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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뇌진탕이 뭔지 모르던 초등학교때 뇌진탕에 걸릴까봐 두려워했음.
뇌진탕이 뭔지 몰라도 나는 뇌진탕을 경험하고 있었어요.
이 기사는 전파공격에 대한 가장 상세한 기사중 하나네요.
https://www.gq.com/story/cia-investigation-and-russian-microwave-attacks
The Mystery of the Immaculate Concussion
He was a senior CIA official tasked with getting tough on Russia. Then, one night in Moscow, Marc Polymeropoulos's life changed forever. He says he was hit with a mysterious weapon, joining dozens of American diplomats and spies who believe they’ve been targeted with this secret device all over the ...
www.gq.com
완벽한 뇌진탕의 미스터리
그는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임무를 맡은 CIA 고위 관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모스크바에서 Marc Polymeropoulos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신비한 무기에 맞았고 수십 명의 미국 외교관과 스파이가 이 비밀 장치의 표적이 됐다고 믿고 있는 수십 명의 미국 외교관과 스파이와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CIA 조사가 러시아의 책임을 지적함에 따라 피해자들은 왜 그들을 돕기 위한 조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지 의아해합니다.
줄리아 아이오페
2020년 10월 19일
마크 폴리머로풀로스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메스꺼움이 밀려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식중독일 거라고 생각하며 화장실로 가려 했다.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시 일어서려 했지만 또다시 넘어졌다. 때는 2017년 12월 5일 새벽이었고, 모스크바의 호텔 방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나중에 그때를 떠올리며 “토할 것 같으면서 동시에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은밀히 활동하던 CIA 요원이었고, 스스로를 “노련한(grizzled)”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쾌활하고 체격이 좋은 남자였다. 모스크바는 그가 적대적인 땅에 발을 디딘 첫 장소가 아니었다. 그는 경력 대부분을 중동에서 보내며 미국의 테러와의 장기전에 참여했다. 파키스탄과 예멘에서 테러리스트를 추적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같은 일을 했다. 그는 총격을 받았고, 로켓 공격을 피해 몸을 숙였으며, 머리 가까이로 파편이 스쳐 지나가는 경험도 했다. 그러나 육지에 둘러싸인 러시아의 수도에서 극심한 멀미에 사로잡힌 그날 밤, 폴리머로풀로스는 생애 처음으로 공포와 완전한 무력감을 느꼈다.
몸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으려 애쓰던 그는, 이 사건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 일은 막 CIA 고위 지도부 반열에 오르며 유망하던 그의 경력을 끝장냈고, 외교관과 과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미 의회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점 커져가는 국제적 미스터리의 한가운데로 그를 끌어들였다. 이후 몇 달에 걸쳐 그는 자신을 쓰러뜨린 것이 상한 샌드위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그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던 수십 명의 미국 외교관, 정보요원, 해외 파견 정부 직원들로 이루어진 ‘증가하는 집단’에 속하게 되는 음산한 입문식이었다. 일부 전문가와 의사들은 이들이 정체불명의 가해자가 새로운 형태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사용해 가한 공격의 표적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쿠바와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 등 일부 공격은 이미 널리 보도되었지만,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사례들도 있었는데, 여기에는 CIA와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본토에서 미국 시민을 겨냥한 최소 세 건의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2017년 말 모스크바를 방문한 전 CIA 관리 마크 폴리메로풀로스(Marc Polymeropoulos)는 그곳에서 마이크로파 무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폴리메로풀로스의 의례
조기 퇴직 이후에도 CIA에 대한 충성심을 잃지 않은 폴리머로풀로스는, 자신이 “침묵의 상처”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자세히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CIA를 떠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은 다른 CIA 요원들에게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는 데 소극적인 기관의 태도에 점점 더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의료적 도움을 제공하는 겁니다. 우리가 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CIA가 이 문제를 전투 중 입은 부상으로 다뤄주길 바랍니다.”
그는 또한 CIA와 현 행정부가, 점점 더 대담해지는 방식으로 자신의 옛 동료들과 다른 미국인들을 겨냥하고 있는 명백한 가해자들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대응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다.
(GQ에 보낸 성명에서 CIA 대변인들은 “우리 기관의 최우선 과제는 요원들의 건강과 복지이며, 그 다음으로는 러시아를 포함한 핵심 표적에 대한 정보 수집과 이를 정책 결정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사에 담긴 다른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이 문제와 관련해 CIA 지도부와 의료서비스국(Office of Medical Services)에 대해 “엄청난 불안감과 혐오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우리를 제대로 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젠가 CIA가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폴리머로풀로스가 모스크바에 도착했을 때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혼란스러운 첫해를 보내고 있던 시기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성공적으로 개입했다는 결론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분열이 잦은 미국 정보기관 세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높은 확신도의 평가였다. 그러나 새 대통령은 이를 일축하며 정보요원들을 자신의 정책을 방해하려는 “딥 스테이트”라고 폄하했다.
그는 또한 크렘린과의 관계 개선에 집착하는 듯 보였는데, 2017년 5월에는 러시아 외무장관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하기까지 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해임된 FBI 국장 제임스 코미를 조롱했고, 이스라엘의 동의도 없이 고도의 기밀 정보를 러시아 측과 공유했다.
“그때 저는 이게 마치 9·11 이후에 조지 W. 부시가 빈 라덴을 초대해서 ‘뭐,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폴리머로풀로스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런 일들이 우리를 정말 크게 불안하게 만들었죠. 솔직히 말해,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푸틴을 향한 대통령의 유화적 태도는 우려스러웠을 뿐 아니라, 폴리머로풀로스가 랭리의 CIA 본부에서 하고 있던 업무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2017년 1월 말, 그는 CIA 대테러 부서에서 유럽·유라시아 미션센터(EEMC) 부국장, 즉 작전 담당 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했다. CIA 지도부와 당시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는 러시아의 ‘적극적 공작(active measures)’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미국이 진지하다는 메시지를 크렘린에 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지난 15년간 중동에서 활동해 온 강경파들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폴리머로풀로스를 비롯한 이들은 러시아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라고 그는 인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힘의 언어에는 능숙했다.
