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탄
변상원
어버이께 올리는 혜윰
아들의 삶이 에움길이라도
나라찬 나, 길 함이로다
두메골에서 나
어버이 품 안 사랑에 그느르다가
옛살비 떠나 여러해살이 늘 그리움뿐
자라서 어버이께 안 갚음
한번 못 올려 애달파 그늘져 쓰라림
갓밝이 되어 수레바퀴 같은
애오라지의 고까운 삶이었오
구름 사이 엿보이는 밤하늘 별자리
미리내 강길 나그네
먼데 마루 바라만 본다
가온누리 어버이 내리사랑
크고 깊어 끝 닿음 없음이라
하늘도 뿌옇다
낳아서 길러서 가르쳐서 굄한 가론에
별 하와 잡도리해 주시던
하늘 높은 어버이 사랑
한 뉘를 여읜 설움 인제와 깨달음에
그 벅찬 뉘우친 날로 되새김하누나
바라옵건대
가람 슬기 삶과 늘 해랑으로
가온누리 길을 곧게 감이 안 갚음의 길이오리까
치사랑이오리까.
강냉이
변상원
알알이 줄줄이
빼곡히 박혀
고추밭 옆 골에 우뚝 서
힘찬 다리에 달라붙은
강냉이
긴 수염 꼽슬꼽슬 마를 즘이면
내 이미
또록또록 익어 감을 알고
툭 꺾어 와
불 땐 어머니의 가마솥
김 한숨 눈물 흘리고 나면
호호 한 자루 잡고
한입씩 베어 먹으니
쫄깃한 그 단맛일랑
아이 적 엄마의
젖 맛 같으랴만!.
갑진년
변상원
그해 여름날
온도계 수은주 높이뛰기
대회렸다.
37도 선상 높이도 오른 데
파리 올림픽 대한 양궁
금메달 싹쓸이 그 기상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
후드득후드득 찌는 열통
내리쬐는 염 빛 결에
땅바닥도 따끈따끈 달았다.
방천 가 정자나무 늘어진
나뭇잎도 목이 말라
흘러가는 물거품 낮보네
삿갓 쓰고
논두렁 밭두렁
살펴 걷다 더위 먹은
아랫마을 한 농부님
어슬렁어슬렁
포구 나무
그늘에 기어드신다.
첫댓글 제가 모르는 우리 토박이말이 잔뜩 들어 있군요.
* 저는 충남 보령 산골/바닷가 인근 출신이었으나 초등학교 시절에 도회지로 전학가서 도시의 언어에나 길들여진 탓으로
우리 고유의 낱말을 별로 알지 못했지요.
혜윰, 에움길, 나라찬, 엣살비, 애오라지, 가온누리, 굄한, 가론에, 별 하와, 해랑, 치사랑, .....
사라져가는 우리 옛말/토박이말을 국보문학지에 올려서, 되살려서 이를 오래토록 전수했으면 합니다.
이런 글 또 기다립니다.
글 정말로 고맙습니다.
엄지 척!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