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과 꼬막정식
옥영숙
꽃 피는 봄입니다.
우리들 마음도 덩달아 피어오르는 이 시점에 아름다운 길 걷기 행사를
문학기행으로 대체 시행하게 되었기에 아래와 같이 공지하오니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번 아름다운 길 걷기에 아름다운 우리 마음도 함께 동행하여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창원문인협회 아름다운 길 걷기 8차 행사는 3월 29일 태백산맥 문학관 관람과 순천만 생태공원탐방입니다.
이렇게 공지된 아름다운 길걷기는 창원시청 앞에서 8시 출발하였다.
창원시청에서 출발한 창원문인협회 아름다운 길걷기 행사를 위한 관광버스에 장진화작가랑 한전 앞에서 탑승을 하였다. 한 옥타브 높은 음으로 ‘반갑습니다’를 신고로 앞자리에 자리한 정목일 선생님을 위시하며 김시탁회장님 그리고 이광수선생님을 지나 회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다. 마산역 아리랑관공호텔에서 황광지전회장님 탑승을 비롯하여 오늘 문학기행행사에 아름다운 동행자는 27명이었다.
이제 여유를 갖고 앞자리 뒷자리 돌아보며 문우들과 인사를 나누며 봄바람과 함께 꽃향기속으로 달렸다. 함께 탄 정진화랑 자리를 같이하고 옆자리엔 이일림, 김혜연선배가 우리 뒷자리에는 강현순수필가 황광지선생님 그리고 건너편에는 조무구시인이 자리했다. 또한 조용히 창밖만 응시하는 조은길시인은 뒷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무국장 김효경님이 따끈따끈한 백설기를 나눠주고 물이며 간식봉투를 들고 이남정 사무차장이 뒤를 따랐다. 이에 질세라 김시탁 회장님 ‘캔맥주 왔습니다’로 회원들과 얼굴 도장 찍으며 한 바퀴 순회공연을 펼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광버스는 사천휴게소에 도착하였다. 꽃 피는 계절이니만큼 많은 관광버스가 즐비했고 친절한 기사님은 휴게소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버스를 찾으라는 안내방송을 부탁했다. 이미 창원문인협회 태백산맥문학관 탐방이라는 전자식 전광판이 빛을 발하고 있어 무리 없이 탑승 완료하였다. 그로부터 한 시간 못 미쳐 태백산맥 문학관에 도착하였다.
태백산맥 문학관 도착하니 벌교읍에서 파견된 문화관광해설사가 나와 있었다. 문학관은 소설『태백산맥』의 첫 시작 장면인 현부잣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문학관 안내를 시작으로 벌교테마여행이 시작되었다. 집행부의 치밀한 사전준비에 고마움을 느끼며 현부자집, 중도 방죽(들길 산책 가능), 태백산맥 문학거리- 남도여관, 전통시장, 홍교, 김범우집 등을 안내하는 일정이라고 하였다.
태백산맥문학관 문학마당에는 작가의 집필동기와 4년간의 자료조사와 6년간의 집필 태백산맥의 탄생을,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 벌교와 16,500매의 육필원고를 전시하고 있었다.
이적성 시비와 논란에 관한 기사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내가 쓴 태백산맥이란 코너에는 독자의 필사본이 함께 전시되어있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5년의 시간 속에는 필사를 해서 기증한 6명의 필사본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창원사는 50대 여성분의 필사본도 있었다. 안정자. 창원 성산구 라는 안내팻말에 눈길이 모아졌다. 우리는 이분이 등단을 해서 작가가 되었을까 궁금해 하며 그 정성에 경의를 표하였다.
소화집을 지나 현부자집의 담장 옆에 있는 큰 동백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뚝뚝 생목숨 내어놓은 핏빛 동백꽃잎이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듯 했다. 아름다운 동백꽃잎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한후남선생님이 한손 가득 꽃잎을 주워 회원들게 나눠 주기도 하였다. 뜰을 걸어 나와 태백산맥문학관을 배경으로 창원문협 첫 인정샷이 시작되었다.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담당한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철교아래 선착장에는 왜인들의 통통배가 득실거렸고 읍 단위에 어울리지 않게 주재소가 아닌 경찰서가 세워져 있었고 읍내는 자연스레 상업의 터를 잡고 유입입구가 늘어나고 모든 교통의 요지에는 짱짱한 주먹패가 생겨 ‘벌교 가서 돈 자랑, 주먹자랑 말라’는 말과 순천 가서 ‘인물자랑 하지 말고, 여수 가서 멋 자랑 하지 말라’는 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점심 식사는 벌교의 자랑인 꼬막정식으로 안내되었다. 세꼬막과 참꼬막으로 구분되어 꼬막은 자연과 양식의 차이와 더불어 맛으로의 차별도 확실하였다. 꼬막무침 꼬막전. 꼬막피자...남도의 맛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식사시간에 휴게소에서 샀다는 홍주를 한 순배씩 돌리는 회장님 덕분에 취기어린 남도여행이 풍미를 더하였다.
버스에 탑승하여 남도여관(보성여관)으로 이동하였다. 이층 다다미방에서 내려 보는 전경으로 하룻밤 유숙은 8~20만원이란다. 소설의 배경 속으로 들어가는 문화의 셈치곤 과하는 생각이었다.
