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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가 입을 벌릴 때, -가을 제철 조개요리 레시피 2011/10/28 | |
조개 샤부샤부. 조개 본래의 맛 자체를 최대치로 즐길 수 있는 요리지요. 요리잡지 월간 '수퍼레시피'에서 요리와 스타일링을 해주셨습니다. 멋진 사진은 유창우 기자의 작품입니다.
찬바람이 불면 맛이 드는 음식이 여럿이다. 그중 조개도 들어간다. 흔히 ‘봄 조개’라고 하지만, 가을 조개도 봄 못지않게 알차고 쫄깃하다. 불 피우고 그릴을 얹어 만드는 조개구이도, 뜨끈하면서도 시원한 조개탕도 차츰 쌀쌀해지는 날씨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여기에 술 한 잔까지 곁들인다면.
요리잡지 ‘월간 수퍼레시피’ 헤드쿡(head cook) 신지연씨와 조개를 사러 이른 새벽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 갔다. 어패류 전문 가게마다 계단형 수족관 진열대에는 다양한 조개로 가득했다. ‘쌍둥이상회’ 주인 박용근씨는 “여름이 안 좋지, 조개는 봄이나 가을이나 똑같다”고 했다. “맛조개하고 소라만 빼고요. 맛조개하고 소라는 여름에 살이 좋죠.”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조개를 고르는 신지연씨. 오른쪽 남자분은 '쌍둥이상회' 주인 박용근씨고, 왼쪽은 저랍니다.^ /사진=한준호 기자
박씨는 “구이나 찜용으로 조개를 여러 가지 모둠으로 파는데 1㎏당 1만원”이라며 “1인당 1㎏쯤으로 잡으면 된다”고 했다. 신지연씨는 “구이나 찜 하기에는 아무래도 작은 조개보다는 씨알 굵은 조개들이 낫다”면서 “백합, 가리비, 웅피, 대합, 떡조개, 우럭조개(미르가이), 참조개, 웅피, 명주조개, 피조개 따위가 알맞다”고 했다. 그는 “국물 우리기에는 바지락·모시조개·동죽 등이 좋은데, 볶음요리에도 어울린다”고 했다. 키조개도 섞어 달라고 하자, 박씨는 “따로 사야 한다”고 했다. 키조개는 2개 5000원이다. 요즘 귀하다는 피조개도 따로 사야 한다. 1㎏ 1만4000원. 시원한 국물 맛 일품인 홍합도 쌀쌀한 저녁 빠질 수 없다. 쌍둥이상회에 없어서 옆 가게에서 샀다. 5년쯤 자라 씨알 굵은 자연산은 1㎏에 3000원, 대개 1년 키워 출하해 알이 작은 양식산은 1㎏에 1500원이었다.
주인 박씨가 검은 비닐봉지에 조개를 찬찬히 골라 담는 동안 신씨가 조개 고르는 법과 보관하는 법을 알려줬다. “입을 꼭 다물어 껍데기가 열리지 않거나, 껍데기가 깨진 조개는 아예 빼버리세요. 껍데기가 닫혔으면 죽은 조개예요. 깨졌다면 상했기 십상이고 죽었을 확률이 높아요. 집에 가져간 다음에는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해요. 해감시켜서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해감시킬 때는 염도 3% 정도의 옅은 소금물에 하룻밤 또는 4~6시간 담가두세요. 해감시킨 다음 씻을 때는 민물도 괜찮아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바락바락 주물러 가면서 서너 번 씻으세요."
신씨는 “조개는 살이 질겨지기 쉬우니, 겉에만 익은 척하면 불에서 빼라”고 했다. 조개가 겉만 익은 척하면 빼라니, 쉽지만 애매하기도 하다. 수퍼레시피 쿠킹 스튜디오로 신씨를 따라가 조개구이와 찜,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 먹기 쉽고 맛있는 요리 두어 가지 만드는 법을 정확하게 배웠다.
조개구이
사진=유창우 기자
조개를 가장 쉽고 맛있게 즐기는 요리법이다. 숯이 있다면 제일 좋지만, 가스레인지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불에 그릴을 얹고 거기에 그대로 올리거나 그릴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고 조개를 얹고 익히면 된다. 조개는 너무 익으면 살이 질기니, 덜 익히는 편이 낫다. 노량진시장 쌍둥이수산 박용근씨는 “조개가 입을 벌릴 때까지만 익히라”고 했다. 조개는 자체로도 맛있고 간이 돼 있으니 별다른 양념을 해 구울 필요가 없다. 별미 키조개 치즈구이 만드는 법만 따로 소개한다.
키조개 치즈구이
재료(3~4인분 기준): 손질한 키조개 4개, 양파 1/4개(80g), 홍·청 피망 1/4개씩, 슈레드 피자치즈 8큰술 만들기
Tip
모둠조개찜
사진=유창우 기자
재료(2인분 기준): 각종 조개 400g, 방울토마토 5개, 대파(흰 부분) 8㎝
준비하기
만들기 1. 종이 포일(또는 알루미늄 쿠킹포일)을 넉넉한 길이(약 1cm)로 잘라 반으로 접는다. 한쪽 가장자리를 1㎝ 폭으로 2번 접는다. 오븐 용기에 종이 포일을 놓고 접은 쪽의 반대편을 벌린다. 모시조개, 대파, 방울토마토를 넣고 소금, 후춧가루, 청주,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종이 포일의 나머지 가장자리도 앞서와 마찬가지로 접는다. 종이 포일의 양쪽을 2번 정도 비틀어 고정시킨다. 풀릴 것 같으면 실 따위로 묶는다.
조개샤부샤부
탕이나 찜과 조금 다르게 조개를 즐길 수 있는 요리. 조개 국물을 우리려면 약한 불에서 10분 이상 끓여야 맛이 좋다. 재료(2인분 기준): 모시조개 10개(200g), 백합조개 10개(200g), 맛조개 6개, 대파 1대, 쑥갓 1/3줌(50g), 미나리(또는 참나물) 1줌(50g), 다시마(가로·세로 10㎝) 1장, 청주 1큰술, 물 3컵
준비하기 1. 조개는 어두운 곳에서 3시간 정도 해감한다.
만들기 1. 냄비에 다시마와 물을 넣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다시마를 건진다.
중국식 조개볶음
사진=유창우 기자
재료: 모시조개 200g, 동죽 200g, 마늘 5쪽, 마른고추 작은 것 4~5개,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생강 1/2톨(마늘 크기), 굴소스 1큰술, 간장 1작은술, 청주 1큰술, 식용유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0월27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조개 요리 기사입니다. 촬영하고 취재만 했지 정작 조개를 맛보지는 못했네요. 그리고 신문이나 블로그에서 글로 소개하려니 아무래도 애매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겁니다. 월간 수퍼레시피를 보시면 더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서점이나 대형마트 계산대 근처에서 살 수 있어요. 웹사이트(www.super-recipe.co.kr)도 정보가 충실합니다. 구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