그의 새 임무는 아일랜드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 흩어져 있는 약 50개 정보 거점을 관할하며 비밀 작전을 총괄하는 일이었다. CIA와 폴리머로풀로스의 시각에서 보면, 유럽·우크라이나·터키·코카서스 지역은 이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전장이었다. 그는 이를 “무장 소집령”이라고 불렀다.
“모든 거점에 러시아에 다시 초점을 맞추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는 설명했다. “과거에는 전 세계 모든 거점에 소련 담당 부서가 있었죠. 우리는 그걸 다시 부활시키고 싶었습니다. 러시아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니까요.”
러시아를 상대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술은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던 것과는 달랐다.
“전통적으로 비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실을 말하는 겁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말했다. “러시아의 작전은 너무 쉬워요. 푸틴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거짓을 지어낼 필요가 없거든요. 그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그대로 말하면 됩니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의 작전을 폭로하는 작업을 포함했다. 예컨대 마케도니아의 국명 변경을 막으려는 시도나 몬테네그로에서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 같은 것들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정보기관들과 협력해, 크렘린이 유럽 대중을 조종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개입을 부인해 왔다.)
폴리머로풀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EEMC에서 수행하던 작업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폼페이오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건 중요하지도 않아요.” 그는 말했다. “우리는 이미 사실상 승인 신호를 받은 상태였거든요. CIA 내부에서 ‘이렇게 하자’고 결정한 문제였습니다. 러시아인을 해치고 있던 것도 아니니까요.”
2017년 가을, 폴리머로풀로스와 한 동료는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전에 러시아에 가본 적이 없었고, 이번 방문이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주러 미국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고, 러시아 정보기관과 보다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열 수 있기를 바랐다. 공식 명분은 대테러 협력이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형식적으로나마 여전히 협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였다. 다만 CIA 내부에서는 이런 협력이 최근 몇 년간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고, 폴리머로풀로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간 낭비에 가까운 일”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러시아는 비자를 발급했지만,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그에게 직접 방문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 측의 대테러 협력 명분을 믿지 않았고, 실제 목적이 비밀 작전 수행일 것이라 의심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이런 식의 첩보 활동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사실상 ‘4성 장군’급 인물이었고, 그런 고위 인사가 직접 현장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일은 미·러 어느 쪽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러시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2017년 12월 모스크바로 향했다. 여행 초반은 순조로웠다. 그와 동료는 미 대사관 근처의 메리어트 호텔에 묵으며 당시 대사였던 존 헌츠먼과 대사관 직원들을 만났다. FSB 요원 여러 명이 노골적으로 뒤를 밟았지만, 그들은 모스크바 지하철과 맥도날드, 그리고 술집들을 둘러보기도 했다. 술집에서는 러시아 손님들이 왜 미국인들이 러시아를 그렇게 싫어하느냐고 진지하게 묻기도 했다.
그러나 공식 일정은 훨씬 불쾌했다. FSB와의 회의는 지루했고, 러시아 해외정보국(SVR)과의 만남은 곧 날선 공방으로 변했다. SVR 요원들은 그들이 모스크바에 온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여긴 당신들이 올 곳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이후 러시아 측은 미국의 인종차별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에 대한 장황한 훈계를 늘어놓았다. 폴리머로풀로스는 동료에게 “이 사람이 진짜로 이러는 거야?”라고 물었다. 동료는 이것이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러시아식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맞서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을 경고했지만, 러시아 측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머로풀로스는 러시아 측의 노골적인 공격성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평생 극도로 예의 바르면서도 뒤에서는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을 상대해 왔다. 러시아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최소한 조금은 더 예의가 있을 줄 알았다”고 그는 말했다.
| 메스꺼움의 물결이 Polymeropoulos를 덮쳤고 그는 갑자기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그는 여행의 나머지 기간 동안 자신의 호텔 방에 머물렀고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의 몸은 반란을 일으켰고, 그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것이 그저 허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러시아에서는 조심해야 하고, 러시아 요원들이 자신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려는 함정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모스크바 리츠칼튼 옥상 바에서 유난히 그와 동료에게 말을 걸어오던 아름다운 젊은 여성들 같은 경우였다. 하지만 폴리머로풀로스는 자신의 신체적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메리어트 호텔에서의 그 끔찍한 밤 이후에도, 그는 처음부터 악의적인 공격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아침이 되자 최악의 증상은 가라앉았고, 상태가 호전된 듯 보였으며, 그저 뭔가 잘못 먹은 탓이라는 자신의 추측을 뒷받침해 주는 듯했다. 쓰러졌던 지 불과 몇 시간 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에 오를 수 있었고, 그곳에서는 몇 마일이나 걸어 다니며 더 많은 허름한 술집에 들르고, 악명 높은 ‘트롤 공장’을 힐끗 보기도 했다.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샀다. 모스크바 호텔 방에서 보냈던 그 비참하고 공포스러웠던 밤은 점차 그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
여행이 끝나기 이틀 전, 폴리머로풀로스는 동료들과 함께 모스크바의 고급 레스토랑 푸시킨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호텔 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 방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강한 메스꺼움이 몰려왔고, 그는 순식간에 땀에 흠뻑 젖었다. 간신히 호텔 방으로 돌아왔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남은 여행 기간 내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머물렀다. 그의 몸은 반란을 일으킨 듯했고,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어떻게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긴 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버지니아 교외의 집으로 돌아온 뒤에야, 모스크바에서 겪은 일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음산한 원인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월이 되어 비교적 정상적인 상태로 몇 주를 보낸 뒤, 그는 머리 뒤쪽에서 시작해 얼굴 쪽으로 퍼져 나가는 강하고 고통스러운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폴리머로풀로스에 따르면 의사는 부비동염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깨끗했고, 항생제 치료도 통증을 전혀 완화하지 못했다. 오히려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현기증과 메스꺼움이 다시 거세게 몰려왔고, 귀에서는 다시 이명이 울렸다. 머릿속은 짙은 안개에 싸인 듯했다. 3월이 되자 원거리 시력이 나빠져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반복적인 MRI와 CT 검사에서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는 너무 아픈 나머지 병가를 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두 달 전의 식중독 때문일 리는 없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는 CIA 동료들이 모스크바에서 어떤 형태의 기술적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공격이었을까? 그는 러시아가 그의 휴대전화에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려다 실수로 그를 다치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이런 일은 미국을 포함해 모든 정보기관이 하는 일이었다. 