중도 방죽으로 이동하였다. 갈대가 어우러진 들길산책이다.
30분의 갯바람과 함께 태백소설 속의 방죽을 걸었다.
우리들은 김승옥 문학관과 정채봉 문학관으로 이동하였다
순천만을 지나쳐가자 고향의 봄 문학관 사무국장인 장진화작가가 길을 잘못 들었다며 길 안내를 시작하였다. 유턴해서 돌아온 순천만 생태공원 도로변에 내려 산책하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문학관이 있었다.
순한 눈빛과 천진한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밝은 미소의 정채봉 문학관부터 들어갔다.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며 작가는 주장하거나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들려주는 것 같았다.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의 문학관은 담장하나 사이에 있었다.
삼월의 한 기온이 20도를 육박하며 다소 더운 열기에 지쳐가고 있을 그때 월드콘을 사서 돌리는 센스쟁이 김종두 선생님이 계셔 즐거운 한때였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에 ‘오빠 멋쟁이’로 넉살좋은 덕담이 오고가자 싱글벙글해지는 김종두 선생님. 여기저기서 아부성에 가까운 담소가 이어졌고 기꺼이 즐거워하시는 선생님 덕분에 재미를 더하였다.
낭트시와 자매결연 맺은 순천이 낭트정원에 빨래배가 놓여있었다. 빨래배는 세탁선으로도 불리며 이름 그대로 빨래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배를 말한다. 세탁기는 커녕, 집에 수도시설 조차 없었던 때 강가에 있는 빨래터를 찾아다녀야 했는데 빨래배가 바로 그런 빨래터의 일종이었던 것이다. 운항을 하기에는 낡은 배를 개조하여 배안에 물을 퍼 올리는 시설, 물을 끓이는 시설, 빨래를 말리는 장소 등을 설치하여 빨래를 한 것으로 보였다.
보리밭을 처음 본다는 한후남 선생님. 빨래배에 앉아있는 이정남 사무차장. 배 뒤의 갈대밭을 배경으로 작품사진이라며 공영해 선생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배경이 좋아 프로필사진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며 너도나도 촬영을 하였다.
사립문 초가지붕 정채봉문학관의 낮은 툇마루에 앉아 단체기념사진을 또 찍었다.
사립문 하늘 한편을 가리키는 이남정차장님의 지시에 맞춰 된장독, 화장실, 감나무...어느 쪽을 지시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비포장 흙길을 돌아 나오는 길에 정자는 휴식 같은 유혹이라 저 정자를 창원에 들고 가자 등 현실성 없는 이야기도, 힘 좋은 회장님부터 짊어져보면 되겠다는 당치않은 이야기도하며 걸었다. 그렇게 내버들 푸른빛과 수양버들 연두빛 출렁거림이 늘어진 산책길을 돌아와 버스에 탑승을 하였다. 인원점검을 하는데 네 분 선생님 실종사건이 일어났다, 김종두, 정목일 , 조무구. 김만수선생님이 계시질 않았다. 오늘 블루진 차림의 젊은 감각으로 멋을 내신 정목일선생님. 양복에 운동화를 신고오신 김종두 선생님. 듬직한 오라버니 같은 김만수선생님. 그중에 제일 젊은 조무구선생님이 길을 잃었다.
죙일 무거운 비디오카메라를 멘 이광수선생님도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았는데, 전화를 걸고 야단법석이 났다. 그렇게 순천만 생태공원 큰 주차장에서 해후를 했고 창원을 향하는 버스길에 올랐다.
버스 좌석 오른편과 왼편으로 나눠서 ‘몸짓으로 말해요’하는 진행을 김혜연시인이 맡았다. 속담을 몸짓으로 표현하면 그것은 오른편 왼편으로 나뉜 회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많이 맞추는 것이다. 왼편 김시탁 회장님의 몸짓으로 빨리 맞추는 것과 오른편 이림 전회장의 몸짓 대항이었다. 인원안배를 위해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이적한 정진화작가의 역량으로 오른편 팀이 우승하여 전체 부상으로 도서상품권이 지급되었다. 도서상품권은 오늘 참석하지 못한 윤재필부회장님의 기부로 이뤄졌다.
그로부터 이동이수필가의 단어 맞추기 게임의 몸짓동작이 계속 이어졌고 상품권이 부상으로 배달되었다. 무엇보다 단체 가위바위보 게임에서는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 기부 운동까지 일어나며 흥미를 더했다. 상품권 몰아주기였다.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게임에서 압권은 초성퀴즈 글자 만들기 게임이었다.
봄철 행락철답게 진교에서 밀리는 차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서행이었다
드디어 기부받은 상품권과 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집이 걸린 마지막 행운은 귀가시간 맞추기 게임이었다.
마산역 도착시간을 제일 근사치에 맞추는 사람에게 무진기행소설집을 상품으로 걸었다. 진주휴게소에 들러 쓰레기 버리기와 정체시간을 계산한 도착시간을 맞추는 게임이었다.
6시48분 즈음에 마산역에 도착 하게 되어 7시 5분 쓴 이일림시인이 제일 근사치에 이르렀다. 김승옥소설가 사인본의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 소설책 2권이 부상으로 주어지며 아름다운 길걷기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첫댓글 그날로 돌아가 봅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 기행을 후기를 통해 다시 되새겨봅니다ᆞ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