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바퀴(Bicycle Wheel), 1913,
아쌍블라쥬, 채색된 나무의자, 쇠바퀴, 높이 127cm. 뉴욕 근대 미술관
이미 남이 만들어 놓은 탁자와 자전거 바퀴를 선택해서 `이것도 예술이다'라고 예술가가 선언할 때 그것을 예술이라 인정할 수 있는가?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풍경을 그림으로 옮기는 미술에서의 `재현' 행위를 전면 부정하고 예술가가 예술이라고 말하는 어떤 것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뒤샹의 반전통적인 사상은 미술에서 `레디메이드(ready-made)'란 용어와 개념으로 점점 확실하게 정착되어 갔다.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만 해도 뒤샹에게 레디메이드란 개념은 아직 생소하게 느껴졌었다. 1915년 뉴욕에 정착해서야 뒤샹은 레디메이드 에 대한 이론을 치밀하게 구상할 수 있었다. "나는 아마도 바퀴의 움직임을 즐거이 수락했던 것 같다. 감상할 오 브제 주변을 도는 사람들의 습관적인 움직임에 대한 해독제로서 말이 다."
뒤샹은 후일 이 작품의 제작 의도를 위와 같이 밝혔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일상의 오브제가 예술가의 선택에 의해 특별 히 주목받는 예술작품으로 변화하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가의 선택 행위, 즉 아이디어 이다.
손으로 만드는 수공적 기술이 아닌 선택하는 정신적 행위가 예술의 가장 본질이라는 뒤샹의 이론은 `개념미술(Conceptual Art)'의 기초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