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발목인대를 다친 이후 처음으로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재경산우회를 따라 나섰다.
오랜 공백 이후의 첫 산행인지라 마눌도 걱정이 되는 지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챙겨준다.
든든한 마눌의 후원을 뒤로하고 종합운동장의 버스 출발지로 도착하니
예정보다 30분씩 늦게 출발하던 예전과 달리 정시에서 5분 정도 지나자 출발을 한다.
그 동안에 훌륭한 문화가 정착된 것 같아 큰 박수를 보내며
산행 걱정에 뒤척인 지난 밤의 잠을 보충하는 사이에 버스는 목적지인 예산 옥계면의 가야산 초입에 도착.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은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묘를 우측으로 끼고 돌아
석문봉을 올랐다가 옥양봉을거쳐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가야봉은 군사지역으로 정상으로의 접근이 제한된 상태란다
마을 입구의 익살스러운 정승과 안내도
마치 펜션처럼 생긴 이곳은 놀랍게도 가야사라는 절이란다.
자세히 보니 지붕 꼭대기에 탑이 보인다.
절도 변신을 해야지 생존할 수 있나 보다 ㅋㅋ
남연군의 묘
대원군이 2대째 왕을 낼 수 있다는 풍수의 말을 듣고 이 자리에 있던 절을 쓸어 버리고 이장했단다.
과연 고종과 순종 2대째 왕을 배출하였으나 나라가 망했으니 진짜 명당인지는 ......
씁슬한 역사의 현장이다.
남연군묘에서 바라 본 전망
탁트인 전망이 과연 으뜸이기는 하다.
능선의 삼거리
여기까지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가파른 길을 꽤나 힘들게 올라야 한다.
다행히 그 거리가 짧아서 뒤쳐지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약해진 체력을 느낀다(ㅠㅠ)
삼거리에서 석문봉 정상까지는 불가 500m남짓
그러나 제법 가파른 암릉구간과 계단길을 올라야 정상 등정의 맛을 볼 수 가 있다.
해발 653M의 가야산 석문봉 정상
정상석과 함께 모 산악회의 백두대간 종주기념탑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정상에서는 충남도청이 옮겨 온 내포 신도시도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방으로 탁 트인 예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과연 암릉으로 유명한 용봉산과 수덕사를 품은 덕숭산과 함께 예산을 지켜주는 명산이라 할 수 있겠다.
가야산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포근한 흙을 밟을 수 있는 육산이면서
피톤치드를 마음 껏 숨쉴 수 있는 숲으로 덮여 있어 가족이 함께 산행하기에 좋은 산인 것 같다.
옥양봉 채 못미쳐 하산길을 잡아 내려오다보면 남연군묘 채 못미쳐 물레방아를 갖춘 식당이 있다.
두부를 안주 삼아 시원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유일한 식당인 듯...
봄바람을 타고 산중 소나무에서 희뿌연 송화가루를 날리고 있다.
가야산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수덕사.
어제가 초파일인 관계로 하늘에 달려 있는 등이 장관이다.
가야산에서 만난 야생화들.
이름은 알 수가 없어서 ㅎㅎ
총 산행시간은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
산행거리는 6km.
문제는 돌아오는 귀경길.
공포의 서해고속도로와 평택안성간 고속도로 그리고 과천으로 연결된 고속도록를 이용하여
사당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 반 정도
가야산까지 가는 데 2시간이 남짓 걸렸으니 거의 배가 소요된 악몽같은 시간
프로야구 중계가 없었으면 기절이라도 했을 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