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각동 - 피앗재 - 현제봉 - 배재 - 봉황산 - 화령재
이번 산행은 지난번 지도 정치 잘 못으로 하산로를 놓쳤던 “장각동7층석탑” 근처에서 출발하여 화령재 까지18Km 정도의 비교적 짧은 거리로 전체적으로 평이하나 등산로에 쌓인 낙엽들이 발목 피로를 가중 시키는 구간이다. 특히, 이번산행을 끝으로 속리산 구간을 마치게 되고 진주에서 출발도 1시간 늦춰지는 우리에겐 여유로움을 주는 의미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차고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후배 이**이 볼멘소리를 한다. 산에 가지 않는 줄 알았다고.. 지난 몇 주 동안 별 한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상 하리 만큼 바빴다. 산행 신청을 하지 못했다 출발 전 날 저녁에서야 신청을 한 나의 무심함 때문이리라! 차고지에서 만난 정대장이 오늘 산행에 많은 대원들이 빠진다고 이야기한다. 각자의 사정이야 있겠지만 1년 이상 힘든 산행을 같이해 온 대원들이라 아쉬움이 크다. 2차 집결지에 도착하니 일일회원으로 참석한 지인 몇이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다. 대원들을 태우고 05:25분 오늘도 바2472는 장각동으로 가기위해 합천선로를 달리기 시작했고 우리들은 여느 때처럼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소등을 했다. 빨간 홍시처럼 매달린 수많은 가로등을 뒤로하고 선산휴게소에 도착하니 06:53분 주차장은 휑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 산악회 버스도 일반 승용차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첫 발을 내딛으니 시원하고 쏴한 공기가 정신은 맑게 하고 몸은 움츠리게 한다. 늘 해오던 대로 대원들은 휴게소 한편에서 준비한 아침을 먹으러 간다. 나는 지인 몇하고 휴게소 식당으로 향했다. 정대장이 따뜻한 국물과 주먹밥, 그리고 맛난 반찬까지 준비를 했다는데도 오늘은 실내에서 먹고 싶은 기온이다. 언제 부턴가 휴게소 음식들이 참 맛있어 졌다. 그런데 오늘 소고기 국밥은 참 맛이 없다. 용기에 담겨 얼마나 오래 끓여 졌을까?? 우리들은 아침을 먹고 07:25분 장각동을 향해 출발을 했고 중주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바2472는 07:33분 당진-영덕고속도로로 접어들더니 이내 화서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장각동을 가기위해 49번 국도로 진입했다. 얼마 전까지 황금 빛 들녘이었던 들판은 하얀 서리를 덮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장각동에 도착하니 08:05분 산행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08:13분 대간 주능선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고 나는 일부 대원들과 “장각동7층탑”에 들렸다. 시작부터 된비알이다. 우측 나무 사이로 천왕봉이 보인다. 주능선에 도착하니 09:05분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주능선엔 제법 서늘한 바람이 쌀쌀함을 느끼게 한다. 10여분을 걸으니 조그만 봉우리가 나온다. 좌측 희미한 길이 급하게 걸음짓 하는 대간꾼들이 헷갈릴 수도 있음직하다. 짧은 내리막이 이어지고 낙엽에 덮인 작은 돌들 때문에 제법 미끄럽다. 원래 재난을 피한다는‘피화(避禍․)재’라고 불렸다는 피앗재 삼거리에 도착하니 09:37분 삼거리 우측으로 내려서면 심산유곡 만수동이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해 본다. 출발 때부터 뒤쳐진 한 분이 보이질 않는다. “장각동7층탑”에서부터 사진 찍느라 분주 하셨는데.. 산행에는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고 들어 알고 있지만 연세가 있으니 많이 신경 쓰인다. 10:14분 등산로 좌측으로 거대한 암봉이 보인다. 형제봉이다. 참 조망이 좋은 곳이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던 중·후미 대원들과 합류하여 정상석과 천왕봉을 배경으로 인정 샷도 하며 추억을 담아본다. 피앗재에서 남으로 향하던 백두대간 능선이 형제봉부터 동쪽으로 틀어진다. 형제봉을 지나니 여줍잖은 밧줄 구간이 나오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낙엽은 보행을 힘들고 더디게 한다. 갈령삼거리를 지나고 헬기장을 지나 못제에 도착하니 11:08분 못제는 백두대간 능선 중 유일한 습지로 황충장군과 견훤의 일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말라있는 경우가 많아 본연의 보습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비 온 후의 모습은 참 경이롭다. 못제 좌우엔 침엽수와 활엽수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등산로는 부드럽기 그지없다. 전망바위에 도착하니 11:30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중·후미 대원들과 만났다. 역광이지만 실루엣처럼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몇 컷 눌러 본다. 비재 600m 전쯤의 2단으로 되어있는 오르막 길이에서 힘을 내 본다.