그는 러시아가 단지 “출력을 너무 세게 올렸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면서, 폴리머로풀로스와 CIA 동료들은 그의 증상이 하바나에서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미국 외교관들의 증상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2016년 말, 쿠바에 재개관한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던 약 20여 명의 미국인들이 기이한 현상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높거나 낮은 정체불명의 소음을 들었고, 동시에 두개골에 갑작스러운 압박감을 느꼈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현기증과 메스꺼움,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지속적인 두통, 시력과 청력의 변화를 겪었다. 폴리머로풀로스의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증상들 중 일부는 이유 없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고, 또 다른 일부는 도저히 치료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 혼란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바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퍼지자, 모두가 각자의 추측을 내놓았지만, CIA조차도 누가 책임자인지, 아니면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했다. 어떤 이들은 음향 공격이었다고 추측했고, 또 어떤 이들은 쿠바 보안기관 내 강경파들이 워싱턴과의 화해 국면을 방해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믿었다. 반면, 이 모든 것이 피해망상이나 집단적 불안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바나에서 피해를 입은 약 20여 명의 미국인 가운데 일부는 외교관 신분으로 위장한 CIA 요원들이었다. 이 명백한 공격들은 CIA 관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지만, CIA 본부 내부에서는 러시아 보안기관의 소행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고, 관련 논의를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터무니없는 추측은 아니었고,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2014년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국들을 상대로 점점 더 대담해졌고, 과거의 동맹국이던 쿠바를 미국 쪽으로부터 떼어 놓을 충분한 동기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미국인들을 해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신호를 받은 겁니다.”라고 한 전직 국가안보 관리는 말했다. “전반적으로 우리를 약화시키려는 거죠.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장갑을 벗어 던졌습니다.”
2018년 봄이 되자, 폴리머로풀로스는 자신이 하바나 피해자 명단에 새로 추가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그와 함께 모스크바에 갔던 CIA 동료 역시 병에 걸려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폴리머로풀로스에 따르면, CIA 의료서비스국(OMS) 지도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실제로 하바나의 CIA 요원들과 동일한 뇌 손상을 입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일련의 검사를 실시했다. 일직선으로 걷게 하거나 간단한 인지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 무렵에는 그의 현기증이 사라진 상태였다. 통증과 극심한 피로는 여전했지만, 그날 밤 모스크바에서처럼 서지도 못하고 쓰러지던 상태는 아니었고, 걷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OMS 의사들은 그가 검사에 통과했다고 결론 내렸다. 즉, 하바나 증후군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의 동료 역시 같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GQ에 보낸 성명에서 의료서비스국 국장 키스 배스는 “CIA 의료서비스국은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우리 기관의 최우선 과제는 직원들을 돌보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머로풀로스의 머릿속을 짓누르는 극심한 압박감과 통증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여러 의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신경과 전문의, 감염병 전문의, 알레르기 전문의, 치과의사, 안과의사, 수면 전문의, 통증 전문가, 목과 척추 전문의까지 찾아갔다. 셀 수 없이 많은 검사와 촬영, 주사, 스테로이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하루 24시간 계속되는 편두통의 원인을 진단하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는 통증에 시달렸고, 컴퓨터 화면을 오래 바라보면 증상은 더 심해졌다. 한두 시간 이상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그의 업무 강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유럽과 유라시아 전역에서 CIA의 비밀 작전을 지휘하고 수천 명의 요원을 관리하는 일은 하루 12시간씩 이어지는 긴 회의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수많은 시간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총 네 달에 달하는 병가를 사용해, 병가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한편, 피해자 명단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2018년 6월, 미국 국무부는 중국 광저우에서 근무하던 외교관과 무역 담당자 가운데 거의 10명에 달하는 인원을 철수시켰다. 이들은 쿠바에서 근무하던 동료들이 겪었던 것과 섬뜩할 정도로 유사한 증상을 보고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워너는 자신의 증상이 폴리머로풀로스와 마찬가지로 2017년 말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극심한 두통, 메스꺼움, 균형 감각 상실이었다. 그녀를 돕기 위해 광저우로 간 어머니 역시 병에 걸렸고, 심지어 워너의 반려견들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어머니는 NBC 뉴스에 전했다. 개들은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워너와 그녀의 어머니가 소리를 듣고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던 그 방을 피하려 했다고 한다.
| 의사들은 심각한 뇌진탕과 관련된 손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뇌진탕과 달리 이러한 증상은 빨리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은 몇 달 동안 지속되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왁싱되고 약해졌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머로풀로스는 자신의 상태를 CIA의 의료 관료 체계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의료 당국의 입장은 명확했다. 그가 그들이 실시한 검사를 통과했으니 문제없다는 것이었다. 지속적인 편두통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면서도 말이다. 그들의 무능력에 좌절한 폴리머로풀로스는, 하바나 피해자들 일부가 치료를 받았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뇌손상·회복 센터(Center for Brain Injury and Repair)로 자신을 의뢰해 달라고 의료서비스국(OMS)에 요청했다.
이 센터의 연구팀은, 널리 ‘하바나 증후군’으로 알려지게 된 현상에 대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이라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들은 하바나 피해자 21명을 평가했고, 심각한 뇌진탕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지·균형·운동·감각 기능 손상과 유사한 손상을 발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뇌진탕과 달리, 이러한 증상은 빠르게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신경과 전문의들은 집단 히스테리나 집단 정신병 같은 일부 가설들이 매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많은 환자들이 서로 알지 못했고, 검사 결과는 조작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그들 역시 고통에 빠져 자포자기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필사적으로 회복을 원했고, “의료진이 병가를 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업무를 계속하거나 완전 복귀를 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연구진은 또 이러한 손상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것일 가능성도 낮다고 결론지었다. 뇌 외의 다른 장기에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일 가능성도 낮다고 보았다. 고열 같은 동반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이 환자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뇌 영상은 대체로 정상으로 보였고, 왜 이런 치유되지 않는 뇌 손상이 발생했는지 의사들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이들은 외상성 두부 손상의 병력 없이도 광범위한 뇌 신경망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의사들과 환자들은 이를 ‘흠 없는 뇌진탕(immaculate concussio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018년 봄, 한 개인 신경과 전문의는 폴리머로풀로스에게 ‘후두신경통(occipital neuralgia)’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는 두개골 기저부에서 시작해 머리 앞쪽으로 휘어지는 두 개의 신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 진단에도 불구하고, 폴리머로풀로스에 따르면 CIA는 여전히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의 의뢰를 거부하며 “필요 없다”고 말했다.
