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작역作易하신 성인의 심경과 태극도론
학생 : 역리(易理)를 좀 듣고 보니 옛 성인의 심경도 추측할 수 있을 듯합니다.
노인 : 그래,자네가 역리를 배우는 동안 느낀 점을 한번 말해 보게.
학생 : 다른 것이 아니라 팔괘(八卦)가 이루어진 법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노인 : 팔괘를 그은 것을 보고 성인의 심경이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학생 : 성인이 자신의 개인적인 의사를 가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팔괘(八卦)를 그으신 것을 생각할 때 성인은 자연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인이 자연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하셨다면 천지와 다름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노인 : 참으로 착한 말이네. 자네가 나보다 낫군.
학생의 말과 같이 성인은 천덕(天德)을 마음으로 삼고
천법(天法)으로 동작하여 화민(化民)으로 업(業)을 삼았다고 하네.
학생 : 우리 니라가 위대한 태극(太極)을 국기로 하였으니
언젠가는 좋은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까요?
노인 : 그것은 나도 알 수 없는 일이네.
그런데 우선 태극도(太極圖)를 일반 사람들이 다 잘 알아야 하겠는데....
학생 : 태극도(太極圖)란 무엇올 뜻하는 말씀입니까?
노인 : 별다른 말이 아니네.
태허(太虛)와 같은 무아심(無我心)으로 천지 생물(生物)의 덕(德)을 덕으로 삼고,
천지 자연의 법(法)을 법으로 하여 교화로 선세(善世)하며,
자안자락(自安自樂)에 그치는 것이 태극도를 행하는 것이라 하네.
학생 : 태극도는 예부터 있던 말입니까?
노인 : 태극도란 곧 역도(易道)라는 말이네.
역(易)에는 역의 덕(德)과 역의 리(理)라는 양면측 구별이 있는데 ,
역덕(易德)은 천지 생물의 덕을 의미하고,
역리(易理)는 그 역덕을 시행하는 법리(法理)를 뜻하네.
학생 : 선생님께서는 태극을 마음이라 보시는 것 같은데요,
태극을 심적(心的)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까?
노인 : 태극은 천지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네.
학생 : 태극은 음양의 원리라 하셨는데,이치의 원(原)이 어찌 마음이 되겠습니까?
노인 :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전에도 말한 일이 있는데
학생이 그 뜻을 모르고 들었던 모양이네.
전에도 말했듯이 대체로 리(理)의 체(體)는 이성(理性)이 되고
그 이성의 용(用)이 마음이 되네.
마음올 해석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 그 여러 가지 해석을 다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우리가 보통 말하는 지각(知覺)을 의미하는 그 마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네.
즉 태극은 우주의 이성에 해딩하고
팔괘는 그 이성의 작용법칙이 된다고 할 수 있네.
학생 : 네,알아듣겠습니다.
그러면 태극도(太極圖)는 팔괘(八卦)의 뜻과 같다고 할 수도 있습니까?
노인 : 그렇네. 태극도란
일월(日月)이 운행하여 만물을 생성 · 자양(滋養)하는 자연의 도(道)를 말하는 것이네.
그러므로 어떤 종교적인 교리와는 다르네.
태극도는 자연 조화(造化)의 원리(原理) • 원심(原心)을 의미하네.
학생 : 네,태극도의 뜻을 알겠습니다.
노인 : 태극이 천지(天地) 생물(生物)을 마음했다는 점을 알았으면 더 말할 것이 없네.
학생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