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운동 생리학자인 맥아들(Mcardle)은 저서 ‘Exercise Physiology'에서 경력이 오래된 오른손잡이 테니스 선수 양쪽 팔의 지방량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근육 발달에 의해 오른손이 외형적으로 더 두꺼웠지만 지방량은 양쪽 팔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해당 부위의 특성화된 운동이 그 부위의 지방제거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 몸의 지방은 성별 및 연령에 따라 살이 찌는 부위가 달라지는 ‘신체 분포의 법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분해 및 저장에 관여하는 효소인 ‘리포단백리파제’(lipoprotein lipase: LPL)의 활성부위가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LPL은 사춘기 때는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서부터는 복부 쪽에서 활성화됩니다. 이로 인해 사춘기 때는 하체(허벅지, 엉덩이, 종아리)에, 중년 이후에는 복부에 집중적으로 지방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우리 몸에는 β수용체가 있습니다. β수용체는 지방을 더 빨리 분해하도록 도와주는 지방분해효소 수용체로 주로 얼굴 등 상체 부분에 많이 분포된 반면,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α2 수용체는 하체 부분에 더 많아 살이 빠지는 것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살이 빠질 때는 지방세포 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높은 얼굴이나 어깨부터 분해되고 수분이 빠져나갑니다. 그 때문에 하체를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얼굴살이 먼저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성과 남성 사이에도 차이가 큽니다. 여성형 비만은 하체부터 군살이 붙습니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붙고 그 다음이 복부 및 허리, 가슴과 팔뚝, 목, 얼굴 등의 순입니다. 반대로 빠질 때는 가장 나중에 붙은 얼굴이나 가슴 등 상체부터 빠지기 시작해서 복부와 다리 등 하체가 마지막에 빠집니다.
이는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의 활동으로 출산 및 수유를 위한 엉덩이, 허벅지 주위 등의 지방이 쉽게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갱년기를 거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적어지면서부터는 남성형 비만인 복부비만이 증가합니다. 이에 따라 중년 이후 여성의 경우 아랫배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혈관의 분포와 혈액순환의 정도에 따라 신체 부위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혈관이 발달해서 혈액순환이 잘 되는 곳은 비교적 살이 잘 빠지고 그렇지 않은 곳은 잘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살빼기 운동 요령으로 자전거 타거나, 뱃살을 빼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살을 빼려고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운동을 실시하면 해당부위의 근지구력이 늘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는 등의 운동효과는 있지만 그 부위 지방만 특별히 많이 소모되지는 않습니다. 살은 순서대로 찌고 순서대로 빠지므로 꾸준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만이 묘약입니다. 허벅지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라면 유산소운동으로 몸 전체의 체지방량을 줄여 나가는 동시에 다리 근육을 전체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 및 유산소적 근력운동을 통해 하반신의 혈액순환을 좀더 활발히 하도록 해야 합니다. 운동도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스포츠메디컬 센터