통영 김수* 대원이 대간종주 4구간(속리산 구간) 마침을 축하하며 꼼장어를 준비 했다지 않는가. 그것도 집에서 한 번 익혀서.. 경비도 경비지만 준비과정이 귀찮고 번거로울 텐데 보통 정성이 아니다.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다. 비재가 가까워지자 등산로에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마사토 때문에 미끄러운 길이다. 백두대간과 정맥종주를 하다보면 일본 놈들이 신작로를 만든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어놓은 곳을 부지기수로 본다. 참으로 아픈 역사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그래도 동물이동 통로로 연결되어짐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1대간 9정맥종주 마침 인터뷰 때 퇴직 후 끊어진 맥을 잇는데 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이야기 했던 기억을 되새겨본다.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던 14개 산맥 명칭은 일본의 지질학자 고또분지로(小藤文次郞)가 우리나라의 광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14개월 동안 머물면서 1903년 “한반도의 지질구조도”라는 논문을 통해 만들어낸 것 이다. 우리나라는 신경준이 영조45년(1769년) 산경표(山經表)라는 책에 '산은 스스로 분수령이 되어 산이 물을 가르고 있고, 물은 산을 넘어가지 못한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의해 강을 중심으로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나누어 놓았다. 현재 남한에는 백두대간 일부와 9정맥 체계로 되어 있고, 북한은 백두대간 일부와 1정간 4정맥 체계로 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 비경 맨 들이라도 산맥 보다 백두대간, 낙동정맥, 낙남정맥, 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한남금북, 한남정맥, 금북정맥, 한북정맥으로 불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비재에 도착하니 11:53분 비조령 터널아래서 먼저 온 대원들이 꼼장어에 밥 비벼서 맛나게 먹고 있다. 우리도 합류하여 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우리가 식사를 마칠 즈음 후미에 뒤쳐졌던 대원이 합류한다. 점심 자리를 정리하고 비조령(비재) 터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후12시 35분봉황산을 향해 출발 했다. 오름길을 20여분 오르고 나니 무명봉이다. 점심 후 바로 산 오름은 위 연동운동과 산 오름에 필요한 산소 때문에 많이 힘들다. 운동과 소화시킴을 동시에 할 만큼의 충분한 산소섭취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봉황산까지는 전체적으로 오르막길이지만 등산로 바닥이 좋은 편이다. 그래도 낙엽 쌓인 길은 우리에게 조심을 요한다. 봉황산 200m정도 직전부터 제법 된비알이다. 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니 14:10분 봉황산 정상이다. 봉황산은 팔음지맥 분기점이란다. 국토의 70% 산이라지만 좁은 땅덩어리에 뭔 지맥도 그리 많은지..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산불 감시원에게 수고함의 인사를 건네 본다. 등산로 좌우에는 머리 풀어헤친 노송들이 산객의 눈을 호사시키며 피로를 잊게 한다. 15:23분 상주, 보은방향 25번 국도와 문장대 방향 49번 국도가 만나는 수청삼거리다. 비닐 시설물 안에 매달려 건조되는 감들이 참 예쁘다. 많은 일조 후 흰 분이 생기고 그리고 맛난 곶감이 되겠지... 건너편 버스 승강장에서 맥주 잔 기울이고 있던 몇몇 대원이 선두대원들은 차량에 탐승하여 화령재 표시석에 기념 촬영을 하러 갔단다. 우리들은 화서로 이동하여 목욕을 마치고 16:10분 이웃한 선남참숯갈비 집에서 삼겹살로 속리산 구간 끝남을 자축하니 모두들 혁대 끈을 풀어헤친다. 김수*대원의 발렌타인 30살짜리가 대원들의 손길 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위스키도 덩달아 이 대원 저 대원 찾아 마실 다닌다.
여흥의 아쉬움 뒤로하고 17:42분 진주로 출발했고 취기가 오른 우리들은 조용히 차안에서 남은 여흥을 풀어 본다. 생리작용을 해결하기위해 선산휴게소에 잠깐 들리니 차량에서 쏟아지는 이들의 흔들리는 모습들이 보인다. 過猶不及이라! 의령 국도 휴게소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진주에 도착하니 20:40분 몇몇 대원들이 남은 여흥 때문인지 쉬 집으로 향하지 못하고 2차 정 나눔을 하러가잖다. 다음산행을 기대하며 나는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집에 도착하니 21:20분 오늘 산행의 긴 여정을 마무리 한다.
하얗게 서리가..
보물 683호 상주 상오리 7층석탑
우측으로 천왕봉이..
피앗재 3거리
천왕봉과 속리산 주 능선이..
못제!
비재 내려 가는 길!
비재 터널이 뚫리면서 동물 이동 통로 형태로 대간이 연결 되어 있다.
상주, 보은방향 25번 국도와 문장대 방향 49번 국도가 만나는 수청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