설명을 찾기 위해 애쓰는 동안, 그는 쿠바와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새롭게 밝혀지는 내용들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었다. 2018년 여름이 되자, 과학자들·정보기관 관계자들·기자들은 하나의 유력한 원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로 마이크로파 무기였다.
마이크로파를 무기화하려는 발상은 냉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1년, 미국의 생물학자 앨런 프레이(Allan Frey)는 인간의 머리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하면 실제 소리가 없어도 ‘소리를 느끼는’ 감각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수천 피트 떨어진 거리에서도 가능했다. 마이크로파의 주파수와 강도를 조절하면 다양한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프레이는 2018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련이 자신의 연구에 즉각적인 관심을 보였고, 자신을 모스크바로 초청해 비밀 군사 시설들을 보여주며 마이크로파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냉전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과 소련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라 불리게 된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두고 경쟁했다. 미국 연구진은 사람의 머릿속에 말을 전달하는 실험—심리전에 유용한—을 연구하는 한편, 마이크로파의 열적 효과도 탐구했다. 이론적으로는, 마이크로파 무기를 트럭에 탑재해 언제 어디서든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만들어, 범위 안에 들어오는 사람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연구는 결국 미 국방부가 ‘능동 거부 시스템(ADS)’이라 부르는 무기의 개발로 이어졌다.
미군은 이 무기의 성능을 홍보하는 영상에서, 이 장비가 군용 차량에 장착되어 군중 속 무장 세력이나 군 검문소에 접근하는 의심 인물에게 정확한 전자기파를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빔은 피부에 즉각적인 열감을 유발해, 대상이 반사적으로 도망치게 만든다. (지난여름, 한 군 관계자는 워싱턴 D.C.에서 경찰 폭력에 항의하던 시위대에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한편 소련은 마이크로파의 비(非)열적 효과에 더 집중했다. 1976년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보고서는, 소련이 마이크로파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내용을 검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련(이후 러시아) 과학자들은 동물의 뇌에 마이크로파를 노출시키면 뉴런이 발화하는 주파수가 변하고, 뉴런 간의 동기화가 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쥐의 일부 뇌세포는 위축되었고, 신경은 손상되었다. 이 방사선은 또한 신성시되는 혈뇌장벽을 교란할 가능성을 보였으며, DIA에 따르면 “뇌 기능의 변화”를 초래했다. 장기간 마이크로파에 노출된 인간에게서 가장 흔히 보고된 증상들은 익숙하게 들린다. 두통, 피로, 발한, 어지럼증, 불면, 우울, 불안,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였다.
프레이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소련 연구진 역시 빔의 강도를 높이거나 낮추면 대상에게 서로 다른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개골의 곡률처럼 개인의 생리적 차이 또한 지향성 에너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했다. 신경학적 증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기는 강력한 심리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증상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면, 피해자들은 모두 같은 것에 노출된 것이 맞는지, 아니면 실제로 공격을 받긴 한 것인지조차 의심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캘리포니아의 의사이자 과학자인 베아트리스 골롬(Beatrice Golomb)은 미국 외교관들의 고통을 지향성 마이크로파와 연결 짓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녀는 마이크로파로 가짜 소리 감각을 만들어내는 ‘프레이 효과’와, 하바나의 외교관들 중 일부—모두는 아니지만—가 앨런 프레이가 설명한 것과 유사한 소음을 들었다고 보고한 사실을 연결했다. 이는 일부에서 제기했던 음향 공격 가설을 약화시키는 근거였다.
그녀는 또한 폴리머로풀로스의 지속적인 편두통을 설명할 수 있는 통찰을 제시했다.
“뇌 손상은 [마이크로파] 손상의 소인이 될 수 있다.”
즉, 중동 전쟁 지역에서 폭발물 근처에 자주 노출되었던 폴리머로풀로스 같은 사람들은, 지향성 마이크로파 무기에 의한 뇌 손상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 Polymeropoulos는 새로운 CIA 국장 Gina Haspel에게 러시아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Polymeropoulos는 그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러시아인들은 분노했습니다. |
모든 과학자들이 골롬의 결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그녀의 연구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러시아와 미국 양쪽에서 마이크로파를 연구했고, 소련의 관련 연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리뷰 논문을 쓴 과학자 안드레이 파호모프는, 마이크로파가 이런 종류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데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뇌손상·회복 센터의 센터장이자 JAMA 연구의 책임 연구자였던 신경외과 의사 더글러스 스미스 역시, 마이크로파가 어떻게 말초 신경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뇌라는 기관만을 그렇게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바나 피해자들이 얼굴 한쪽에서 윙윙거리거나 따끔거리는 감각을 느꼈다거나, 방을 옮기면 그 감각이 멈췄다는 점은, 스미스에게 이 손상들이 어떤 형태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의해 발생했다는 신호로 보였다.
“우리는 뭔가가 조준되어 사용됐다고 믿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그는 말했다. “상당한 미스터리죠. 무언가가 일어났다는 건 분명하지만, 이런 종류의 손상에 대한 ‘지문’은 없습니다.”
