더 신을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게 아닌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한때는 미국에서 나이키 어카운트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돈 걱정없이 잘 산다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잘나간다고 하던 나이키 스토아도 문닫으신 분들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쓰려고하는 내용은 미국에서의 운동화 비지니스에 관한 것인데,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사업을 해 본 저의 관점에서 보면 단지 운동화 판매업에 해당되는 것 만이 아니고 모든 비지니스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첫번째로 미국과 한국의 신발 판매점 운영 방식의 차이점을 설몀드리겠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통합 브랜드 운동화 판매장이 생겼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한국에서는 대부분 한메이커의 매장은 다른 회사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계약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나이키 매장에서는 나이키만, 아디다스매장에서는 아디다스 제품만 팔수 있는것이죠.
하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예를들어, 내가 나이키 매장을 오픈하고 싶다면, 서류를 갖춰서 나이키회사에 신청을 하겠지요.
그럼 나이키는 나와 나의 회사에 대해 조사를 합니다.
내 신용은 물론이고 사업경력, 현재 비지니스 운영상태나 새로운 매장의 위치등 모든 것을 검토하겠지요. 까다로운 조사에 통과가 되면 어카운트 번호를 주고 비지니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선 똑같은 나이키를 파는 가게라도 어카운트 번호가 있으면 정식 매장이고, 없으면 어둠의 경로나 다른사람에게서 물건을 사다 파는 곳이겠지요.)
메이커와의 계약서에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팔지말라는 조항도 없고, 제한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다른 회사의 어카운트를 갖고 있느냐는 평가의 중요한 자료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나이키 어카운트를 오픈했다고 해서 나이키가 생산하는 모든 물건을 다 주문하면 받아서 팔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나이키는 거의 매주 신발매니아들의 관심을 끌만한 JORDAN이나 KD, FOAM POSITE(난 거져주어도 안 신을 것같은) 등의 신발들을 출시하는데, 일정 수량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거래처별로 등급을 정해놓고 그 등급에 맞게 신발을 공급합니다.
이런 특정신발들이 출시되는 날은 아예 전날부터 매장앞에 텐트를 쳐놓고 기다리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위의 첫사진은 바로 새 신발 출시되는날 우리 매장 앞에서 문열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심지어 어떤 신발들은 버지니아주 전체에 한켤레도 공식적으로 공급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메이커들의 경우도 나이키 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거의 나이키 스타일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이 추세입니다.
두번째로 그럼 왜 망하는 신발가게들이 생기느냐입니다.
한 마디로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해서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예전에는 신발가게라는 곳이 그저 신발 진열해 놓고 손님이 신발이 신발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신발이 있으면 달라고 해서 자기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으면 팔면되는 그런 식으로 장사하면 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편하게 장사하면 문 닫을 날이 곧 올겁니다. 계속하기전에 '그럼 너희는 뭐가 잘났냐 임마, 얼마나 잘 하고 있길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기에 저희 회사의 판매 최근 5년 매출 변화 그래프를 보여드립니다.
제가 회사의 매출액을 정확히 보여드릴수는 없어서 숫자는 생략했지만 성장세가 확실히 보이시죠?
이 그래프를 보시면 2월과 8월, 그리고 12월에 장사가 잘되는것을 알수 있지요?
이유는 2월에는 TAX RETURN(세금환급), 8월에는 BACK TO SCHOOL(신학년 준비), 12월에는 크리스마스기간이기 때문이죠.
어떤 사업이든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실때는 먼저 그 분야의 월별 매출곡선을 그려 보시면 언제 인수를 하거나 오픈을 해야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실겁니다. 예를 들면 치킨장사는 TAX RETURN과 SUPER BOWL 시즌에 장사가 잘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저희 회사는 5년전과 비교해서 매장의 숫자는 3개에서 4개로 단 한개 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매출은 2배로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미국의 경기가 폭락을 해서 남들은 다 '어렵다. 어렵다'고 불평하는 시기에 말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올해 두개의 매장을 더 오픈합니다.
지금은 매장으로 걸려오는 전화의 절반 이상은 특정신발이름을 대며 너희 이런 신발 있냐고 묻는 사람들의 문의 입니다.
예, 지금은 손님이 원하는 신발이 없으면 신발을 팔수가 없고 그 신발을 확보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지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는 시기입니다.
세번째로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데를 써 보겠습니다.
손자병법의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경영에도 똑같이 적용되는것 같습니다.
가. 소비자의 심리를 알아야합니다.
나. 공급자(메이커)의 심리를 알아야합니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바 있는데, 신발의 주요 고객은 흑인입니다. 그들은 사람을 만나면 신발을 먼저 처다 봅니다. 새 신발을 신고 있으면 대화가 풀리고 나이트클럽에서도 부킹이 잘 된다고 합니다.
TV를 보니 데프콘이라는 친구가 운동화를 많이 갖고 있더군요. 그런데 여긴 밥은 굶더라도 신발은 사야하는 흑인들이 많고, 데프콘이 갖고 있는 신발들을 모두 갖고 있는 친구들은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흑인들 중에 100켤레이상 신발을 보유한 사람은 제가 아는 저희 고객만 해도 족히 백명은 넘을 겁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운동화 소비자는 쉽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새 신발만 찾는 고객과 그냥 예전처럼 매장을 둘러보다 신발을 달라는 고객으로 나뉩니다.
