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4일, 화요일, Puno, Illampu Hostal (오늘의 경비 US $19: 숙박료 20, 점심 16, 저녁 2, 식료품 26, 인터넷 2, 기타 5, 환율 US $1 = 3.50 sole) 오늘은 2주를 묵은 Cuzco를 떠나서 Titicaca 호수가 있는 Puno로 가는 날이다. 어제 버스표를 사둬서 한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아침 9시 버스인데 8시쯤 숙소를 나와서 택시로 버스 터미널에 갔다.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배낭여행객들이 버스표를 사고 있어서 물어 보았더니 나와 같은 9시 출발 Puno행 버스인데 $10 내고 Puno까지 가는 동안에 Inca 유적 다섯 군데를 구경하면서 간단다. 그러고 보면 Puno 직행 버스인 $8 짜리 내 버스보다 더 나은 것 같다. 한 배낭여행객이 하는 얘기가 자기가 아는 사람은 Cuzco 시내 여행사에서 자기네 것과 비슷한 버스표를 $40에 샀다고 한다. Cuzco에는 바가지를 씌우는 여행사들이 많은 것 같다. 출발시간이 되어 버스에 오르고 보니 지금 까지 페루에서 타본 중 제일 고급 버스다. 의자도 큼직하고 편하다. 가격이 좀 비싸서 그런지 좌석의 반은 비었다. Puno 가는 길은 6시간인데 3시간은 올라가고 3시간은 내려간다. 가는 동안에 넘은 제일 높은 고개는 내 시계에 딸린 고도계에 의하면 4,200m 정도였다. 그곳에 가기 전에는 물이 버스가 가는 반대 방향으로 흘렀는데 Machu Picchu 아래로 흐르는 Urumbamba 강과 Amazon 강을 거쳐서 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가는 것 같았다. 버스가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기 시작하니까 물도 버스와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Titicaca 호수로 흘러들어서 태평양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고도가 4,200m라도 버스 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서 그런지 고산병 증세를 못 느꼈다. 오후 3시경 Puno에 도착했다. 고도가 3,800m라 공기가 좀 싸늘했다. 긴 팔 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 두툼한 재킷이나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선 택시를 타고 시내 음식점으로 갔다. 가는 동안 택시기사가 자꾸만 호텔로 가자고 조른다. 소개비를 받아 챙기겠다는 얘기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짐과 집사람은 음식점에 남겨 두고 나 혼자 홀가분하게 나가서 근처 호텔 네 군데를 30분 동안 뒤진 다음에 값도 싸고 깨끗한 곳을 골랐다. 음식점으로 돌아와서 배낭을 짐을 가지고 호텔로 돌아갔다. 이것이 내가 이용한 호텔 찾는 방법 중 하나다. 집사람과 같이 여행하니까 가능한 방법이다. 혼자 다닐 때는 짐을 맡길 데가 만만치 않아서 안 된다. 버스 터미널에는 짐 맡기는 데가 있지만 보통 시내에서 멀기 때문에 다시 짐을 찾으러 오는 것이 번거롭다. 짐을 지고 찾아다닐 수도 있긴 하지만 힘이 든다.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노곤해져서 나가기가 싫다.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푹 쉴 생각이다. 9월 15일부터 오늘까지 한 달 동안 쓴 돈을 계산해 보니 $1,200이다. 하루에 평균 $38을 쓴 셈이다. 예산이 하루 평균 $60인데 많이 줄여서 쓴 셈이다. 그러나 페루는 남미 빈국 중에 하나니 그 정도가 적정 수준일 것 같다. 남미 부국에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가면 더 많이 써야 할 것이다. 어쨌든 알뜰한 여행을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여행지도 배낭여행을 하면 버스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버스 터미널 매표소에는 회사들이 많아서 잘 선택해야한다 버스가 아주 편했다 남미에는 기차도 다니는 모양인데 나는 주로 버스로 여행한다 버스가 Puno에 가까워 오면서 Inca 문명의 발상지 Titicaca 호수가 보인다 2003년 10월 15일, 수요일, Puno, Illampu Hostal (오늘의 경비 US $44: 숙박료 25, 점심 21, 단체 관광 98, 식료품 4, 인터넷 4, 기타 2, 환율 US $1 = 3.50 sole) 오늘 관광 패키지를 둘을 샀다. 하나는 오늘 오후에 가는 Puno 근교에 있는 옛날 Inca 제국의 묘지 관광이고 또 하나는 내일 갈 1박 2일의 Titicaca 호수 관광이다. 특히 Titicaca 호수 관광은 1인당 35 sole로 (12,000원 정도) 정말 싸다. 좋으면 돈을 더 내고 하루쯤 더 묵을 생각이다. 관광 패키지를 사면서 여행사에 물어보니 다음 목적지인 볼리비아의 국경이 아직도 폐쇄된 채로 있다고 한다. 볼리비아에 정치 데모가 있어서 사람도 여럿이 죽고 치안이 엉망이란다. 국경이 바로 앞인데 안타깝게도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Titicaca 호수 관광이 끝난 후에도 국경이 안 열렸으면 칠레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볼리비아는 언제 가게 될지 모르겠다. Puno는 별로 볼 것 없는 도시이지만 Cuzco보다 나은 점도 있다. 우선 길을 걸을 때 달라붙는 잡상인이 없어서 좋다. 길거리도 훨씬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Titicaca 호수 때문에 관광 도시다. 외국 여행객도 많이 보이고 호텔, 여행사, 음식점, 기념품 가게, 인터넷 카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Cuzco에서 같이 달라붙는 잡상인은 없다. 오후에는 버스로 45분 거리인 Sillustani 묘지 유적지 구경을 갔다. Cuzco에서 다섯 군데 Inca 유적지를 들리는 관광 버스표를 샀더라면 틀림없이 이곳이 그 중에 한 곳일 것이다. 묘가 수십 개 있는데 꼭 경주의 첨성대같이 생겼다. 가이드의 영어가 유창해서 좋았다. 조그만 버스로 갔는데 10여명 그룹이었다. 일본 청년도 하나 있었고 뉴질랜드 부부도 있었다. 묘지보다도 나에겐 근처 경치가 더 좋았다.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4,000m 고도의 황량한 경치도 볼만했다.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야마 떼 (llama) 모습도 좋았다. 첨성대 비슷하게 생긴 옛 Inca 제국의 묘 대부분 허물어져 있다, 복원이 필요한 것 같다 귀여운 야마들, 1cm 높이도 안 될 듯한 풀을 열심히 뜯고 있는데 주인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