만약 이 사건들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연관되어 있다면, 다음 질문은 누가 이를 미국 인원들을 상대로 사용했느냐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분명 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다른 여러 나라들도 이미 이런 역량을 개발했거나 구매한 상태였다. 한 우크라이나 연구자는 해당 기술을 사우디 정부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 어쩌면 이란 정부도 이러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쿠바 정부는 미국 외교관들을 공격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쿠바의 보안기관은 악명 높을 정도로 모스크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반미 성향의 옛 동맹국들과 이 기술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랭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폴리머로풀로스는 이 명백한 공격들의 배후가 누구인지 확신하고 있었다. 바로 모스크바였다. 그는 러시아를 견제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고, 이제 러시아가 보복에 나섰으며, 그 대상에는 자신 개인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렘린과 공격을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결정적 정보가 없었기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2018년 연말연시가 다가오고—메리어트 호텔에서의 그 밤 1주년이 다가오자—폴리머로풀로스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러시아와 미국의 비밀 정보기관 수장들은 관례적으로 연말 인사 카드를 교환해 왔다. 그는 이제 러시아를 충분히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연례적인 카드 교환 의식이 러시아 문화, 특히 관료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은 존중의 표시이자 지위에 대한 인정이었다. 카드가 발송되기 전, 그는 새 CIA 국장이자 오랜 동지였던 지나 해스펠에게 편지를 보내 그 해에는 러시아에 연하장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건을 잘 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의 계산은 정확했다. 러시아는 격분했다.
2019년 4월, CIA에서 26년을 보낸 뒤 폴리머로풀로스는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훈장을 받은 고위 정보요원이었고, 핵심 보직에 있었으며 아직 비교적 젊었다. 승진과 더 큰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던 참이었다. 하지만 모스크바 메리어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저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말했다. “나이는 50이었지만, 이 망할 두통이 사라지지 않아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해 7월, 그는 마지막으로 랭리를 떠났다.
이후 폴리머로풀로스는 서서히 CIA 이후의 삶에 적응해 갔다. 리더십에 관한 책을 집필하는 계약을 맺었고, 한 강연 에이전트는 팬데믹이 모든 계획을 중단시키기 전까지 그에게 꽤 수익성 있는 강연 일정이 있을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끊임없는 편두통, 피로, 집중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하바나 증후군을 겪는 일부 사람들이 미국 최고 군 병원인 월터 리드 병원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CIA 의사들의 의뢰가 필요했다. 그는 부상이 은퇴를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OMS 지도부가 끝내 도움을 거부했다고 말한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여전히 랭리의 친구들과 동료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들이 전해준 소식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명백한 공격들은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상황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은—언론에 공개할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했지만—진행 중인 공격들에 대해 그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2019년 가을, 비밀공작 부서 소속의 CIA 고위 관리 두 명이 호주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호주로 이동했다.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파이브 아이즈’ 정보공유 동맹에 속해 있다.) 호주의 호텔 방에 머무는 동안, 두 미국인은 그것을 느꼈다. 정체불명의 소리, 머릿속의 압박감, 귀 울림이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들은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후 그들은 대만으로 이동해 현지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섬의 호텔 방에서도 같은 증상을 다시 경험했다.
이제 이런 일은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었고, CIA 내부에서는 이를 “맞았다(getting hit)”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폴리머로풀로스가 과거 지휘하던 EEMC의 한 고위 정보요원은, 2019년 봄 폴란드에서, 그리고 그해 가을 조지아의 트빌리시에서 비밀 신분으로 이동하던 중 두 차례나 공격을 받았다. 그 역시 후두신경통 진단을 받았고, 폴리머로풀로스와 유사한 증상에 시달렸다. (그는 이 기사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격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 호주와 대만에서 공격을 받은 CIA 인사 중 한 명은, 기관 내 서열 상위 다섯 명 안에 드는 최고위급 인사였다.
| 사건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백악관 직원이 반려견을 산책시키던 중 총을 맞았다. 그녀의 개가 붙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녀도 그것을 느꼈습니다. 그녀의 귀에서 높은 소리로 울리는 소리, 극심한 두통, 그리고 그녀의 얼굴 옆이 따끔거렸습니다. |
이 공격의 배후가 누구든, 그들은 미국 땅에 있는 미국인들까지 겨냥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파견돼 있을 때 공격을 받았던 한 미국 외교관과 그의 배우자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전문 치료를 받기 위해 필라델피아로 이동했다. 정부 관계자 세 명에 따르면, 2018년 6월 어느 날 밤, 이 부부는 중국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소리와 머릿속 압박감에 놀라 잠에서 깼다. FBI 요원들의 조언에 따라 가족은 호텔로 옮겼지만, 이틀째 밤에도 새벽 시간에 다시 잠에서 깼다. 극도의 공포 속에서 부모는 아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달려갔고, 아이들이 잠든 채로 기이하게, 그리고 동시에 몸을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후 몇 주 동안 아이들은 시력과 균형 감각에 이상을 겪기 시작했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GQ는 이 가족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가족 역시 이 기사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이 가족을 대리하는 변호사 재닌 브루크너는 말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9년 추수감사절 직후, 이 사건을 잘 아는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워싱턴 D.C. 교외인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백악관 직원 한 명이 개를 산책시키던 중 공격을 받았다. 사건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 직원은 길가에 주차된 밴 옆을 지나쳤고,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그녀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그녀의 개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어 그녀 역시 증상을 느꼈다. 귀를 찢는 듯한 고주파 이명, 극심한 두통, 얼굴 한쪽의 따끔거림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직원은 이전에도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2019년 8월,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던 존 볼턴을 수행해 런던을 방문했을 때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GQ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직원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녀는 호텔 방에 있을 때 창문 쪽을 향한 머리 한쪽에서 갑작스러운 따끔거림을 느꼈다. 머릿속의 강한 압박감과 함께 귀 울림이 동반되었고, 방을 나서자 증상은 사라졌다. 그녀는 이 사건이 쿠바와 중국에서 근무했던 미국 외교관들이 보고한 증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기 때문에, 이를 비밀경호국에 보고했다.
CIA는 일반적으로 미국 내 사건 조사에 관여하지 않지만, 백악관 직원 공격 사건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CIA는 이 사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국가안보회의(NSC)의 생물방어 담당 부서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그러나 그달 말, 해당 부서는 해외에서 발생한 완전히 새로운 위협—코로나19—에 모든 역량을 쏟게 되었다. (백악관은 GQ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랭리에서는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조사하기 위한 팀이 꾸려졌다. 조사관들은 피해자들의 뇌 손상이 마이크로파 무기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게 되었다. 이 무기는 벽과 창문을 통과해 목표물에 조사될 수 있고, 심지어 수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2017년 이후 폴리머로풀로스와 그의 팀이 러시아를 견제해 온 활동, 그리고 마이크로파의 생물학적 영향에 관한 과학 문헌 상당수가 소련과 러시아에서 발표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사관들에게 러시아가 배후일 가능성은 충분히 설득력 있어 보였다.