두번째 부류의 고객은 직원들을 잘 교육해서 향상될 수 있는 친절함과 매장의 디스플레이, 절절한 가격정책등으로 확보해 나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부류의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발에 대해 잘 알아야만 합니다.
신발을 좋아하지 않으면 신발을 잘 알수가 없습니다.
사장도 저도 신발에 대해 잘 모르는 것들이 많기에 우리회사가 취한 방법은 신발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직원들을 확보 했습니다. 그들은 신발이 언제나왔으며 어떤 특징 있는지 지금 인터넷및 시장에서의 거래 가격은 얼마정도 하는지 새로나오는 신발들은 어떤 것들이 인기가 많을것인지를 쫙 꿰고 있습니다.
그후 매장에 오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와서 신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며 기뻐하고 자기 주변에 광고를 해주고 또 자기친구들을 데려옵니다.
신발은 흑인들과는 떨어질 수 없는 대화에서 결코 빠질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입니다.
그들이 필요한 신발을 공급해 주어야하는데 우리회사의 등급을 높이는것이 다음 문제 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주식을 상장할 정도의 큰 판매회사가 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물론 그후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겠지만 말입니다.
공급자의 심리를 알고 우리에게도 더 귀하고 좋은 신발을 많이 달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택한것은 크게 두가지방법입니다. '지역 스포츠활동에 대한 지원'과 '유명인사와의 제휴'
현재 우리는 이 지역의 스포츠활동및 팀들을 지원합니다.
물질적인 지원도 하고 광고도 합니다. 어떤 프로 운동선수라도 우리 매장을 방문하면 특별할인을 해주는 것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구요.
예를들면 이곳 리치몬드에는 NBA 올스타 출신의 BEN WALLACE라는 은퇴한 농구선수가 운영하는 체육관이 있는데. 해마다 BEN은 NBA 현역및 은퇴 선수와 대학팀의 현역선수들을 불러서 리그를 펼칩니다.
우리는 이 경기를 지원하고 우리 회사 이름인 THE SOURCE라는 팀을 만들어서 리그에 출전시키고 있습니다.
http://nexlevelproambball.com 여기 들어가 보시면 이 리그에 대해 자세히 보실수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 아마추어, 프로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에 계신 농구인들 중에 현재 NBA 및 대학에서 뛰고 있는 현역 및 은퇴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고 싶은 분들을 모집해서 미국 농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두번째는 유명인들을 가게에 초대합니다.
흑인하면 랩 인데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FREE WAY등의 랩퍼와 스태프들이 종종 저희 가게에 옵니다.
또한 최근에는 두체인즈 (2 Chainz)가 우리 사업에 협력하기로 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다녀갔고 오늘도 스태프들이 우리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갔습니다.
물론 우리도 처음에는 아무런 연줄도 없었고 이런 유명인들과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손님을 끌기위한 투자를 했습니다. 기존의 신발판매점들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매장을 꾸미고 나자 지역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인테리어좀 하신다는 분들이 보시면 시시하게 여기실수도 있지만, 이 내부분위기가 여기 소비자들에게는 먹히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게 정말 잘 해 놓았고 직원들이 신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더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한것이지요. 그러다기 유명인들이 리치몬드 지역 방송국에서 행사를 할때 랩퍼에게 가게를 소개했고 그후로 한 두명씩 쇼핑을 위해 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키에서 우리의 활동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Level을 높여주기 시작해서 점차 제한 생산된 신발들을 많이 받게 된것입니다. 하지만 우리회사도 아직은 나이키에서 모든 신발을 다 받는 Level은 아닙니다.
그래서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가 받을수 없는 신발들을 구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 낸것은 소비자 위탁(Customer Consignment)였습니다.
우리가 처음 시작한 것도 아니고 시대의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위탁판매점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것을 파악하고 벤치마킹하게 된것이죠.
손님들이 갖고 있는 제한생산된 신발들을 위탁 판매해주고 수수료를 받는것입니다.
위탁판매 신발들 몇개 구경좀 해보시죠. $2500짜리 신발도 있습니다.
이 신발의 처음 나왔을때의 가격은 $215이었는데 지금은 심지어 $4000까지도 거래되는 신발입니다.
Consignment 신발 중에는 신던 중고품도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과는 많이 다르지요?
저희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이유는 물론 대부분 사장의 노력과 역할이고 전 내부에서 넘버 투로써 약간 보조를 했을 뿐입니다.
저와 사장과는 성격도 다르고,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서로 배척하지 않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서 오랜시간 동안 일을 이루어 나갔기에 이런 결과들이 나타나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않고 늘 도전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 혼자보다는 여러명이 힘을 합쳐서 일을할때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서 1+1=2뿐만이 아니고 3,4,5 때로는 10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제글이 여러분들이 사업을 하시거나 살아나가시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희 신상품과 매장 구경은 www.facebook.com/thesourceofshoes 에서 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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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참 좋은 글입니다. 저도 아이디어 하나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아쉽게도 이런 좋은 글들을 그냥 흘려버리는 한인 사장님들이 많으시다는.....
참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앞으로도 종종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한글입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미국을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사업운영에 대한 나름의 귀한 노하우인데 오픈을 해주셨군요....감사합니다.
미국에서도 흔한게 신발가게고 불황타개를 위해서 1+1 행사가 많던데 나름의 노하우가 돋보입니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귀한글 감사합니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뉴에라 수집합니다. 뉴에라쪽도 신발만큼 시장이 어마어마하죠 ㅎㅎ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의 노력 없이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 ^^ 꼭 성공하십시오.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