그러나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는 공개적으로 입수 가능한 데이터에서 나왔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휴대전화는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위치 데이터 회사들은 이 정보를 수집해 판매한다. CIA 조사관들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러시아 요원들의 위치를 추론했고, 2019년 폴란드·조지아·호주·대만에서 공격이 발생했을 당시, 러시아 요원들이 공격을 받은 CIA 요원들과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각 사례에서, FSB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공격을 받은 CIA 요원들의 사정거리 안에 있었다. 두 건의 사건에서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에 FSB 요원들이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위치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CIA 조사에 대해 묻자, 폴리머로풀로스는 해당 조사가 자신이 은퇴한 이후에 이루어졌으며 직접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벨링캣(Bellingcat) 같은 단체들이 유럽에서 러시아의 작전을 폭로하는 데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방식—공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공개 시장에서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살 수 있고, 사람들이 어디를 갔는지 볼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게 효과를 본 이유는, GRU 사례에서 보셨듯이, 그들이 허술하기 때문일 겁니다.”
GRU의 공작이 드러난 이유는, 본부 주소가 적힌 택시 영수증을 남기는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들 때문이었다. 마이크로파 공격 사건에서도, FSB 요원들이 임무 수행 중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밀 공작 세계에서는 거의 금기사항이다.
“정보요원들은 흔적을 지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감탄하듯 말했다. “내가 그런 일을 하러 간다면 휴대전화는 절대 안 들고 갑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너무 허술합니다.”
(CIA 요원들에 대한 공격과 러시아 보안기관의 연관성에 대한 논평 요청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그들이 ‘음향 공격’의 피해자인지, 피해망상의 산물인지, 혹은 러시아 혐오증인지는 확인하지 않겠다. 그건 의사들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조사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위치 데이터는 결정적 증거는 아니었지만, 러시아 정부를 CIA 요원들에 대한 명백한 공격과 연결 짓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정황 증거를 제공했다. 이는 출발점이자 실마리였고, 일부 관계자들은 CIA 지도부가 이를 이어받아 조사를 계속하길 바랐다. 그러나 그들은 곧 깊은 실망을 맛보게 된다.
CIA 요원들에 대한 공격은 기관 내부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일은 하지 않는다는 신사 협정이 있습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설명했다. “물리적인 공격은 절대 없죠.”
그가 EEMC를 이끌던 시절 CIA가 러시아 인사들을 신체적으로 해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다른 관리들을 해치지 않습니다. 그건 역효과만 낳아요.”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 대통령이 정보기관과 전쟁 중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쓰러져 있을 때 걷어차고, 과거에 당한 것들을 되갚아 주는 거죠.” 한 전직 국가안보 관리는 말했다.
“완전히 치욕적인 일이죠.”
2016년 대선 개입에 대한 제재 같은 워싱턴의 처벌은 러시아를 전혀 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이 모든 걸 계산에 넣었습니다.” 그 전직 관리는 말했다. “그들은 제재 따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이전보다 훨씬 더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듯 보였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2019년에는 러시아 요원들이 외교 행사에서 잠입 중이던 CIA 요원의 음료에 데이트 강간 약물을 몰래 타기도 했다.
2019년 12월 23일, 공격 사건을 조사하던 CIA 팀은 조사 결과를 CIA 국장 지나 해스펠에게 보고했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조사관들이 러시아 보안기관이 CIA 인원 공격의 배후라는 증거를 제시하자, 해스펠은 이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녀는 조사관들이 정보를 숨겼고, 조사 결과에 대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신비한 공격을 조사하는 이들의 동기 자체를 의심했다.
“그래서 우리가 러시아 담당 부서를 정리해야 하는 거예요.”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녀는 CIA 내 러시아 전담 작전 부서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그냥 러시아 문제로 소란을 피우고 싶을 뿐이에요.”
세 번째 소식통 역시 “그 회의는 전혀 순조롭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해스펠의 이런 반응에 대한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그녀가 해당 정보를 설득력 있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GQ에 보낸 성명에서 CIA 공보국장 브리트니 브래멀은 이렇게 밝혔다.
“만약 적대 세력이 CIA 요원을 의도적으로 해쳤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었다면, 해스펠 국장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은 트럼프가 러시아의 범죄 혐의에 대한 더 많은 뉴스로 트럼프를 너무 자주 화나게 하면 CIA를 해고할까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
그러나 조사팀의 결론을 묵살한 또 다른 이유는 훨씬 더 불안한 것이다. **폴리티코(Politico)**의 보도에 따르면, 해스펠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러시아의 공격을 어떤 방식으로든 비난하려는 데 완강하게 소극적이라는 점 때문에, 러시아 관련 정보를 백악관에 얼마나 전달할지에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누구도 러시아에 관한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려 하지 않습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내게 말했다. “다들 그걸 두려워하고 있어요. 브리퍼들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그런 보고를 하면 그가 폭발할 테고, 모든 게 엉망이 될 겁니다. 그는 푸틴에게 이상할 정도의 친밀감을 갖고 있거든요.”
왜 푸틴이 미국 대통령에게 여전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한 전직 국가안보 관리는 이렇게 답했다.
“푸틴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게 문제의 일부입니다. 그는 푸틴이 자신을 좋아하길 원해요. 여왕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세요. 그는 화려함과 위신이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늘 그렇게 행동합니다.”
게다가 그 전직 관리는 이렇게 덧붙였다.
“푸틴은 트럼프가 갖지 못한 모든 걸 갖고 있습니다.”
랭리(CIA 본부)에는 해스펠의 동기를 고귀하지만 근시안적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시각에서 해스펠은, 개별 CIA 직원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관 자체를 지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해스펠은 러시아의 비행 의혹에 대한 추가 정보를 대통령에게 계속 들이밀어 공개적인 비난을 요구하게 만들 경우, 트럼프가 이미 불신하고 있는 CIA를 국무부처럼 무력화시킬 것을 우려했다.
폴리머로풀로스는 해스펠이 “러시아를 증오한다”고 말했지만, 러시아 문제가 미국 국내 정치에서 극도로 폭발적인 사안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전직 CIA 관리는 이렇게 농담했다.
“지나에게 좋은 날이란, 우리가 러시아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날이죠.”
해스펠은 자신을 트럼프 시대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며 CIA라는 배를 조종할 수 있는 인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최소한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 상황을 진정시킬 때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철저히 ‘CIA의 사람’이기도 하다. 비밀 공작원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한때 러시아 담당 부서(Russia House)를 이끌기도 했다. 그녀의 생각을 잘 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스펠은 CIA가 러시아 문제로 트럼프를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트럼프가 그녀를 해임하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외부 인사—예컨대 톰 코튼 상원의원 같은 인물—로 교체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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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논리를 가지고 있든, 상황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해스펠은 아직까지 러시아가 공격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모스크바 메리어트 호텔에서의 그 끔찍한 밤이 있은 지 거의 3년이 지났지만, 폴리머로풀로스의 만성적인 편두통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톡스, 혈장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카이로프랙틱 치료—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고, 진통제도 통증을 거의 줄여주지 못한다. 그는 현재 NIH(미국 국립보건원)의 한 연구에 참여 중인데, 매년 한 차례 정교한 기계에 연결돼 빙글빙글 회전하며 균형 감각을 테스트받는다. 그 검사로 유발되는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에서 회복하는 데만 며칠이 걸린다.
그는 혼자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스미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소식이라면, 모두가 어느 정도는 호전됐고 많은 사람들의 증상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쿠바와 중국에서 피해를 입은 국무부 직원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장애를 안고 있다. 일부는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고, 다른 이들은 평생 균형을 잡기 위해 무게가 달린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조기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 뉴햄프셔 상원의원 Jeanne Shaheen은 "슬프게도 문제의 진실을 밝히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 자신의 질병에 대한 환자의 이해를 제한하고 문제를 은폐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폴리머로풀로스에 따르면 CIA는 여전히 그를 월터 리드(Walter Reed) 군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외교관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의회 관계자 한 명에 따르면, 국무부와 상무부는 CIA보다도 훨씬 더 가혹하게 직원들을 대했다.
“이 직원들은 부상과 싸우는 것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아프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진 샤힌(Jeanne Shaheen)은 이렇게 말했다.
2018년, 샤힌은 중국에서 피해를 입은 한 지역구 주민의 연락을 받았다. 그 이후로 샤힌과 그녀의 보좌진은 쿠바와 중국에서 이른바 하바나 증후군(Havana Syndrome)에 걸린 수십 명의 외교관과 통상 담당관들을 사실상 비공식 사례 담당자처럼 돕고 있다.
“제가 보기에는 거의 진전이 없었습니다.” 샤힌은 말했다.
“안타깝게도, 진실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환자들이 자기 질병을 이해하는 것을 제한하고, 문제를 덮는 데 더 관심이 있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샤힌은 미국 본토에서도 유사한 공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와 CIA의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부의 의뢰로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이 하바나 증후군의 잠재적 원인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이미 완성했다. 현재 이 보고서는 국무부의 검토를 받고 있으며, 펜실베이니아대의 스미스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내린 결론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위원회를 이끈 스탠퍼드대 면역학·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렐먼(David Relman)은, 이 보고서가 아직도 공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보고서가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뚜렷한 임상적 소견과 그럴듯한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과 그들이 선출한 대표들은 우리가 발견한 내용을 읽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의 지속적인 연구는 하바나 증후군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지만,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희망적인 소식은 아니었다. 2019년, 스미스와 그의 연구팀은 고급 신경영상 기법과 뇌 연결성 분석을 사용해 하바나에서 피해를 입은 외교관들의 뇌를 살펴본 후속 연구를 발표했다. 이 기법은 이전의 덜 정교한 영상 검사로는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를 드러냈다.
환자들의 뇌 연결성은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으며, 특히 소뇌와 청각 및 시공간 기능을 담당하는 뇌 네트워크에서 두드러졌다. 뇌의 깊은 내부 구조인 백질(white matter)의 부피도 현저히 감소해 있었다. 백질은 중추신경계의 섬세한 배선 역할을 하는 축삭(axon)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미스에 따르면, 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에게서는 바로 이 축삭과 그 정교한 구조가 손상됐다.
“축삭이 끊어지면 끝입니다.” 그는 말했다. “다시 연결되지도 않고, 새로운 축삭이 자라나지도 않아요. 태어날 때 가진 것뿐입니다.”
뇌는 일부 손상을 보완하고 우회하는 법을 배울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는 시간이 걸리고 보상 메커니즘도 완벽하지는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러시아 정부가 미국 정부 인력에게 잠재적으로 영구적인 뇌 손상을 가하고 있다는 상상은 정말 터무니없는 걸까?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러시아에서 비밀요원으로 활동했고, 러시아 담당 부서(Russia House) 부국장을 지낸 존 사이퍼(John Sipher)는 이렇게 말했다.
“전반적으로 러시아인들은 이런 일을 하는 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없습니다.”
그는 미국 요원들에게 신체적 해를 가하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까지 표현했다.
그와 다른 CIA 베테랑들은 냉전 시절 수십 년간 KGB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 마이크로파를 쏘았다는 보고와, 미국 외교관과 첩보원의 건강을 해쳤을 가능성이 있는 각종 정보공작 사례들을 언급했다. 사이퍼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보안기관이 자신과 동료들에게 방사선을 쏘아 전자 장비를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던 일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CIA 요원들은 당시 고환과 건강 문제를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그가 보기에 그것은 의도적인 부상 유발은 아니었다. 발생한 건강 영향은 의도치 않은 부수적 피해에 가까웠다.
하지만 만약 러시아가 이제 미국 인력에게 의도적으로 뇌 손상을 입히고 있다면, “이건 분명한 단계적 확전입니다.” 사이퍼는 말했다.
“비대칭적인 방식이죠. 반격이 올 때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겁니다.”
이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 하에서 러시아 정부가 해외에서 행동해 온 방식에 상당히 정확한 평가다. 역사적으로 푸틴은 저항에 부딪힐 때까지 한계를 계속 시험해 왔고, 최근 몇 년 사이 그 대담함은 더욱 커졌다. 제재나,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에게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사용한 사건 이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조치도 별다른 억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에는 베를린의 한 공원에서 대낮에 살인이 벌어졌고, 독일 정부는 그 배후로 모스크바를 지목했다. 8월에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에서 노비촉에 중독됐다. 러시아가 물러서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 올해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을 돕기 위해 다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러 관계를 재구성하려는 미국 외교 정책 전문가들조차 러시아 보안기관이 왜 여전히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할 수 있기 때문이고, 트럼프가 대통령인 한 반드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직 국가안보 관리는 러시아 정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스스로 우리와 계속 싸울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왜 이러는지조차 모를 정도예요. 지금은 서로에게 원하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군비 통제 협정 정도를 빼면요. 우리는 맞서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공존할 방법도 찾아야 하죠.”
하지만 러시아는, 그 전직 관리는 설명했다, “우리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다시 우리를 싸움판으로 끌어들이려 해요. 문제는, 도대체 왜냐는 거죠. 우리는 러시아 측에 계속 말해 왔습니다. 만약 대등한 관계를 맺고 실제로 뭔가를 해내고 싶다면, 이런 헛짓부터 멈추라고요.”
| 비밀은 러시아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겪지 않도록 하고 처벌받지 않으면 러시아 보안 서비스가 더 많은 공격을 수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CIA에 대한 분노를 증가시켰습니다. |
최근까지 러시아 정보기관을 공격의 배후로 연결 짓는 CIA 조사에 대한 세부 내용은 랭리(CIA 본부) 내부에서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이달 초,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하원 정보위원회(House Permanent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는 CIA에 해당 사안에 대한 브리핑을 요청했고, 이를 전달받았다.
애덤 시프(Adam Schiff) 위원장은 GQ에 보낸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위원회는 외국의 적대 세력이 해외에 있는 미국인들, 특히 공적인 인정 없이 그림자 속에서 헌신하는 정보 공동체의 남녀 요원들에게 해를 끼치려 하고 있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왔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보 공동체 인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감독을 수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프 위원장과 그의 보좌진은 브리핑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는 물론, 그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을 거부했다. 2019년 12월 국가안보회의(NSC)에 보고된 정보가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그 이후 백악관은 이 사안에 대해 추가 브리핑을 받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비밀주의는 러시아가 자국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도록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무책임 상태가 러시아 보안기관으로 하여금 추가 공격을 감행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 이로 인해 CIA 내부에서는 분노가 커지고 있다. 국장도, 최고통수권자도 자신들이나 미국 민간인을 보호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정보 관계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노린 러시아의 현상금(bounty) 의혹을 언론에 흘린 이유이며, 내가 접촉한 소식통들이 마이크로파 공격에 관한 극도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한 동기이기도 하다.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느꼈다. 또한 이는 폴리머로풀로스가 EEMC에서 수행했던 일—러시아의 은밀한 작전을 폭로해 저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했다.
CIA가 이 조사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도, 관련자들을 추적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은 폴리머로풀로스를 더욱 분노하게 했다.
“만약 알카에다가 우리 요원들을 위협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그걸 막기 위해서, 그리고 관련자들을 잡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걸 했을 겁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건, 고위 인사들이 이동 중이고 러시아가 그를 노릴 거라고 생각된다면, 공격을 실행하는 사람들을 붙잡기 위한 팀을 대기시키는 식의 전면적인 대응이었어요.”
폴리머로풀로스가 알기로는, CIA는 그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러시아 측에 비공식적이지만 고위급 경고 메시지를 보내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CIA가 여전히 이런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그의 눈에는 치명적인 문제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머로풀로스는 자신이 여전히 사랑하는 그 기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그는 CIA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향수를 분명히 간직하고 있었고, 올여름 우리가 만났을 때는 교외 주택의 지하실로 내려가 더위를 피하며 중동에서의 수많은 임무를 상징하는 훈장, 기념품, 사진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그는 CIA 자체와 의무국(Office of Medical Services)을 분리해서 생각하려 애쓰며, 특히 젊은 의사들에 대해서는 매우 친절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고 옹호했다.
내가 그에게 기관에 대해 분노를 느끼느냐고 묻자, 그는 철학적인 태도를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것 자체가 기적이에요.” 폴리머로풀로스는 말했다.
“저는 러시아인들에게 화가 나 있지도 않습니다. 결국 우리는 많은 적을 상대해 왔고, 그런 일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거죠. 지금 제가 더 알고 싶은 건, 이 망할 두통을 멈추게 해줄 의사가 누군가 하는 겁니다.”
줄리아 아이오페(Julia Ioffe)는 GQ의 특파원이다.

첫댓글 이 분은 CIA근무자 임에도 불구하고 전파공격의 피해자가 된걸 인지 못하고 있다는것이 어리석게 보이네요.제 경우 이 모든 증상을 수반하고 애완동물까지 후각과 촉각을 파괴하고 있음.이 범죄가 언제 끝날지 지켜보고 있는 1인입니다. 이대로 죽을수 없으며 내 생전 마지막 끝날을 반드시 볼것입니다
부시정권때 공화당 의원들한테도 마음 지옥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위협했다는 사례가 있어요.
부정부패가 얼마나 깊이 파고들었는지 의심스럽다면 분노와 성급함에서 나온 발언만 떠올리면 됩니다. 1990년 10월 24일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대변인 말린 피츠워터(Marlin Fitzwater)는 "만약 그들이 양심을 가지고 잘 수 있다면, 그들이 노력하도록 내버려두라"고 위협하면서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했던 공화당원들을 위협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고 말하는 동안 처벌이 따를 수 있지만 "우리는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개인 연옥에서 고통을 받을 것(suffer in their private purgatories)"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설명을 요구하자 그는 "말할 수 없다 말을 하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마크 폴리머로풀로스 트위터(X) https://x.com/Mpolymer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